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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 바뀌는 대입제도…現 중2부터 문과 학생도 의대 진학 가능? [임성호의 입시지계]

수능 과목 ‘단순화’… 국어·수학·탐구, 선택과목 없애
문·이과 구분 없이 동일문항 평가…심화 수학 잔류 할까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수성구 대구여자고등학교에 마련된 수능 응원 나무에서 고3 수험생들이 수능 대박을 바라는 메시지를 붙이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현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되는 대입제도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문과학생이 수능을 통해 이공계, 의대 진학도 가능해진 점이다. 지금까지는 이공계, 의대진학을 위해서는 수학과목에서는 미적분, 기하 이과수학과목을 반드시 응시해야하고, 탐구는 과탐를 응시해야하는 구조였다.

형식적으로 확률과 통계 문과수학을 이공계에서 인정한다하더라도 미적분, 기하과목을 선택한 학생들에게는 가산점을 주거나, 탐구에서도 과탐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적용됐기 때문에 사실상 문과학생이 이공계로 진학하는 것은 주요대학에선 불가능했다. 

반대로 이과학생이 문과로 지원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중2부터 수학과목은 사실상 이과학생이 문과시험지로 같이 보게 되고, 탐구에서는 문이과 상관없이 사회, 과학과목을 똑같은 시험지로 풀어보게 된다. 수능에서 만큼은 사실상 문이과라는 용어자체가 없어진다고 봐야한다. 

의대 쏠림현상 가속화…과목간 유불리 작용 

최근 취업에 유리한 점 등으로 이과에 학생들이 몰리고 있고, 의대 쏠림현상도 지속되는 상황이다. 앞으로 문과 상위권 학생들도 주요대 이공계 학과, 의대까지 진학이 가능해졌다. 이과, 의대 쏠림현상이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탐구과목에서는 현재는 문과학생은 사회과목, 이과학생은 과학과목을 수능에서 시험봤지만, 이제는 고1때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과학과목이 문이과 상관없이 2과목을 모두 응시해야 한다. 2과목을 모두 응시해야 하는 부담은 문이과 계열학생들에게 모두 부담일 수 있다. 고1때 보는 교육청 모의고사를 분석해보면 최근 3년간 11번 시행되었던 교육청 모의고사에서 1등급 학생비율은 사회과목이 과학과목보다 2~3배이상 많다.

고1 때 보는 교육청 모의고사는 문이과 구분없이 학생들이 모두 사회, 과학에 응시해야 하고, 채점은 50점 만점 중 40점 이상이면 1등급, 35점 이상이면 2등급으로 5점단위로 9등급체제 절대평가이다. 2023년 3월, 6월, 9월 3차례 시험결과 평균적으로 사회과목은 1등급 전체 응시생의 34.73%, 과학과목은 8.94%에 불과하다. 

사회, 과학 동시에 보는 시험에서 과목간 유불리가 상당히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이과 통합된 시험에서 사회과목을 잘 봤느냐, 상대적으로 과학과목을 잘 봤느냐가 입시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 대학에서도 학과별 특성에 따라 사회, 과학과목에 가중치를 준다든지 이러한 전형방법의 변화를 줄 가능성도 높다.

현재 과학과목중 지구과학, 생명과학은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고, 물리, 화학 과목은 대단히 어렵게 반응하고 있다. 중2 이하 학년 학생들은 과학과목의 중요도가 커질 수 있다는 예상을 해야 하고 특히 물리, 화학분야 자체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느냐가 핵심변수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과 수학이 문과 수학으로 범위가 축소되면서 이공계 학과들에서는 미적분Ⅱ+기하 과목 심화수학에 대한 평가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개편안에 미적분Ⅱ+기하는 현재 최종 결정은 아니지만 이번 연말까지 공론화 과정에서 수능 시험으로 출제할 수 있고, 단 수험생 부담을 줄이기 위해 평가방식은 절대평가방식을 현재 옵션으로 제시해놓은 상황이다.

앞으로 이 부분이 문이과 실질적 통합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부담스럽고, 대학 입장에서는 학과에 따라 심화수학을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전체 대학 모집정원의 30%를 무학과로 선발하고, 입학후에 학과를 결정하는 선발방식을 현 고2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이공계 학과들에서 미적분Ⅱ+기하 과목을 반드시 고등학교 내에서 마스터하고 대학에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도 예전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이 될 수도 있다. 학생이 많은 시절에 우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어떤 형태든 어려운 과목을 만들고 전형 방식에 채택하는 환경에서 현재는 학령인구도 줄어든 상황이고, 꼭 이 과목이 필요하다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만 완전 마스터해야 하는지 아니면 대학 진학후에도 관련 학과들에서는 교육을 시킬 수 있는지, 현재 특정 단일학과보다는 융합학문, 융합학과 분위기에서 이 부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앞으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이든 수험생 입장에서는 채택되는 순간 부담일 수 있다. 

의과대학. [사진 연합뉴스]
중3 학생 재수시 새 대입제도로…9→5등급제로 완화 

중3 학생들은 현행 통합수능 마지막 대상이고, 만약 재수시 새로운 대입제도 개편으로 수능 시험을 봐야 한다. 재수시 유불리에 대한 예상에 따라 12월부터 진행되는 고교선택 지형도 달라질 수 있다. 재수를 한다하더라도 보다 더 엄정했던 내신 체제에서의 상위권 내신 등급 학생들에게 굳이 패널티를 줄 이유는 대학 입장에서는 없어보인다.

수능 또한 상대평가제가 그대로 유지돼 수능 점수 상승을 통한 대입 재도전의 기회가 막혔다고 볼 수도 없다. 사회, 과학 과목을 모두 응시해야 하는 부담은 있지만 사실 고등학교 1학년때 모두 배웠던 내용들로서 단기 학습으로도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진다. 중3들이 당초 계획한 대로 고교 선택을 하더라도 큰 무리는 없어보인다. 특목, 자사고 진학도 수능 준비 측면 등으로 볼 때는 불리하다고만 볼 수 없다. 

다만 중2 이하에서는 내신에 대한 변별력이 9등급에서 5등급제로 크게 완화되어 특목, 자사고 등 상위 명문고 진학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어들었다. 내신 변별력이 떨어지는 만큼 수능 변별력이 상대적으로 올라간 상황이다. 수능 점수가 잘 나오는 학교의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고교 학점제 또한 이미 명문고들이 수시에서 진학실적 등에서 우수했고, 향후 다양한 프로그램, 다양한 교과목들이 개설되는 상황 또한 특목, 자사고 등이 현재와 같이 잘할 수도 있다.

내신이 5등급이지만 상대평가가 병기된다. 10%안에 들어와야 1등급, 34%까지가 2등급이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가 유리할 수 있다. 현재 서울권 소재 기준으로 학교별 평균 신입생 모집인원은 외고가 224명, 자사고가 347명, 일반고가 253명으로 자사고가 일반고에 비해 학생수가 많다. 일반고도 학교별 편차가 매우 큰 상황에서 학생수 많은 학교로의 선호도가 증가될 수 있다. 

수능, 내신 모두 절대평가로 갈려고 했던 당초 안보다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심화수학에 대한 도입여부, 수능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 상황에서 수시, 정시 비율의 문제도 공론화 과정에서 상당히 거론될 수 있다. 현재 서울권 소재 대학은 정시가 40%, 지방권 소재 대학은 정시가 12%에 불과하다. 지방권 소재 대학은 88%를 수시로 선발하고 있다. 서울권과 지방권 수시, 정시 비율의 격차도 심각한 상황이다. 한쪽에서는 수능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수능 준비를 열심히 하고, 다른 한 쪽에서는 수능 준비를 소홀히 할 수 있는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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