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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시세조종 의혹 대표 구속…“개미들 비수 꽂혀”

SM엔터 인수전 시세조종 혐의 경영진 구속으로 사법리스크↑
연일 주가 하락에 악재 이어지며 200만 개미들 ‘불안’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서 시세 조종을 한 혐의를 받는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최근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는 카카오 주가가 또 한 번 악재에 휘청이며 200만에 달하는 카카오 소액주주들의 마음도 타들어 가고 있다. 

1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김지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오후부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3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금감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배 대표 등 3명에 대해 지난 1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카카오 투자전략실장 강 씨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 이 씨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따르면 이들은 2월 경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식 시세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12만원)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지난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두고 카카오와 경합했던 하이브가 시세조종 의혹을 제기해 특사경이 조사에 착수했다. 

검찰과 특사경은 지난 4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사무실, 8월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사무실을 각각 압수수색했다. 또 특사경은 지난달 배 대표를 포함해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 회장 등을 소환 조사했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카카오 공동체 주요 사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법 리스크(위험) 현실화로 인해 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간 해외 시장 공략 등 사업이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공개매수 등을 통해 3월 28일까지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39.87%(각각 20.76%·19.11%)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됐다. 카카오는 SM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카카오가 가진 IT 기술과 SM이 보유한 음악·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 간 시너지를 극대화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주축으로 북미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의 굵직한 투자 전략을 총괄해 온 핵심 경영진인 배 대표가 구속되면서 이 같은 계획의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배 대표는 SM을 주축으로 한 엔터 사업 추진과 해외 시장 공략에 관여해온 만큼 경영 공백 해소 여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신사업 추진이나 대규모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적과 주가 부진 역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당초 예상보다 큰 자금이 들어가면서 손실 규모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작년 1분기(1587억원)의 절반 이하였고 2분기에도 33.7% 급감한 1135억원에 그쳤다. 

증권가에선 카카오 주가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삼성증권은 3분기에 카카오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16.8% 급감한 122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목표 주가를 6만2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낮췄다. 비교적 목표주가를 높게 잡은 현대차증권도 8만원에서 7만2000원으로 낮췄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SM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에 다른 기존 사업 성장률 둔화와 퇴직금 및 상각비 증가로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9% 감소할 전망”이라며 “경기둔화와 구조조정, 신사업 관련 비용 증가로 올해는 영업이익 역성장이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SM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경영진의 시세조종 혐의 등 사법 리스크와 자회사 IPO(기업공개)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에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나왔다.

오 연구원은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금융감독원의 조사가 집중되며 경영진의 자원이 분산되고 있다”면서 배 대표의 SM 시세조종 혐의와 김 창업자의 가상화폐 클레이 관련 횡령·배임 혐의, VX·헬스케어·모빌리티 자회사의 스타트업 기술 탈취 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어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사법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3.11% 내린 4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4만4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해 2월 연고점 7만1300원까지 올랐던 카카오 주가와 비교하면 40%이상 하락한 상태다. 

영장심사 출석하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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