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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회사채 시장…신용등급별 ‘양극화’ 심화

10월 회사채 발행 시장 AAA급 등 우량물 집중
“연말 북클로징‧고금리 장기화로 약세 이어질 것”

크레딧 시장 약세가 이어지면서 우량채와 비우량채 등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홍다원 기자] 고금리 장기화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었지만 대기업 계열사들은 회사채 수요 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연말 북클로징(장부 마감)을 앞두고 막바지 자금 조달에 나선 가운데 향후 신용등급에 따라 수급 양극화가 심화될 전망이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HD현대중공업(A0)은 1000억원을 모집하는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6370억원 주문을 받았다. 1년 6개월 만기는 500억원 모집에 3580억원, 2년물은 500억원에 2790억원이 각각 모였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6일 HD현대중공업 신용등급을 ‘A-’에서 ‘A0’로 올렸다. 늘어나는 수주 잔고와 이미 확보된 고가의 수주 물량이 신용등급 상향의 이유다. 

같은 날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 LS일렉트릭(AA-)은 1000억원을 모집해 4124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2년물과 3년물 모두 -7bp에 모집 물량을 채웠다. LS전선(A+)도 지난 16일 총 9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총 43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다우기술(A)은 3년물로 500억원 모집에 160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이들이 수요 예측에서 목표액의 3배~6배 이상을 확보하는데 성공한 건 신용등급이 안정적이라서다. 대기업 계열사인 만큼 자금 조달 여력이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지난 16일까지 발행된 10월 회사채 규모는 1조1000억원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AAA급 4150억원, AA급 6200억원으로 우량물에 집중됐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일찍이 자금 조달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비우량물 회사채 수요 예측은 참여율이 저조했다. 9월~10월 미달율은 A급이 47%, BBB급이 60.8%로 나타났다. 

향후 크레딧 시장 약세가 이어지면서 우량채와 비우량채 등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초우량채권인 은행채가 채권 발생시장의 자금을 대거 빨아들이면서 회사채 시장은 이미 움츠러든 상태다. 19일 기준 여전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085%를 나타내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17조3142억원에 달했던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하반기 들어 쪼그라들었다. 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늘어나면서 7월 이후 회사채 순발행액은 마이너스(-) 추세다. 7월 -1조2627억원, 8월 -260억원, 9월 -1454억원 등 순상환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 북 클로징을 앞두고 회사채 수요 확보도 어려워졌다. 회계연도 결산이 다가오면 기관들은 수익이나 손실의 변동을 줄이기 위해 주식 또는 채권의 거래량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로 크레딧 수요가 위축되면서 크레딧 약세기조를 탈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국내 국채금리가 미국채 금리와 연동해 상승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크레딧 투자 심리 위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로 갈수록 기관 투자자의 북클로징으로 수요 기반이 축소되고 있다”면서 “우량등급 강세에도 불구하고 연초와 같은 발행 주도 강세라기엔 규모가 작아 체력이 저하된 기업들의 옥석가리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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