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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다음은 주식양도세…기대감 커지는 ‘개미들’ [주식공부방]

정부, 주식 양도세 대주주 요건 완화 검토
“연말 주식 시장 왜곡 줄일 수 있어…환영”
“선거용 날림 정책”…부자 감세 비판 나와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경기 불황과 주가 폭락에도 웃으면서 주식을 살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자”라며 “불황과 폭락은 곧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의 기회를 잡기 위해선 시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주식공부방’이 투자의 시작을 준비 중인 독자 여러분께 주식 기본 용어와 최신 시장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주식 양도세를 내야하는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정부가 공매도 전면 금지에 이어 주식양도세 완화 카드를 꺼내 들면서 연말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큰손 개미’들의 매도 물량이 줄어들어 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옵니다. 일각에선 부자 감세를 위한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힘은 주식 양도세를 내야하는 대주주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재는 상장 주식을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고 있거나 특정 종목 지분을 일정 수준(코스피 1%·코스닥 2%·코넥스 4%) 이상 보유하고 있는 경우 주식 양도세를 내야하는 대주주로 구분하는데요. 대주주는 주식 양도소득의 20%를 세금으로 내야 합니다.

정부는 주식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대주주의 종목당 보유액 요건을 현액 1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시행령을 고치고 연말부터 해당 안을 적용하겠단 방침인데요. 대주주 양도세는 대통령령인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 사항입니다. 연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마치면 늦어도 올 연말 이전에 시행이 가능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정부가 주식 양도세 완화 카드를 꺼내든 건 대주주들이 과세를 피하기 위해 연말마다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국내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해 대주주 확정일 전날인 12월 27일 하루에만 개인은 1조5000억원 넘게 팔아치웠고, 같은 달 1일부터 누적 순매도는 2조2429억원에 달했습니다. 개인은 이에 앞선 지난 2021년 12월 28일 하루에는 이보다 큰 3조903억원을 순매도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양도세 완화가 연말 주식 시장 왜곡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며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주식 양도세 완화가 되면 대주주의 회피 물량이 쏟아지지 않아 안정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며 “연말 산타랠리가 이어져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거꾸로 ‘암흑랠리’가 연말마다 벌어졌다. 고액 자산가들이 주식 시장으로 많이 진입해야 증시가 활성화되고 지수도 오르고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선 부자 감세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달1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용 날림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최악의 세수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민단체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대주주 기준을 100억원으로 상향하면 양도세가 약 50% 적게 걷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지난해 주식 양도세 6조8285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약 3조원이 적게 걷히는 셈입니다.

반면 주식 양도세가 완화되면 오히려 세수가 늘어날 수 있단 의견도 있습니다. 정 대표는 “주식 양도세를 완화하면 세수가 일부 감소할 수는 있으나 대신 거래세가 늘어나면서 그 감소분을 커버할 수 있다”며 “규제를 풀고 증시 활성화가 돼서 1400만 개인투자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대주주의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은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옵니다. 통상 연말 대주주 매도 물량은 기업 펀더멘털과 관련 없는 일시적 요인으로, 대주주 확정일이 지나면 금세 주가가 되돌아온다는 것인데요.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매도 압력은 개인 거래 비중이 큰 중형주 중심으로 높다”며 “양도세 회피 매도 물량은 일시적 주가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긴 하지만 이슈 해소 시 돌아오기 때문에 오히려 매매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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