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기대감 부푼 코인 시장에 울리는 ‘가짜뉴스 주의보’
ETF로 암호화폐 개인·기관 참여 활성화 기대
리플·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오보에 단기간 급등락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지난해 침체기에 접어들었던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이 올해 들어 회복세를 보이더니 지난 10월부터 본격적인 상승장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xchange Traded Fund·ETF)가 머지않아 승인될 것이란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그런데 이런 열기 속 ‘가짜뉴스’가 횡행하면서 암호화폐 시세가 급등락을 보이기도 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인 20일 오후 1시 25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4831만6565원으로 1개월 전보다 28.89% 상승했다. 또한 연초(1월 1일) 시세인 2088만1979원과 비교하면 무려 131% 넘게 올랐다. 비트코인이 4800만~5000만원권에서 가격을 형성한 건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 초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ETH)과 리플(XRP)도 각각 연초 대비 약 72%, 90% 오르는 등 시장 전체가 강세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꺾이고 ‘테라·루나 사태’, ‘FTX 사태’ 등 지난해 불거진 사건·사고들이 사그라드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상승 원동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ETF가 뭐길래 코인판을 달구나
ETF는 특정 지수(Index) 혹은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ETF를 사면 지수 구성종목 전체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 소액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니 일반 펀드보다 환금성 또한 좋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미 대세가 된 지 오래로, 현재 글로벌 ETF 시장은 10조3200억 달러(약 1경33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인들과 투자자들은 이런 ETF의 특장점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적용되면 당연히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높은 진입 장벽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망설이던 개인의 증가는 물론, 현물 기초자산을 갖추기 위한 법인의 참여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레이스케일, 아크인베스트먼트 등 자산운용사 여럿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해왔으나 줄줄이 좌절됐다. 하지만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또 앞서 8월 미국 법원은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신청을 거부한 것은 불리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주요 자산운용사들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10일을 가장 유력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점으로 보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먼트 ETF(ARK 21 Shares Bitcoin ETF)의 SEC 최종 승인기한이 이때여서다. 만약 이 ETF 신청이 거부된다고 해도 블랙록의 ETF(iShares Bitcoin Trust)는 최종 기한이 내년 3월 15일이기 때문에 3월 중순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물 ETF가 통과됐다고?…넘치는 가짜뉴스 경계해야
문제는 이런 흐름 속 찬물을 끼얹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오전 5시 54분께 블록체인 매체 더블록이 X(구 트위터)에 블랙록이 델라웨어주에 리플의 현물 ETF도 신청을 등록했다는 포스팅을 올렸다. 이에 리플 가격은 오전 5시 45분 859원 수준에서 오전 6시 5분 966원까지 로켓처럼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오전 6시 23분 에릭 발츄나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가 블랙록에 공식 확인한 결과, 해당 소식은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오전 6시 40분께 리플 가격은 864원까지 하락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 해프닝은 누군가 블랙록 임원을 사칭해 델라웨어주 웹사이트에 허위 신청해 발생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해당 가짜뉴스 이후 600만 달러(약 77억4900만원) 상당의 리플 선물 포지션이 강제청산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0월 16일에도 가짜뉴스 소동이 일었다. 당시 오후 10시 25분께 코인텔레그래프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오보를 X에 실었다. 이에 오후 10시 25분 3780만9370원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5분 만인 오후 10시 30분 3974만2799원으로 급등했다. 이 또한 가짜뉴스로 판명돼 오후 10시 50분 3769만3660원으로 추락했다. 당시 비트코인 선물은 순식간에 1억400만 달러(약 1343억6800만원)이나 청산됐다.
암호화폐 업계에선 시장이 호조를 보일 때일수록 가짜뉴스에 대한 경계를 각별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가격을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므로 뉴스에 따라 단타 매매로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심지어 최근 가짜뉴스처럼 호재로 작용하는 게 아닌 과거 있었던 악재 관련 가짜뉴스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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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인 20일 오후 1시 25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4831만6565원으로 1개월 전보다 28.89% 상승했다. 또한 연초(1월 1일) 시세인 2088만1979원과 비교하면 무려 131% 넘게 올랐다. 비트코인이 4800만~5000만원권에서 가격을 형성한 건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 초 이후 1년 6개월여 만이다.
비트코인뿐 아니라 이더리움(ETH)과 리플(XRP)도 각각 연초 대비 약 72%, 90% 오르는 등 시장 전체가 강세다. 이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꺾이고 ‘테라·루나 사태’, ‘FTX 사태’ 등 지난해 불거진 사건·사고들이 사그라드는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상승 원동력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꼽을 수 있다.
ETF가 뭐길래 코인판을 달구나
ETF는 특정 지수(Index) 혹은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펀드다. ETF를 사면 지수 구성종목 전체에 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어 소액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니 일반 펀드보다 환금성 또한 좋다. 주식 시장에서는 이미 대세가 된 지 오래로, 현재 글로벌 ETF 시장은 10조3200억 달러(약 1경33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때문에 암호화폐 업계인들과 투자자들은 이런 ETF의 특장점이 암호화폐 시장에도 적용되면 당연히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높은 진입 장벽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망설이던 개인의 증가는 물론, 현물 기초자산을 갖추기 위한 법인의 참여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레이스케일, 아크인베스트먼트 등 자산운용사 여럿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해왔으나 줄줄이 좌절됐다. 하지만 지난 6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또 앞서 8월 미국 법원은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전환 신청을 거부한 것은 불리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한 주요 자산운용사들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시장에서는 내년 1월 10일을 가장 유력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시점으로 보고 있다. 아크인베스트먼트 ETF(ARK 21 Shares Bitcoin ETF)의 SEC 최종 승인기한이 이때여서다. 만약 이 ETF 신청이 거부된다고 해도 블랙록의 ETF(iShares Bitcoin Trust)는 최종 기한이 내년 3월 15일이기 때문에 3월 중순을 넘기진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물 ETF가 통과됐다고?…넘치는 가짜뉴스 경계해야
문제는 이런 흐름 속 찬물을 끼얹는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4일 오전 5시 54분께 블록체인 매체 더블록이 X(구 트위터)에 블랙록이 델라웨어주에 리플의 현물 ETF도 신청을 등록했다는 포스팅을 올렸다. 이에 리플 가격은 오전 5시 45분 859원 수준에서 오전 6시 5분 966원까지 로켓처럼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오전 6시 23분 에릭 발츄나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가 블랙록에 공식 확인한 결과, 해당 소식은 가짜뉴스로 판명 났다. 오전 6시 40분께 리플 가격은 864원까지 하락해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 해프닝은 누군가 블랙록 임원을 사칭해 델라웨어주 웹사이트에 허위 신청해 발생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비인크립토에 따르면 해당 가짜뉴스 이후 600만 달러(약 77억4900만원) 상당의 리플 선물 포지션이 강제청산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10월 16일에도 가짜뉴스 소동이 일었다. 당시 오후 10시 25분께 코인텔레그래프는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다는 오보를 X에 실었다. 이에 오후 10시 25분 3780만9370원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불과 5분 만인 오후 10시 30분 3974만2799원으로 급등했다. 이 또한 가짜뉴스로 판명돼 오후 10시 50분 3769만3660원으로 추락했다. 당시 비트코인 선물은 순식간에 1억400만 달러(약 1343억6800만원)이나 청산됐다.
암호화폐 업계에선 시장이 호조를 보일 때일수록 가짜뉴스에 대한 경계를 각별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가격을 생각보다 빨리 움직이므로 뉴스에 따라 단타 매매로 이익을 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며 “심지어 최근 가짜뉴스처럼 호재로 작용하는 게 아닌 과거 있었던 악재 관련 가짜뉴스에 따라 움직인다면 그 피해는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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