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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세포배양협회 “글로벌 경쟁력 갖춘 배양육, 제도적 지원 절실”

2040년 육류 시장 비중 35%, 600조원 규모로 추산
“배양육 시장 선점 위한 기술 개발·제도적 지원 병행돼야”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미래 먹거리 산업이자 식량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배양육’ 산업 활성화를 식약처 인증에 대해 한국세포배양식품협회(한국세포배양식품협회장 김성진)는 정부의 합리적인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4일 밝혔다. 

배양육은 동물의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고 가공한 식품으로 원물의 맛과 질감, 향, 영양 성분이 비슷해 대체식품 시장과 국제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다. 기후위기와 전쟁 그리고 공급망 재편으로 인한 식량 공급 문제 때문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법적 근거가 없어 활용의 한계가 있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5월 세포배양식품을 인정하는 내용의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의 일부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어 10월 관계부처인 식약처가 식품 등의 한시적 기준 및 규격 인정 기준 일부개정고시(안) 행정예고를 진행했다. 배양육 산업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합리적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배양육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식약처의 행정예고는 배양된 세포를 식품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처리기간도 270일인데 일반적인 식품이나 유전자변형 식품보다 긴 기간이다. 

협회 관계자는 “배양육을 식품으로 인정된 성분만으로 세포를 분리하고 배양한 것만 인정한다거나 1년 가까이 걸리는 처리기간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배양육 판매가 허가된 싱가포르의 SFA나 미국 FDA에서 인정한 방법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분리한 세포를 배양해 지지체와 결합하고 가공한 제품이다. 국내에서 새로운 식품을 등록하려면 개정된 식품위생법에 따라 해당 원료의 안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등록 절차를 진행한다. 그런데 식약처의 행정예고에 따르면 세포를 배양하기 전 단계인 세포를 분리하는 과정부터 식품으로 등록되지 않은 물질을 사용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세포배양협회는 해당 물질은 바이오 연구 개발에 사용되는 물질로 소량 섭취 시 무해하거나 최종 제품에서 잔여율이 측정되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가축 사육에 필요한 백신도 식품이 아닌 의약품이지만 최종 축산물에 문제가 없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행정예고에서 수정된 처리기간도 현실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일반적인 식품의 경우 30일, 유전자변형 식품은 180일의 처리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신설된 세포배양식품원료는 270일이다. 신청 후 순조롭게 검토가 진행된다고 해도 공휴일을 제외하면 1년 이상이 걸린다. 미래 식품 원료의 인정 확대를 위해 추진된 식약처 규제혁신으로 지정된 분야로 개선이 진행된 항목이자 신산업 지원이 아쉽다는 이야기다.

한국세포배양협회 관계자는 “현재 20여곳의 세포배양식품 벤처가 기술개발에 매진하면서 기술력 자체는 선두그룹인 미국과 이스라엘에 근접한 상황으로 차별화된 기술력까지 준비된 업체도 있다”며 “일부 관계자는 인증까지 1년을 견디기 힘들 수도 있다며 기술력을 갖춘 푸드테크 기업들이 제품 인허가를 마치고 시장의 평가라도 받아볼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배양육 시장의 잠재력은 상당한 편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체 육류 시장의 1%를 차지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했는데 금액으로는 250억달러(32조3250억원), 생산량으로 연간 150만톤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 다른 컨설팅업체 AT커니는 배양육이 2040년까지 전체 육류 시장에서 차지할 비중이 35%로 무려 1/3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4500억달러(581조8500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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