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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家 맏사위 윤관, ‘2억’ 대여금 반환 소송 피소

[송사 휘말린 LG家 맏사위] ①
전 삼부토건 부회장 아들, 윤 대표에게 대여금 소송 제기
“2016년 2억원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주장  
LG그룹 지분 상속 분쟁에 연관 의혹 불거져
세무 당국과 행정 소송도…결과에 따라 BRV 펀드 이익 세금 문제로 확대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박지윤 기자] 고(故) 조남원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아들인 조창연 씨가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맏사위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계 오너가(家) 사람 간 민사 소송이고, 최근 LG그룹 지분 상속 분쟁으로 주목받는 윤 대표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이라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조창연 씨는 윤관 대표를 상대로 지난 11월 10일 2억원의 대여금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 민사42단독 재판부로 정해졌고, 조 씨 측 법률대리인은 법무법인 위어드바이즈가 맡았다. 7일 현재까지 변론 기일 등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소송이 제기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원고 측의 통신사 사실 조회 회신 제출 정도만 이뤄진 상황이다. 

조창연 씨는 6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016년 9월경 윤관이 현금 2억원을 만들어달라고 했고, 돈이 없으니까 빌려서라도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라며 소송 배경을 밝혔다. 조 씨는 “친구니까 도와야 하고, 윤관한테 받을 것도 많고 일하는 입장이니까, 빌려서 (2억원을) 만들어서 5만원권으로 줬다”라고 주장했다. 조 씨는 “윤관이 ‘이 사업(르네상스호텔 인수)이 이익이 나면 돌려주겠다’라고 했는데, 아직까지 그 돈을 안 갚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관한테 고소 전 마지막으로 문자를 보냈는데, ‘이상준한테 받은 5억원에서 갈음해라’라고 답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상준 씨는 2016년 르네상스호텔(당시 벨레상스호텔)을 인수한 VSL코리아(현 다올이앤씨)의 시행사 SLI 대표였다. 조 씨는 “이상준에게 차용증을 쓰고 5억원을 빌렸다”라고 했다. 조 씨 주장에 따르면 윤 대표는 이 씨가 조 씨에게 빌려준 돈으로 자신이 갚을 돈을 대신하라고 얘기한 셈이다. 

조 씨 주장이 사실이라면, 조 씨는 건설업체인 VSL코리아가 르네상스호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고 4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윤 대표에게 2억원을 전달한 것이 된다. 경영난에 직면한 삼부토건은 2015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당시 삼부토건 정상화를 위해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성사돼야 했는데, 이 매각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인물이 조창연 씨와 윤관 대표다. 시장에선 르네상스호텔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많았지만, VSL코리아가 2016년 5월 르네상스호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하며 극적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이 거래에서 조 씨는 투자 유치를, 윤 대표는 투자자 등으로 활약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조 씨는 블루런벤처스와 VSL코리아의 시행사 SLI에서 고문을 맡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관 대표의 입장을 듣기 위해 블루런벤처스코리아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재차 연락했지만 회신이 오지 않았다. 

윤관 대표를 상대로 대여금 소송을 제기한 조창연 씨는 전 삼부토건 오너 3세다. 국내 1호 건설사인 삼부토건을 창립한 고 조정구 초대 회장 차남(고 조남원 전 삼부토건 부회장)의 아들이다. 삼부토건이 2015년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이 과정에서 고 조정구 창립자의 장남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등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의 상당 부분이 감자 처리됐다. 이에 조씨 일가는 삼부토건 경영권을 잃게 된다. 삼부토건 측은 “조창연 씨는 현재 삼부토건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인물”이라고 밝혔다. 

각종 소송 휘말린 윤관 대표에 쏠린 눈

윤관 대표는 고 구본무 LG그룹 선대 회장의 장녀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이다. 재계에선 윤 대표에 대해 “고 구본무 선대 회장 맏사위로 블루런벤처스에서 국내 투자를 이끄는 인물” 정도로 알려져 있었는데, LG그룹 지분 상속 분쟁 이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구연경 대표를 포함해 LG그룹 오너가 세 모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를 제기했고, 이 소송에 윤 대표도 연관이 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1월 16일 열린 상속 회복 청구 소송 2차 변론 기일에서 지분 상속에 관한 가족 간 대화가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녹취 당시에 윤 대표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녹취록은 구 대표를 포함한 원고 측이 구광모 회장을 상대로 상속 분할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가족 대화를 녹음한 것이다.  

윤 대표 개인으로는 세무 당국과 행정 소송도 벌이고 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20년 2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윤 대표에 대해 세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윤 대표에게 귀속될 배당소득 221억원(2016~2020년)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강남세무서는 2021년 12월 윤 대표에게 2016~2020년 귀속 종합소득세 약 123억원 부과를 결정했다. 이 결정에 불복한 윤 대표는 조세심판원에 종합소득세 관련 불복 심판 청구를 제기했지만, 조세심판원은 지난해 12월 기각 결정을 내렸다. 윤 대표는 조세심판원 기각 결정 역시 받아들이지 않고, 올해 3월 서울행정법원에 강남세무서를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관련 재판은 진행 중이다.

윤관 대표 측은 11월 30일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변론 기일에서 윤 대표가 근무하는 회사(블루런벤처스)가 미국에 있고, 미국에서 세금을 내고 있다는 점을 밝혔다. 이에 강남세무서 측은 “블루런벤처스는 한국에서 투자하는 펀드”라고 반박했다. 윤 대표 측은 국내에 183일 이상을 체류하지 않아 우리 소득세법에서 규정하는 거주자 요건 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앞서 조세심판원은 국내 거주자라고 판단했다.

일부에선 이번 소송 결과가 윤관 대표가 운영하는 블루런벤처스 펀드 이익에 관한 세금 문제로 확장될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윤 대표가 이끄는 블루런벤처스 펀드는 11월 상장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24.7%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회사 투자로 약 2조원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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