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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쟁이 신세 버티다 폐업까지”…건설업 불황 고조

올해 문 닫은 종합건설사 300곳 돌파…전년 比 70% 증가
건설정책연구원 조사 건설기업 10곳 중 4곳, 잠재적 부실기업

서울 마포구 한 공사장 철골 구조물이 기울어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원자잿값‧인건비 등 건설 원가가 오르면서 올해 폐업에 이른 종합건설사가 300곳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 10곳 중 4곳은 정상적으로 채무를 상환하기 어려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나타난 가운데 내년에도 건설업황 부진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KISCON)에 따르면 올해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11월 기준 366곳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지난 2020년에는 211곳, 2021년 169곳, 2022년 261곳 등 100~200대를 유지하다가 올해는 300곳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1~11월 214곳이 폐업한 것과 비교하면 약 70% 늘었다.

올해 부도로 이어진 건설사는 종합건설사 7곳, 전문건설사 9곳 등 총 16곳으로 집계됐다. 올해 대창기업, 신일건설 등이 회생절차에 들어갔고, 에이치엔아이엔씨(HN Inc)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데 이어 이달 2일에는 경남지역 8위 건설사로 ‘남명더라우’ 브랜드를 보유한 남명건설이 최종부도 처리됐다. 

남명건설은 경남 함안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에서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았고 만기가 돌아온 12억4000만원 규모 어음을 막지 못했다. 남명건설의 누적 공사 미수금은 6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8위 건설사 남명건설, 끝내 부도 처리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잠재적 부실기업도 전체의 40%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 즉 이자비용으로 나눠서 산출하는 비율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회사가 벌어들이는 영업이익보다 이자비용이 많아 정상적인 채무상환이 어려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분류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지난 10월 28일 발간한 ‘2022년도 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건설업 외감기업 2232곳 가운데 잠재적 부실기업은 총 929개 업체로 41.6%를 기록했다. 잠재적 부실기업 가운데 종합건설업체는 전년(2021년) 대비 0.5%포인트(p) 증가한 70.9%를 차지했고, 전문건설업체는 0.5%p 감소한 29.7%의 비중을 보였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동안 1미만을 기록한 ‘한계기업’ 역시 총 387곳으로, 전체의 17.3%를 기록했다. 지역별 한계기업 분포를 살펴보면 수도권이 17.4%, 비수도권이 20.3%로 조사됐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의 저금리 기조로 부채 증가가 이뤄졌지만, 물가상승에 따른 금리인상이 이어지면서 이자비용 부담이 급증한 것이 원인”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한 건설자재가격으로 건설업체의 수익률이 악화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위원은 “건설 경기의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년 이후 건설업체의 전반적인 부실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건설업계 유동성 공급 현실화와 부실기업들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전문 및 중소 건설업체들의 연쇄부도 및 흑자도산이 이뤄지지 않도록 공정한 생태계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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