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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개발 뛰어드는 제약사…바이오 기업과 협력 활발

동아에스티, ADC 링커 플랫폼 기업 인수
한미·삼진 등도 바이오 기업과 공동 연구

국내 제약사가 바이오 기업과 손잡고 항체-약물 중합체(ADC)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차세대 신약 개발 분야에 뛰어드는 전통 제약사가 늘고 있다. 특히 항체-약물 중합체(ADC)로 항암제를 개발하려는 기업들이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ADC는 현재 전 세계 제약 기업이 가장 주목하는 기술 분야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는 ADC 링커 플랫폼 기업 앱티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ADC로 R&D 분야를 확대해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앱티스는 항체의 변형 없이 약물을 특정 위치에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3세대 링커 기술 ‘앱클릭’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지난해 세계적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론자와 기술 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동아에스티는 앱티스가 개발 중인 여러 항암 파이프라인을 넘겨받을 계획이다. 앱티스는 그동안 위암과 췌장암 치료제로 클라우딘 18.2을 표적하는 후보물질 ‘AT-211’을 연구해 왔다. 동아에스티는 내년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이 물질의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계획이다. 앱티스의 기반 기술로 ADC 기반 항암 파이프라인도 확대한다.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ADC 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개발했는데, 여기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링커-페이로드 플랫폼을 적용하는 식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현재 항체 페어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진제약도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항체에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약물을 결합해 새로운 기전의 페이로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노벨티노빌리티는 자사의 링커 기술인 PREXISE-L을 이 페이로드에 적용, 링커와 페이로드 결합체를 개발할 계획이다. PREXISE-L은 노벨티노빌리티가 개발한 3세대 링커 기술이다.

ADC는 항체와 페이로드, 링커로 구성된 치료제다. 항체와 페이로드를 링커로 묶는 식이다. 항암제는 통상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여러 부작용을 동반한다. ADC 기술을 이용하면 항체가 암세포에만 치료 효과를 내게 할 수 있다. 특정 항원에만 반응하는 항체에 강력한 화학 약물을 부착해 항암제의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과는 높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ADC 항암제는 의약품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2019년 미국에서 승인된 ADC 항암제 ‘엔허투’가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이고서야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엔허투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항암제로, 유방암과 위암 등의 치료제로 쓰인다.

이는 전통 제약사가 좋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과 발 빠르게 협력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항체와 페이로드, 링커 등 ADC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과 손잡는 것이 신약 개발의 효율을 높이기 때문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임상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도 하다.

ADC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많은 품이 드는 만큼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수요도 높다. ADC는 특정 약물로만 구성된 항암제와 달리 적절한 항체를 선택한 뒤, 이를 페이로드와 연결해야 한다. 둘을 엮은 링커가 환자의 몸속 정확한 위치에서 분해되기도 해야 한다. 구성요소를 모두 최적화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들 요소를 접합했을 때의 안전성과 유효성 등 여러 항목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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