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 양향자의 꿈…“기술 패권 국가 만드는 게 정치의 역할”
[CXO의 방] 패권 覇權 으뜸 패(覇) 권세 권(權)
“반도체 산업 살리는 데 여야 구분 없어야”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20년 4월 21대 총선 당시 광주 서구을에서 75.83%의 득표율로 경쟁 후보였던 6선 의원을 꺾어 화제를 몰고 온 정치인. 정치의 시작은 더불어민주당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의희망이라는 초미니 정당의 대표이자 유일한 원내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에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입사해 임원의 자리에까지 오른 엔지니어로 더 유명하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사무실로 가는 길에 기억해 본 그의 짧은 이력이다.
양 대표의 사무실 크기와 구조는 여느 의원실과 같다. 의원 방을 중심으로 그 옆에는 보좌관이 일하는 공간과 조그마한 회의실 하나가 마련되어 있다. 그의 책상 한편에 뭉텅이로 쌓여 있는 서류들과 자료집, 그가 좋아하는 ‘한국의 선택’, ‘히든 히어로스’ 등 9권의 책이 잘 보이도록 배치되어 있다. 과학기술혁신인상·대
한민국 공공정책대상·베스트환경의정상 등 각종 단체에서 준 다양한 상패들이 사무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양 대표가 사비로 구입했다는 대형 터치스크린도 보인다. 회의나 인터뷰 때 자료를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양 대표가 일하는 책상 옆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이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부부와 양 대표가 하마다 박사의 일본 자택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에 초청한 삼성의 반도체 역사를 열어준 VIP 두 명 중 한 명이 하마다 박사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숨은 조력자’라고 평가받는 중요한 인물이다.
88 서울올림픽 기간 한국에 초청됐을 때 하마다 박사 내외의 통역과 가이드를 맡은 게 양 대표다. 일본어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20대 직원이 VIP 가이드와 통역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하마다 박사가 초보 통역을 따뜻하게 맞아줬다. 통역에 서투른 직원을 보듬어줬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하마다 박사가 ‘그동안 고마웠다. 일본에 초대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면서 30년 넘게 ‘부녀지간’이자 ‘사제관계’로 인연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반도체 관련 이슈가 생길 때마다 하마다 박사에게 자문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2019년 한국과 일본 사이에 반도체 소재(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분쟁이 있을 때 과감하게 국산화를 요청하는 보고서를 양 대표가 한국 정부에 제출할 수 있던 것도 하마다 박사의 조언 덕분이다.
이 사진은 양 대표가 정치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슴에 품은 꿈인 ‘기술 패권 국가’를 상징한다. 고졸 출신 사무보조원이 삼성전자 임원이 되고,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패권을 쥐어야 한국이 산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살아야 한국 경제가 산다. 반도체 산업을 살리는 데 여야 구분
없이 함께 나서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진정성이 묻어나 더욱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2020년 4월 21대 총선 당시 광주 서구을에서 75.83%의 득표율로 경쟁 후보였던 6선 의원을 꺾어 화제를 몰고 온 정치인. 정치의 시작은 더불어민주당이었지만, 지금은 한국의희망이라는 초미니 정당의 대표이자 유일한 원내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삼성전자에 상업고등학교 출신으로 입사해 임원의 자리에까지 오른 엔지니어로 더 유명하다.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사무실로 가는 길에 기억해 본 그의 짧은 이력이다.
양 대표의 사무실 크기와 구조는 여느 의원실과 같다. 의원 방을 중심으로 그 옆에는 보좌관이 일하는 공간과 조그마한 회의실 하나가 마련되어 있다. 그의 책상 한편에 뭉텅이로 쌓여 있는 서류들과 자료집, 그가 좋아하는 ‘한국의 선택’, ‘히든 히어로스’ 등 9권의 책이 잘 보이도록 배치되어 있다. 과학기술혁신인상·대
한민국 공공정책대상·베스트환경의정상 등 각종 단체에서 준 다양한 상패들이 사무실 한쪽을 차지하고 있다. 양 대표가 사비로 구입했다는 대형 터치스크린도 보인다. 회의나 인터뷰 때 자료를 직접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양 대표가 일하는 책상 옆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이었다. 일본 반도체 전문가 하마다 시게타카 박사 부부와 양 대표가 하마다 박사의 일본 자택에서 함께 찍은 사진이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 이병철 회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에 초청한 삼성의 반도체 역사를 열어준 VIP 두 명 중 한 명이 하마다 박사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숨은 조력자’라고 평가받는 중요한 인물이다.
88 서울올림픽 기간 한국에 초청됐을 때 하마다 박사 내외의 통역과 가이드를 맡은 게 양 대표다. 일본어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20대 직원이 VIP 가이드와 통역을 맡게 된 것이다. 그는 “하마다 박사가 초보 통역을 따뜻하게 맞아줬다. 통역에 서투른 직원을 보듬어줬다. 일정을 마치고 돌아가는 하마다 박사가 ‘그동안 고마웠다. 일본에 초대하고 싶다’라는 말을 하면서 30년 넘게 ‘부녀지간’이자 ‘사제관계’로 인연을 이어왔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반도체 관련 이슈가 생길 때마다 하마다 박사에게 자문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2019년 한국과 일본 사이에 반도체 소재(불화수소·불화폴리이미드·포토레지스트) 분쟁이 있을 때 과감하게 국산화를 요청하는 보고서를 양 대표가 한국 정부에 제출할 수 있던 것도 하마다 박사의 조언 덕분이다.
이 사진은 양 대표가 정치인으로 살아가면서 가슴에 품은 꿈인 ‘기술 패권 국가’를 상징한다. 고졸 출신 사무보조원이 삼성전자 임원이 되고,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반도체 패권을 쥐어야 한국이 산다는 강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도체가 살아야 한국 경제가 산다. 반도체 산업을 살리는 데 여야 구분
없이 함께 나서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진정성이 묻어나 더욱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양향자 대표는_ 1967년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가족을 부탁한다”며 세상을 떠난 아버지와 약속을 지키려 광주여상에진학했다.졸업후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연구보조원으로 입사해 28년 만에 상무로 승진해 고졸신화의 기록을썼다. 2016년 정치인의 길로 들어섰고, 21대 총선에서 6선 의원을 이기고 당선됐다. 반도체엔지니어 출신 의원으로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으면서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위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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