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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버틴 기업들…기업신용, 명목GDP 대비 ‘역대 최대’

한은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기업대출, 비은행권 및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큰 폭 증가
연체율, 비은행금융기관서 4.23%까지 치솟아

부산항 신선대부두가 분주한 모습이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대출로 연명하기 시작하면서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체율도 상승하면서 기업대출 부실 우려를 키우고 있다.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비율 ‘124%’

28일 한국은행은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기업대출에 대해 이같이 전했다.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후 기업대출 및 채권 등이 큰 폭 증가하면서 명목 GDP 대비 기업신용비율(이하 ‘기업신용 레버리지’)은 올해 2분기 말 124.0%를 기록했다.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신용 중 금융기관 대출금은 비은행권 및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을 찾았다는 설명이다. 

한은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상호금융(새마을금고 포함),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회사(이하 ‘여전사’) 등 비은행권 기업대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비은행권 대출 비중은 2019년 말 25.7%에서 2023년 3분기말 32.3%로 상승했다. 

[제공 한국은행]
차주 기업 규모별로는, 2019년말 이후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각각 58.4% 및 51.8% 증가해 중소기업대출이 전체 기업대출의 84.9%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부동산 관련 업종과 코로나19 피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한은은 코로나19 이후 부동산업(+175.7조원)과 건설업(+44.3조원) 대출이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코로나19 기간 중 피해가 상대적으로 컸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대출도 정부의 금융지원조치 등 영향으로 각각 92.7조원과 27.5조원 증가했다. 

만기 별로는 잔존만기 1년 이내 단기대출(은행 기업대출 기준)과 단기채권의 비중이 상승하면서 기업대출의 부실 확대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중 전기전자 등 주력업종 업황 부진 등으로 적자기업이 늘어나면서, 이익 기반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혹은 차입금상환배율 6배 초과 및 0미만 기업)의 차입금 비중이 상승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며 “상환능력별 차입금 분포가 다소 악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심각한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제공 한국은행]
빚으로 버티는 기업들이 늘었지만 경영 악화가 쉽게 해소되지 않으면서 대출 부실도 커지고 있다. 한은도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된 가운데 이자지급능력이 약화됐고, 기업대출 연체율은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2분기말 기업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은 87.3%로 전년말(84.5%)에 비해 상승했고,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은 올해 상반기중 1.2배로 전년(5.1배) 대비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내지 못하는 기업으로 판단한다. 

연체율을 보면 올 3분기 말 1.72%(은행 0.42%, 비은행금융기관 4.23%)를 기록했다. 한은은 6개월 전보다 상승했지만 상승세는 둔화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부동산PF 등 특정 부문으로 기업신용이 과도하게 공급되지 않도록 권역별 규체차익을 적절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정책당국은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부족해진 기업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지속하고, 사업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평가된 기업에 대해서는 자산매각 등 자구노력을 통한 구조조정을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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