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결함은 문제 안돼”...‘성공의 아이콘’ 불티 나게 팔렸다[백카(CAR)사전]

지난해 국내 최다 판매 모델 현대차 ‘그랜저’
출시 초기 결함 속출했지만 발 빠르게 대응
‘복합 연비 18km/L’ 하이브리드 비중 54%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현대자동차의 플래그십 준대형 세단 그랜저 7세대 모델. [사진 현대자동차]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비슷한 가격대 실내 공간이 넓은 세단을 찾기 어려웠다.” “독일 중형차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선택했다.” “수입 준대형 세단은 그랜저 가격의 두 배 정도가 돼 부담이 된다.” 그랜저 차주들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남긴 말이다.

현대자동차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성공하면 타는 차’로 불리는 그랜저는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로 등극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 한해 11만3062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6만7030대) 대비 68.7% 늘어난 수치다.

그랜저는 1년 만에 국내 최다 판매 모델 자리로 복귀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으로 국내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렸던 그랜저는 2022년 기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쏘렌토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지난해에는 쏘렌토 판매 대수가 8만5811대에 머물렀다.

주춤했던 그랜저가 지난해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성공적인 완전변경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그랜저는 2022년 말 7세대 모델로 다시 태어났다. 출시 전부터 1세대 그랜저(1986년)의 디자인을 계승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7세대로 진화한 그랜저는 밤과 아침을 가르는 새벽의 경계선에서 영감을 받은 '끊김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수평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선, 프레임리스 도어, 오토 플러시 도어 핸들, 길어진 전장과 휠베이스를 통해 넓어진 후석 공간 등 상품성이 대폭 개선됐다.

물론 7세대 그랜저 출시 당시 어려움도 있었다. 각종 결함이 쏟아지며 품질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시동꺼짐’ 결함 이 발견되면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후에도 각종 품질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한해에만 신형 그랜저 무상수리를 19회 진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같은 품질 논란은 그랜저 판매에 큰 타격을 주지 않았다. 현대차가 신속한 무상수리 조치에 나서면서 고객 불만을 잠재웠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그랜저의 인기 비결로 수입차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과 하이브리드 수요 증가를 꼽는다. 가격은 동급 수입차와 비교 시 20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그랜저 가솔린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3000만원 후반대, 하이브리드 모델은 4000만원대부터다. 풀옵션으로 기준을 높여도 6000만원 전후로 구매 가능하다. 동급 독일 세단의 판매 가격은 70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소비자들의 하이브리드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그랜저의 성장세를 이끈 원동력 중 하나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솔린(89만2769대) 차량 다음으로 많은 30만9164대가 판매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디젤 차량보다 더 많이 팔린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 기간 그랜저 국내 판매 대수의 절반 이상이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지난해 판매 대수는 6만1905대로 54%의 비중을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충분히 접근 가능한 프리미엄 모델로 인식되고 있다”면서 “초기 품질 이슈가 있었지만, 제조사가 발 빠르게 조치하면서 큰 무리 없이 넘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보험사 대출 늘고 연체율 올랐다…당국 관리 압박은 커지네

2길어지는 내수 한파 “이러다 다 죽어”

3"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4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5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6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7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8‘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9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실시간 뉴스

1보험사 대출 늘고 연체율 올랐다…당국 관리 압박은 커지네

2길어지는 내수 한파 “이러다 다 죽어”

3"좀비버스, 영화야 예능이야?"...K-좀비 예능2, 또 세계 주목받을까

4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5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