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동부건설 “PF 우발채무 문제 없다…유동성 충분해”
롯데건설 “2조4000억 본PF 전환까지 장기 연장, 8000억 올 1분기 내 해소”
동부건설 “3000억 유동성 확보, PF 우발채무 보증한도 2000억대 그쳐”
[이코노미스트 박지윤 기자] 롯데건설과 동부건설이 증권업계에서 우려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로 인한 유동성 위기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태영건설이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제 2의 태영건설’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는 모습이다.
동부건설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 4분기 3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PF 우발채무 규모도 매우 낮아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앞서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일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관련 코멘트’ 보고서를 통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여파로 중소형 건설사들이 단기사채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공사비 급등이 맞물려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단기 유동성 자금 확보가 중요해졌다”며 “태영건설 사태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단기사채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동부건설은 지난 3분기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4189억원에 달하는 반면, 현금성 자산은 583억원에 그쳤다”고 동부건설의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에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일부 감소한 것은 금융 비용 절감을 위해 만기가 도래한 높은 금리의 채무증권 상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순 차입금 4800억원 가운데 약 3500억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택지 매입을 위한 토지분양대금 반환채권 담보대출로 사실상 국가 등급의 신용도를 가진 채권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다고 유동성 위기 우려에 반박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에 약 220억원을 상환해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4분기 기준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원의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동부건설은 향후 낮은 금리의 사업자금 대출은 예정대로 실행하고 높은 금리의 운영자금을 지속적으로 상환하면서 이자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을 줄여갈 계획이다.
또 동부건설은 PF 우발채무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부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보증한도 기준 2000억원 대로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PF 우발채무 사업장 대부분이 분양률이 양호하거나 공사비가 확보된 현장이기 때문에 최근 언급되는 기업들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최근 PF 악재로 전반적인 건설업계에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과도한 확대 해석과 소문을 통해 다른 기업의 2차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동부건설은 현재 유동성 확보와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 2의 태영건설’ 증권사 언급에 반박…“2차 피해 우려돼”
롯데건설도 최근 하나증권이 올해 1분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PF 우발채무를 롯데건설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에 즉각 반박했다.
지난 3일 하나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도급 PF 규모가 크고, 1년 내로 돌아오는 PF가 유동성보다 크며, 양호하지 않은 지역에서의 도급 PF를 보유하는 비중이 크다는 공통점을 지닌 기업은 태영건설과 롯데건설이라고 언급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에 도래하는 롯데건설의 미착공 PF 규모가 3조2000억원이며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미착공 PF는 약 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보유 현금은 2조3000억원 수준인데 1년 내 도래하는 차입금은 2조1000억원이기 때문에 올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PF 우발채무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롯데건설은 올해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가운데 2조4000억원은 1월 내 시중은행을 포함한 금융기관 펀드 조성 등을 통해 본 PF 전환 시점까지 장기 조달구조로 연장할 계획이다. 나머지 8000억원은 올해 1분기 안에 본PF 전환 등으로 PF 우발채무를 해소할 예정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미착공 PF 3조2000억원 가운데 서울∙수도권 사업장은 1조6000억원(50%) 규모이며 지방 사업장은 1조6000억원(50%) 규모”라며 “지방 사업장도 해운대 센텀 등 도심지에 위치해 분양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분양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PF 우발채무 리스크에 대해 선을 그었다.
롯데건설은 현재까지 1조6000억원의 PF 우발채무를 줄였고, 전년 말 대비 차입금 1조1000억원을 감소시켰으며 부채비율도 30%포인트 이상 내렸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현금성 자산을 2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1조8000억원은 대부분 연장협의가 완료됐다”며 “올해도 1조6000억원의 우발채무를 줄여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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