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광풍인데 왜이래…건설株 목표주가 ‘줄하향’ 이유는 [이코노 株인공]
PF 위기·실적 부진...건설株 주가 약세
"추천 종목 없습니다" 증권사 박한 평가
주택착공 증가 기대감...하반기부터 변곡점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최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 주가 급등세에도 건설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요 건설사들 모두 저PBR 테마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등 ‘흑빛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가 급등락 반복...‘저PBR 모멘텀’에도 하락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9.32포인트(1.12%) 오른 2649.6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8.57포인트(2.25%) 상승한 845.15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식 시장 전반에 걸친 ‘저PBR 모멘텀’에 건설업종도 편승하며 일부 주가 반등을 보이는가 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로는 GS건설이 전장보다 20원(0.13%) 하락한 1만52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고가 1만7400원과 비교하면 12.8% 하락한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630원(3.46%) 떨어진 1만7580원으로 장을 끝냈다. DL이앤씨(0.50%), 현대건설(0.15%), 삼성엔지니어링(0.62%)은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지난해 고점 대비 큰 폭 하락했다. KRX건설업 지수는 6개월간 18% 내렸다.
건설 관련주들은 최근 한달간(1월 8일~2월 7일) 큰 폭의 주가 등락을 보였다. 이 기간 건설업종은 2.8% 상승하며 코스피 대비 1.2%포인트(p)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했지만 업황의 부진한 실적과 우발채무 부담이 악재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이 확정되면서 레고사태와 같은 자금경색이 재발되지 않았으나 건설사들은 이를 계기로 보수적인 스탠스로 전환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업종 비중확대 근거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아지자, 관련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건설주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통상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찾아보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해석된다.
앞서 하나증권은 건설 업종 리포트를 발간하고 “2월은 추천종목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상 건설주가 아직 하향 사이클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 더 떨어질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주는 아직 하향 사이클에 있으며, 주가상 바닥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시장 추정치가 하향되는 모습을 보더라도 이를 느낄 수 있다”며 “전반적인 추정치 하향의 배경은 착공 감소, 수주 감소, 원가 개선 어려움, 미수금 상각, 투자평가손실,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이 있는데 지난해 4분기에 보여준 모습으로 모든 비용을 상각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가 "비중확대 근거, 유효하지 않다"...목표가 '중립' 하향 조정
건설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및 올해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 역시 주가 하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3873억원이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47.7% 하회한 ‘어닝 쇼크’ 수준이다.
이달 들어 건설업종의 주요 이슈는 PF구조조정이 될 전망이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은 2024년 업무계획에서 ‘PF 사업장 정상화 및 금융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12대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도 공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PF 사업장평가 세부지표를 마련해 경공매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에 대해 금융회사들의 100% 충당금 적립을 요구했다. 충당금이 기 적립된 현장은 경·공매 전환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사에게는 장기 미착공 PF 관련 손실 현실화, 유도성 압박 증가, 건설업 투자심리 악화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며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겠으나 중소형 건설사들과 타깃 시장이 다른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의 수혜보다는 업종 내 확산되는 불안심리의 타격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착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기대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목표가는 내렸지만 하반기부터는 건설업황의 변곡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F 구조조정 과정에서 토지대가 60%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현 분양가 수준(이하)에서도 사업성이 확보돼 분양전환이 가능한 현장들이 나타난다”며 “건설·건자재사들의 실적과 영업현금흐름 악화의 근본 원인이 착공지연이었던 만큼 착공 증가는 업종 턴어라운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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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최근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업들 주가 급등세에도 건설 관련주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가 불거지면서 주요 건설사들 모두 저PBR 테마 수혜를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는 등 ‘흑빛전망’을 내놓고 있다.
주가 급등락 반복...‘저PBR 모멘텀’에도 하락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9.32포인트(1.12%) 오른 2649.64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8.57포인트(2.25%) 상승한 845.15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식 시장 전반에 걸친 ‘저PBR 모멘텀’에 건설업종도 편승하며 일부 주가 반등을 보이는가 했지만 하락세가 이어졌다.
코스피 시장에서 대형주로는 GS건설이 전장보다 20원(0.13%) 하락한 1만52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고가 1만7400원과 비교하면 12.8% 하락한 셈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630원(3.46%) 떨어진 1만7580원으로 장을 끝냈다. DL이앤씨(0.50%), 현대건설(0.15%), 삼성엔지니어링(0.62%)은 소폭 상승 마감했지만 지난해 고점 대비 큰 폭 하락했다. KRX건설업 지수는 6개월간 18% 내렸다.
건설 관련주들은 최근 한달간(1월 8일~2월 7일) 큰 폭의 주가 등락을 보였다. 이 기간 건설업종은 2.8% 상승하며 코스피 대비 1.2%포인트(p)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했지만 업황의 부진한 실적과 우발채무 부담이 악재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진행이 확정되면서 레고사태와 같은 자금경색이 재발되지 않았으나 건설사들은 이를 계기로 보수적인 스탠스로 전환됐다. 이에 증권사들은 업종 비중확대 근거가 더이상 유효하지 않아지자, 관련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기 시작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건설주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통상 증권사에서 매도 의견을 찾아보기 힘든 점을 감안하면, 중립은 사실상 매도 의견으로 해석된다.
앞서 하나증권은 건설 업종 리포트를 발간하고 “2월은 추천종목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상 건설주가 아직 하향 사이클에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 더 떨어질 여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주는 아직 하향 사이클에 있으며, 주가상 바닥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후 시장 추정치가 하향되는 모습을 보더라도 이를 느낄 수 있다”며 “전반적인 추정치 하향의 배경은 착공 감소, 수주 감소, 원가 개선 어려움, 미수금 상각, 투자평가손실,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이 있는데 지난해 4분기에 보여준 모습으로 모든 비용을 상각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가 "비중확대 근거, 유효하지 않다"...목표가 '중립' 하향 조정
건설사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및 올해 가이던스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 역시 주가 하락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DL이앤씨와 현대건설,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대우건설 등 5개 건설사의 지난해 4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3873억원이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47.7% 하회한 ‘어닝 쇼크’ 수준이다.
이달 들어 건설업종의 주요 이슈는 PF구조조정이 될 전망이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은 2024년 업무계획에서 ‘PF 사업장 정상화 및 금융권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12대 핵심과제로 제시했다.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도 공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중 PF 사업장평가 세부지표를 마련해 경공매 활성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사업성 없는 PF사업장에 대해 금융회사들의 100% 충당금 적립을 요구했다. 충당금이 기 적립된 현장은 경·공매 전환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선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건설사에게는 장기 미착공 PF 관련 손실 현실화, 유도성 압박 증가, 건설업 투자심리 악화 등의 영향이 예상된다”며 “대형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겠으나 중소형 건설사들과 타깃 시장이 다른 만큼 시장점유율 확대의 수혜보다는 업종 내 확산되는 불안심리의 타격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착공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기대요인으로 꼽힌다. 증권가는 목표가는 내렸지만 하반기부터는 건설업황의 변곡점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지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PF 구조조정 과정에서 토지대가 60% 수준으로 낮아진다면 현 분양가 수준(이하)에서도 사업성이 확보돼 분양전환이 가능한 현장들이 나타난다”며 “건설·건자재사들의 실적과 영업현금흐름 악화의 근본 원인이 착공지연이었던 만큼 착공 증가는 업종 턴어라운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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