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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내수 부양책 언제쯤…중국 증시에 볕 들 날 올까

[커지는 차이나 리스크] ③
디플레 짙어지는 中 경제, 투자심리 위축
"1분기 신중하게, 2분기부터 반등 가능성"

중국 위안화와 경제 그래프 합성 이미지. [로이터=연합뉴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원]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 부동산 위기 등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장기적인 저성장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향후 투자자들의 투자법에 대한 조언과 시장 상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지난해 제로코로나 정책만 풀리면 다시 회복될 줄만 알았던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졌다. 중국 증시의 부진은 디플레이션, 부동산 침체, 부채 리스크, 부양과 규제 정책의 엇박자, 미국의 긴축 정책 등의 여러 악재가 겹쳤고 투자 주체인 개인과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제로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플랫폼 등의 민영기업 규제 과정에서 기업의 경영 악화와 투자 축소, 고용에 대한 불안감, 수입 감소, 수요 부진 등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이 고스란히 나타나면서 중국인들의 소비 습관도 크게 변했다. 외부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경기 침체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부동산과 소비 회복의 상관성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어차피 부동산을 산다고 해도 향후 가치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현재의 소득 상황에서는 대출을 내더라도 ‘여전히 비싸서 살 수 없다’는 것이 중산층 인민들의 생각이다. 내 집 마련을 하지 않더라도 자동차, 여행, 서비스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고용과 자산 가치 축소 등의 불안한 상황에서 저축을 하려는 심리가 더 커졌고 소비를 하더라도 ‘가성비’와 ‘이성적 소비’ 트렌드로 변화됐다. 중국인들이 가성비 소비가 가능한 배경에는 핀둬둬, 알리바바 등의 대형 전자상거래 플랫폼 간의 저가경쟁, 중국 대륙을 커버하는 물류, 배송 시스템도 존재한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이전보다 못한 소비 부진으로 이전만큼의 성장 공간이 제한적인 중국 시장을 뛰어넘어 미국, 동남아, 아프리카 등의 글로벌 시장도 공략 중이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중국 직구 플랫폼 열풍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중국 주식 투자에서 거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값이었던 대표적인 소비주에 대해 투자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 글로벌 소비 시장에서 큰 손을 담당했던 중국인들의 소비 성향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고 ‘가성비 소비’, ‘글로벌 진출’의 전략을 공략하는 소비 기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도 부동산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낮추고 향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인구 감소, 생산력 보완, 장기 발전 동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 중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中 증시부양 속도 내지만...아직은 투자 신중해야" 

중국 정부도 부동산 산업 구조조정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를 낮추고 향후 과학기술 발전을 통해 인구 감소, 생산력 보완, 장기 발전 동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지속 중이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도 중국이 과학기술 발전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인구 보너스에 대한 프리미엄을 장기적으로 누리기에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전의 노동집약적 제조에서 고부가가치 제조업으로의 구조적 전환을 전개 중이다. 또한 14억 인구를 위해 건설 등의 구 경제 인프라가 아닌 데이터센터, 신(新) 에너지 발전, 5G, 인공지능 등의 인프라 구축도 더 필요한 상황이며 정부의 연구개발 촉진과 자금 지원이 아낌없이 투입되고 있는 분야이므로 장기적으로는 꾸준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종별 투자 로직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것도 필요하지만 최근의 중국, 홍콩 증시는 어디가 바닥일지 모를 정도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 지연에 따른 실망감이 나타나면서 2014년 외국인 거래가 시작된 후선강통 개통 이후로 지난해 처음 연간 기준 순매도를 보였다. 다만 올 들어 중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의 개선 전망과 더 강화될 통화·재정정책 기대감에 따라 점차 순매도 규모는 줄여 나가고 있는데 현재 더 큰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투자심리 위축이다.

중국 증시가 좋지 않던 시절에도 정책에 대한 신뢰와 의존도가 높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 정부가 어떤 부양 정책을 펼친다고 해도 아직은 요지부동이다. 여전히 불안한 심리가 중국 주식시장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일본이나 미국 주식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집중 매수나 일부 중소형 테마 중심 단기 트레이딩 쏠림 현상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같은 스노우볼(Snowball) 파생상품 관련 낙인 구간 진입하고 중소형 지수 급락에 저가 매수하려는 심리도 얼어붙었다.

중국 정부도 국가대표 자금을 투입해 대형 지수 ETF 순매수와 공매도 제한 등 증시 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상황이지만 당장은 하방 방어 정도만 가능할 뿐 추가 상승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다. 중국 주요 지수별 밸류에이션은 상해종합지수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최근 10년 평균 1.5배), 심천성분지수는 17.62배(최근 10년 평균 26배)를 기록하며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아직은 확인이 더 필요하다. 중국 경제지표 반등(물가, 부동산, 구매관리자지수(PMI), 무역 등)이 선행돼야 하고 양회 전후로 이어질 부양 정책 강도 또한 시장 기대치에 충족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보다 심리가 개선될 수 있으며 당장은 가격적 메리트가 있다고 해도 저가 매수에 대해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1월 초에 발표한 1조위안 국채발행과 2월부터 시행된 지준율 인하에 대한 효과가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올해 2분기 후반부터는 경제지표 반등과 정책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1분기 중으로는 신중하게, 2분기부터 경제 지표 반등, 정책 효과 가시화, 외국인 수급 등의 분위기 전환에 따라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도 개선될 것이고 저가매수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원

박수진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선임연구원은_이화여자대학교 국제중국어교육학 석사를 졸업한 뒤 2008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2018년 미래에셋증권 글로벌주식컨설팅팀을 거쳐 2021년부터 디지털리서치팀으로 옮겨와 중국·홍콩 증시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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