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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9연속 동결…이창용 “인하 논의 시기상조”(종합)

금리 3.5%로 동결…한은 금통위원 ‘전원일치’
“물가수준, 물가안정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9차례 연속 동결이다.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금통위 전원 ‘동결’…일부 위원 “3개월 후 인하 가능성”
22일 한국은행은 금통위 본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회의부터 이번 2월 회의까지 9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묶었다. 이번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결정됐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는 지난 13일 임명된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이 합류했다. 금통위는 한국은행 총재 및 부총재를 포함해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회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중 5명은 3개월 후에도 금리를 3.5%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목표치인 2%보다 높아, 앞으로 물가가 한은의 전망대로 둔화될지에 대한 불확실성 커 금리인하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다.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3개월 후 기준금리를 3.5% 보다 낮은 수준보다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놓아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소비가 당초 전망보다 부진해 물가압력이 약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내수부진에 대해서도 사전적으로 대비하기 때문에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 운영과 관련해선 물가상승률이 목표주순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긴 아직 이른 상황”이라면서 “국제유가의 공급 측 리스크가 상존하는데다 높은 생활물가가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제한하고 있어 향후 인플레이션 둔화과정이 평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그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상승률을 2% 수준으로 안정시켜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긴축기조를 얼마나 지속할지는 앞서 말씀드린 불확실성 요인을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결정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사 2층 모습. ‘물가안정’이라고 적힌 큰 액자가 걸려있다. [사진 김윤주 기자]

‘울퉁불퉁’ 물가 흐름…올해 물가 전망치는 2.6%
한국은행에서 주목하는 것은 물가상승률이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 3.2%보다 0.4%포인트(p) 하락하면서 반년 만에 2%대를 기록했다. 개인서비스 및 가공식품 가격 상승폭 축소 등의 영향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는 훌쩍 넘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물가수준이 물가안정 목표치보다 상당히 높고 물가가 한국은행의 전망대로 내려가지는 살펴봐야 한다”면서 “이 단계에서 금리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물가는 라스트 마일(마지막 단계)에서 평탄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길을 내려오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산물가격 상승 등으로 일시적으로 소폭 높아졌다가 이후 다시 완만히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향후 물가경로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국제유가 및 국내 농산물가격 움직임, 국내외 경기 흐름 등에 영향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물가성장률 수정전망도 내놨다. 한국은행이 바라본 올해 물가성장률은 2.6%로 작년 11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이 총재는 “오늘 발표대로 2월 전망이 미세한 점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지난해 11월 전망과 큰 변화 없기에 올해 상반기 내에 금리인하는 쉽지 않다는 의견을 유지한다”면서 “상반기가 지나서 어떻게 될지는 5월 달에 다시 경제전망을 할 때 나온 수치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밀집 지역의 모습.[사진 연합뉴스]

총재 “금리결정이 부동산 자극 않도록 노력”
이날 금통위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2.1%로 내다봤다. 지난해 11월 전망치와 같다. 경제 전망의 변수로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영향 ▲IT 경기 개선 속도 ▲부동산 PF 구조조정의 영향 등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이 총재는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고 소비는 예상보다 나쁜데 수출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보면 하방 요인 큰데, 수출을 보면 상방 요인이 크다”고 밝혔다.

또한 이 총재는 “태영건설 사태 등 부동산PF 문제가 질서 있게 정리되고 있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이같은 부동산PF 문제는 미시적인 정책으로 안정을 도모해야 하는 것이지 금리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점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 “지난 10여년 동안 투자자금은 부가가치 창출이 적은 부동산 쪽으로 다 몰렸다”면서 “이 때문에 주택‧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갔고, 이는 언젠가는 고쳐져야 된다”고 했다.

아울러 그는 “금리 정책을 잘못함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다시 올리는 그런 일은 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금리를 내릴 시점에도 이러한 부동산 가격이 자극되지 않도록 정부와 함께 ‘거시 안정 정책’을 확실하게 해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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