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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정원 지방권 대학 줄고, 서울권 대학 늘었다 [임성호의 입시지계]

서울권 소재 대학 수능 3~4등급도 합격권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 확대…상위권 대학 합격선 내려갈 수 있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2월 13일 서울의 한 입시학원에서 마련한 ‘의대 증원에 따른 입시 판도 분석 설명회’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참석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1994학년도에 수능이 처음 도입됐다. 94학년도 수능은 1차, 2차로 나뉘어서 2번 시험을 봤다. 1차 시험에 71만6326명, 2차 시험에 72만6634명이 응시했다. 

2002학년도 수능 응시생은 71만8441명이다. 이때부터 4% 안에 들어오면 1등급, 11% 안에 들어오면 2등급으로 9등급 체제가 적용되었고, 현재까지 수능 등급 비율은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2002학년도 당시 주요 상위 10개 대학에 입학하려면 수능 1등급 안에 반드시 진입해야 했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서연고)급에 가기 위해서는 1등급은 기본이고, 이 1등급 인원 중에서도 상위 1~2% 안에 들어와야 하는 것이 정해진 공식처럼 됐다. 이는 주요 10개 대학의 모집 정원이 약 3만명이고, 서연고가 1만명 정도에서 전체 수능 응시생을 역으로 계산해 보면 나오는 수치다. 

이로부터 20년이 지난 2024학년도에 수능 응시생은 44만4870명으로 20년 전과 비교해 볼 때 거의 절반 가까이 줄었다. 결과적으로 4% 안에 들어오는 1등급, 11%안에 들어오는 2등급 인원도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반면 서울권 주요 대학 모집 정원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2024학년도 서울권 대학 입학생 1173명 늘어나 

최근에는 서연고 등에서 첨단학과, 융합학과 등의 신설로 오히려 모집 정원이 늘어났다. 대기업 계약학과가 생기면서 주요 상위권 대학의 모집 정원은 오히려 늘고 있다. 지방권 대학들만 학령인구수 감소에 맞추어 정원을 거의 매년 감축하고 있다. 2024학년도에 지방권 대학에서는 직전년도에 비해 1815명 줄였지만, 서울권 대학은 오히려 1173명 늘어났다. 

학생 수가 줄어든 만큼 수능에서 상위권 등급 학생 숫자는 줄었고, 최근 들어 서울권 소재 대학은 모집인원이 늘어났다. 지방권 대학은 모집정원을 줄이면서 구조조정을 하는 상황이지만, 서울권 대학은 오히려 모집정원이 늘어나면서 합격선도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권 소재 대학의 합격 점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학생들이 서울권에 더 집중될 수 있는 구도이다. 

대학별 2023학년도 정시 수능 국어·수학·탐구(국수탐) 백분위 평균 합격 점수 70%를 대학별 최저 학과 기준으로 분석하면 바뀐 현실을 느낄 수 있다. 서울권 소재 대학 인문계의 경우 36개 대학 중 국수탐이 평균 2등급 이내면 합격이 가능한 대학은 서연고를 포함해 8개 대학이다. 서울권 소재 대학 합격 점수 발표대학 36개 대학 중 22.2%를 차지했다. 20년 전 1등급을 받아야만 상위 10개 대학에 입학했던 분위기와 다른 양상이다. 

인문계의 경우 서울권 36개 대학 중 국수탐에서 3등급만 맞아도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17개 대학을 차지했다. 4등급 대학도 6개 대학, 5등급 대학도 4개 대학이다. 결과적으로 국수탐에서 3~4등급만 맞아도 서울권 소재 23개 대학(대학 수 기준 63.9%)에 입학할 수 있다. 

2025학년도 학생 수 줄지만 상위권 대학 모집 인원 늘어나

자연계열의 경우도 국수탐 최저학과 합격 기준으로 1등급인 대학은 단 한 곳도 없다. 국수탐 2등급이면 합격하는 대학이 29개 대학(발표대학 기준) 중 6개 대학(20.7%), 3등급은 15개 대학(51.7%), 4등급은 8개 대학(27.6%)이다. 서울권 소재 대학 자연 계열의 경우 수능에서 3~4등급만 맞아도 들어갈 수 있는 대학이 23개 대학(대학 수 기준 79.3%)이다. 

2025학년도부터 의대 모집 정원 확대 이슈까지 벌어졌다.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이 더욱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학생 수는 줄고, 상위권 대학 모집 인원은 늘어나는 것이다. 여기에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의대모집 정원까지 확대되는 것이다. 

2024학년도에도 최상위권 대학 정시 합격자들의 수능 점수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4등급 학생들도 주요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학생 수 감소 ▲상위권 대학 모집 정원 확대 ▲수시 60% 선발에서 수능 최상위권 학생들도 수시 전형에 합격 ▲정시에서 세 군데 지원 중 중복합격으로 빠져나가면서 추가합격 발생 등 정시 합격 점수 하락 요인이 매우 다양해지고, 그 폭도 커지고 있다. 

학교 내신 관리가 충분하지 못한 수험생들은 매우 의미 있게 생각해야 한다. 정책적 측면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특정지역 쏠림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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