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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입성 에이피알, ‘따블’ 실패에도 88년생 대표는 8000억 돈방석

김병훈 대표, 30대 주식 부호 등극…긴 보호예수로 “경영의지 커”
오버행 리스크 등 상장 당일 주가 저조…향후 이익 개선 가능성 ↑

한국거래소(KRX)는 27일 서울사옥 홍보관에서 화장품 및 뷰티 디바이스 제조·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주)에이피알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을 개최했다.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가운데). [사진 한국거래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올해 첫 코스피 ‘대어’로 꼽힌 뷰티테크기업 에이피알(APR)이 상장 첫날인 27일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에 실패했다. ‘따따블’(공모가 대비 4배 상승) 성공 시 올해 첫 ‘황제주’(주가가 100만원)에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으나 시장 기대에 못 미친 성적으로 증시에 입성하게 됐다.

다만 1988년생 창업주인 김병훈 대표는 상장 첫날 기준 8000억원 안팎의 돈방석의 주인공이 됐다. 황제주 달성 시 김 대표의 지분평가액이 2조원대를 넘길 것이란 전망은 빗나갔지만 새로운 30대 주식부자 탄생 소식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40대인 구광모 LG 회장(2조5800억원) 다음으로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높은 30대 주식부호 반열에 오를 전망이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이피알은 공모가(25만원) 대비 27%(6만7500원) 오른 31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개장 직후 87% 상승한 46만7500원까지 치솟았으나 점차 상승폭이 축소됐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2조40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첫 조 단위 기업공개(IPO) 새내기주로 주목받은 에이피알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기대감을 높여왔다. 이달 초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1969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663대 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허수성 청약이 금지된 이후 최고치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 14만7000∼20만원에서 상단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14~15일 진행된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는 경쟁률 1112대 1로 증거금 약 14조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공모 물량 37만9000주 가운데 신주 발행은 30만9000주, 구주 매출은 7만주였다. 앞서 25만원에 공모가를 확정함에 따라 7만주 구주매출을 단행한 김 대표는 175억원을 현금화했다. 

김 대표의 지분율은 공모 전 33.69%에서 공모 후 32.76%로 낮아졌다. 공모 후 김 대표의 보유 주식은 248만4854주로, 이날 종가 기준 지분 가치 평가액은 약 7900억원에 달한다. 이날 김 대표의 지분 가치는 한때 1조원대까지 올랐다. 

김 대표가 구주매출로 현금화한 금액과 합쳐도 이미 800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 만약 이날 따따블에 성공한다면 김 대표의 지분가치가 2조4800억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으나 이에는 미치지 못했다.

오버행 우려 극복 못해…"동종 그룹比 저평가, 이익 개선 전망" 

시장의 기대보다 상장 당일 저조한 흐름을 보인 에이피알에 대해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이피알의 상장 첫날 유통 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 수의 37%, 7000억원대 수준이었다. 1개월 후에는 11.53%, 2개월 후엔 11.68%의 물량 보호예수가 풀린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상장 당일의 유통 물량이 다소 많은 점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2개월 내 보호예수가 풀리는 물량을 고려했을 때 상장 후 단기 주가 변동성은 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에이피알이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낮은 만큼 향후 이익 개선을 통한 주가 상승 가능성도 내다봤다. 

정지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2024년 지배순이익 추정치 기준 PER 12.9배에 불과하다. 뷰티 디바이스 산업의 성장성과 확장성을 감안 시, 경쟁심화를 감안해도 저평가라고 판단한다”며 “상장 후 단기 변동성 클 수 있지만, 이는 공모가산정 시 동종그룹(Peer Group) 6개사(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클리오, 브이티, 클래시스, 원텍)의 올해 평균 PER 17.5배 대비 26% 할인된 수준이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에이피알은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자체 브랜드 생산 공정과 밸류 체인 공정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수율과 가격 측면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했다”며 “연이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ASP(평균단가) 상승과 미국, 일본을 필두로 올해 해외 수출 증대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에이피알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휴학한 김 대표와 이주광 전 대표가 창업한 뷰티·패션 기업이다. 2014년 10월 설립된 에이피알은 자사몰 중심의 D2C(소비자직접거래) 시장을 선도했다. 에이프릴스킨을 시작으로 현재 ▲코스메틱(메디큐브,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패션(널디) ▲이너뷰티(글램디) ▲엔터테인먼트(포토그레이) 등 다양한 브랜드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특히 2021년 시작한 뷰티 디바이스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에이지알’(AGE-R)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매출은 4000억원으로 전년 2600억원 대비 1.5배가량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92억원으로 전년 143억원 대비 약 세 배 늘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김 대표가 구주 매출 이후 남은 보유 주식의 85~90% 이상이 2년 반 정도 길게 보호예수로 걸려있다”며 “대표의 경영 의사가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의지를 보호예수를 통해 보여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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