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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상업용 부동산發 리스크…SVB 뱅크런 사태 재현하나?

[통화신용정책보고서]⑤
예금자 보호 조치로 손실 우려 낮아져 
대출부실 확산 시…연준 신속 대응할 것

미 은행 규모별 CRE 배출 비중(왼쪽), 미 CRE 부채의 만기도래 규모. [제공 한국은행]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미국 상업용 부동산(CRE) 부진이 은행권의 CRE 대출 부실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는 과거 고금리 충격에 따라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의 뱅크런(예금인출) 사태 등을 떠올리게 하지만, 뱅크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1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미국의 CRE 관련 부채의 만기 도래 규모는 5440억 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기조가 지속될 경우 CRE 관련 부채의 상환(차환)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2022년 이후 연준의 긴축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CRE 대출 연체율은 이미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2022년 3분기 해당 대출의 연체율은 0.64%에서 2023년 3분기 1.07%까지 올랐다. 

특히 최근 미국의 지역은행인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등은 CRE 대출과 관련된 손실 또는 추가 충당금 적립을 발표했다. 미국 지역은행 부실로 인한 시스템 위기 발생 가능성이 재부각되는 한편 미국의 위기가 다른 나라로 파급될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은행의 CRE 대출 비중을 보면 중소형은행의 CRE 상업용 부동산 익스포저(exposure, 위험노출액)가 크게 나타난다. 미국 은행 중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 이상인 은행의 CRE 대출 비중은 12.8% 수준이다. 반면 자산규모가 1000억 달러 미만인 은행은 해당 비중이 35% 수준에 달한다. CRE 부진에 따라 은행들의 관련 대출이 부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말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말 대비 5.9%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거래금액은 802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지속적인 가격 상승에 따른 고평가 인식,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 영향으로 상업용부동산 수요가 많이 감소한 영향이다.

상업용부동산 사태는 고금리 충격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나 2023년 SVB 파산 사태와 닮아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금융기관들이 구조화 파생상품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리스크에 대한 평가 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단순 대출, 저당증권(CMBS) 형태로 리스크 평가 자체가 용이하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은행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은행들의 자본 건전성이 금융위기 당시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도 차별화 요소다.

한국은행은 SVB 파산 사태의 직접 원인이 된 뱅크런이 뉴욕커뮤니티뱅코프 은행에서 나타날 가능성도 낮다고 평가한다. SVB 은행은 예금의 상당 부분인 95%가 예금보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거액 예금자로부터 조달됐으나, 뉴욕커뮤니티뱅코프는 이 비율이 30%를 하회한다.

통화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도 다르다. 한국은행은 “2023년 3월 당시엔 연준의 완화적 정책 대응에 대한 기대가 낮았지만 현 시점에선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확산될 조짐이 보일 경우 연준이 신속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국내 금융기관 및 연기금이 주요국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금액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해 관련 리스크에 대한 모니터링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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