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주자 미국의 엔비디아가 18일(현지시간) 차세대 인공지능(AI) 칩을 선보였지만 주가 반응은 미미했다. 신형칩 공개가 이미 예상됐던 것이고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다. 

엔비디아 주가는 이날 나스닥 시장 정규거래에서 0.70% 오른 884.55달러로 소폭 상승 마감하는 데 그쳤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1.7% 넘게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개발자 콘퍼런스 ‘GTC(GPU Technology Conference) 2024’를 열고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AI 칩 ‘B100’을 전 세계에 공개했다.

블랙웰은 2년 전 발표된 엔비디아 호퍼(Hopper)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B100은 현존하는 최신 AI 칩으로 평가받는 엔비디아 H100의 성능을 뛰어넘는 차세대 AI 칩이다. B100의 연산 처리 속도는 기존 H100보다 2.5배 더 빠르다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젠슨 황 CEO는 “호퍼는 매우 환상적이었지만, 우리는 더 큰 GPU를 원한다”면서 블랙웰을 소개했다.

이어 “엔비디아는 지난 30년 동안 딥 러닝, AI와 같은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가속 컴퓨팅을 추구해 왔다”며 “생성형 AI는 우리 시대를 정의하는 기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랙웰은 이 새로운 산업 혁명을 구동하는 엔진으로,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기업들과 협력해 모든 산업에서 AI의 가능성을 실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블랙웰은 최대 10조 개의 파라미터로 확장되는 모델에 대한 AI 훈련과 실시간 거대 언어모델(LLM) 추론을 지원한다. 또 2080억 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칩이라고 엔비디아는 밝혔다.

아마존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많은 기업이 블랙웰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로운 첨단 AI칩을 선보인 엔비디아가 더 큰 성장세를 이루어 낼 수 있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GPU는 대규모 AI 모델을 훈련하고 배치하는데 필수로 꼽히며 엔비디아는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가 AI붐을 일으킨 이후 엔비디아의 총 매출은 3배 이상 늘었고, 주가는 5배가 뛰었다.

GTC 행사를 앞두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엔비디아 목표주가를 높였다. 앞서 이번 GTC를 ‘AI 우드스톡’이라고 이름 붙인 BofA 애널리스트 비렉 아리야는 목표주가를 1100달러로 제시했고, 캔터피츠제럴드의 C.J. 뮤즈는 1200달러로 상향했다. HSBC도 엔비디아 매수 추천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880달러에서 1050달러로 높였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애널리스트는 총 60명으로 이 중 55명(92%)이 매수(비중확대 및 시장수익률 상회 등 포함)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