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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차세대 AI칩 약발’ 벌써 끝?…삼전·SK하닉, 주가 이것 남았다 [이코노 株인공]

엔비디아, 차세대 AI칩 B200공개…추론성능 30배↑
국내 반도체株, 목표주가 올랐지만 주가는 하락
증권가 "단기 조정 불과…탄탄한 실적 주가 뒷받침"

18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4가 열린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젠슨 황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세계 증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을 몰고 온 엔비디아 주가가 요동치며 국내 관련주도 술렁이고 있다. 엔비디아가 18일(현지시간) 차세대 AI 칩을 선보이자 국내에서 엔비디아의 직접 수혜를 받아온 종목 뿐 아니라 반도체 섹터 전반의 훈풍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000660)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엔비디아가 독점 공급해왔으며, 삼성전자(005930)도 여기에 가세하고 있다. 하이닉스의 HBM의 후공정 작업을 담당하고 있는 한미반도체(042700), AI 가속기 생산 기업에 고다층 메인보드 기판(MLB)을 공급하고 있는 이수페타시스(007660)도 엔비디아 수혜의 핵심 사정권에 있다. 증권가에선 급격한 주가 상승에 따른 단기 조정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완전한 상승장에는 접어들지 않을 거라고 보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4가 열린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 밖에 참석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엔비디아 주가는 0.70% 오른 884.55달러로 소폭 상승 마감하는 데 그쳤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1.7% 넘게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칩을 선보였지만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는 평가에 따른 영향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3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1일 822.79달러, 4일 852.37달러, 5일 859.64달러, 6일 887.00달러, 7일 926.69달러로 상승세를 이어오다 8일 875.28달러로 고꾸라졌다. 11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17.54% 내려 857.7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의 주가가 불안정해지면서 수혜를 입었던 국내 관련주도 타격을 받았다. 코스피 시장에서 19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보다 2.50%(4190원) 내린 16만200원으로 내려앉았다. 삼성전자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이밖에 관련주도 하락 마감했다. 한미반도체는 전날보다 4.98%(4900원) 하락한 9만34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수페타시스도 2.66%(1000원) 떨어진 3만6650원을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주력 AI용 반도체인 H100_[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완전한 하락 추세에 접어들기 보다는 과열 국면에 따른 단기 조정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월 엔비디아 CFO는 실적 컨퍼런스를 통해 자사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의 40% 이상이 학습이 아니라 추론 작업을 수행하는 AI시스템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AI 소프트웨어 생태계 강점을 확보한 엔비디아는 GTC 2024를 통해 AI 추론 소프트웨어 및 응용 프로그램의 성장 잠재력을 강조했다. 향후 AI 반도체 시장 성장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변화돼도 AI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완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GTC 2024 컨퍼런스에서 AI 추론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자사의 AI 추론용 응용 프로그램 확장성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AI 추론 시장이 확대되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스타트업까지 성장의 온기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가 열린 18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H의 실물을 공개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미국 IT 장세를 견인 중인 AI 관련 기업의 실적이 꺾이지 않은 점도 IT 주가에 우호적일 전망”이라며 “매크로 변수가 흔들리지 않는 가운데 실적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면 주가는 일시적 조정을 보이더라도 언제든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관련 업체들의 탄탄한 실적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 요소라고 내다봤다. 흑자 전환에 성공한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도 흑자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길었던 ‘반도체 겨울’에 끝이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전망)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을 12조2070억원으로 기존 추정치 10조4360억원에서 17% 상향 조정됐다. 엔비디아에 공급하는 HBM이 주요 동력이다.

김동원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경쟁사 신규 진입에도 불구하고 엔비디아 HBM 시장 지배력을 당분간 유지할 것”이라며 “엔비디아 GPU(그래픽처리장치) 제품 경쟁력 관점에서 대체재가 없고,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라인의 생산성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2026년까지 전 산업 분야에 AI 침투율이 급증하는 가운데 천문학적 AI 연산 등을 감당할 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적인 점도 들면서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해 초보다 129% 상승했지만,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도 작년 1분기부터 1년간 이어진 적자를 탈출해 올해 1분기에 흑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컨센서스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추정 영업이익은 4조9272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판가 상승은 실적 개선 뿐 아니라 재고평가손실 충당금 환입까지 발생시키면서 예상보다 강한 실적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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