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메이슨에 438억 배상해야…지연이자 등 800억 육박할 수도
'삼성 합병 반발' 2억불 청구 중 16% 인용
엘리엇 이어 두번째 중재판정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삼성 합병'과 관련해 한국 정부가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 캐피탈에 약 438억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국제중재기구 판정이 나왔다. 메이슨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중 16%가량이 인용됐다. 배상 원금에 지연이자, 법률·중재비용을 모두 합하면 정부가 메이슨에 줘야 할 금액은 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무부는 11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판정부가 메이슨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3203만876달러 및 지연이자(2015년 7월부터 5% 연복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환율(달러당 1368.5원) 기준으로 약 438억원 수준이다.
이는 메이슨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약 2억 달러(약 2737억원) 중 16%가량이 인용된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메이슨에 법률비용 1031만8961달러(141억원)와 중재비용 63만유로(9억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배상 원금에 지연이자, 법률·중재비용을 모두 합해 8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메이슨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8년 9월 국제투자분쟁 해결 절차(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를 통해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메이슨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 비율을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정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그룹 승계라는 부당한 목적으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한 비율이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연금공단이 이같은 불공정한 합병을 찬성해 손해를 보게 됐다며 정부의 배상을 요구했다. 당시 메이슨은 삼성물산 지분의 2.18%를 보유하고 있었다.
메이슨은 중재판정부의 심리 과정에서 "합병의 진정한 목적은 총수 일가의 승계를 촉진하고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이었고, 이는 궁극적으로 삼성물산 주주의 손실로 이어졌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삼성 총수 일가가 제공한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고, 국민연금의 내부 절차를 침해하고 합병에 승인하도록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결과 등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이 회장 일가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절차를 침해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밝혀졌다"며 "정부의 이러한 개입은 한국 역사 최대의 '정치 부패 스캔들'로 언급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 측은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한 것, 그리고 이를 이유로 탄핵당하고 수감된 것은 사실이나, 뇌물은 합병이 승인된 이후에 수수했기 때문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와는 관련이 없다"며 "메이슨은 한국 법원의 판단과 미확정 상태인 형사 기소 단계에서의 주장을 짜깁기해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민연금은 한국 정부의 일부가 아닌 독립법인으로, 합병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에 어떠한 위임된 정부 권한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가 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재판정부는 양측의 공방을 심리한 결과 메이슨 측의 주장에 일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같은 취지로 제기한 ISDS에서 지난해 6월 한국 정부가 5358만6931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9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지연이자 등을 합하면 정부가 지급해야 할 돈은 1300억원대에 이른다.
정부는 이 판정에 불복해 지난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른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혐의의 전제인 '승계 목적의 부당 합병'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상태로, 이 사건은 검찰이 항소해 2심을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메이스 판결과 관련해 "판정문 분석 결과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추후 설명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무부는 11일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의 중재판정부가 메이슨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한국 정부에 3203만876달러 및 지연이자(2015년 7월부터 5% 연복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환율(달러당 1368.5원) 기준으로 약 438억원 수준이다.
이는 메이슨이 청구한 손해배상금 약 2억 달러(약 2737억원) 중 16%가량이 인용된 것이다.
중재판정부는 한국 정부가 메이슨에 법률비용 1031만8961달러(141억원)와 중재비용 63만유로(9억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정했다.
이에 한국 정부가 지급해야 할 금액은 배상 원금에 지연이자, 법률·중재비용을 모두 합해 800억원에 육박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메이슨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승인하는 과정에 한국 정부가 부당하게 개입해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후 2018년 9월 국제투자분쟁 해결 절차(ISDS·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를 통해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메이슨은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 비율을 삼성물산 1주당 제일모직 0.35주로 정했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그룹 승계라는 부당한 목적으로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불리한 비율이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또 국민연금공단이 이같은 불공정한 합병을 찬성해 손해를 보게 됐다며 정부의 배상을 요구했다. 당시 메이슨은 삼성물산 지분의 2.18%를 보유하고 있었다.
메이슨은 중재판정부의 심리 과정에서 "합병의 진정한 목적은 총수 일가의 승계를 촉진하고 지배력을 증대시키는 것이었고, 이는 궁극적으로 삼성물산 주주의 손실로 이어졌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삼성 총수 일가가 제공한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고, 국민연금의 내부 절차를 침해하고 합병에 승인하도록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특검 수사 결과 등을 거론하며 "한국 정부가 이 회장 일가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절차를 침해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밝혀졌다"며 "정부의 이러한 개입은 한국 역사 최대의 '정치 부패 스캔들'로 언급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 측은 "박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한 것, 그리고 이를 이유로 탄핵당하고 수감된 것은 사실이나, 뇌물은 합병이 승인된 이후에 수수했기 때문에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와는 관련이 없다"며 "메이슨은 한국 법원의 판단과 미확정 상태인 형사 기소 단계에서의 주장을 짜깁기해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국민연금은 한국 정부의 일부가 아닌 독립법인으로, 합병 안건에 관한 의결권 행사에 어떠한 위임된 정부 권한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국가 행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중재판정부는 양측의 공방을 심리한 결과 메이슨 측의 주장에 일부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같은 취지로 제기한 ISDS에서 지난해 6월 한국 정부가 5358만6931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69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지연이자 등을 합하면 정부가 지급해야 할 돈은 1300억원대에 이른다.
정부는 이 판정에 불복해 지난해 7월 중재지인 영국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국내에서는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이른바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1심에서 법원이 무죄를 선고하면서 혐의의 전제인 '승계 목적의 부당 합병'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상태로, 이 사건은 검찰이 항소해 2심을 앞두고 있다.
법무부는 메이스 판결과 관련해 "판정문 분석 결과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추후 설명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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