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예단 어렵다”…불확실성 마주친 한은
10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 결정
“美 연준보다 국내 상황 따라 통화정책할 여력이 커졌다”
“기업부채 상황, 가계부채보다 위험하지 않아”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10회 연속 동결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중동 정세 불안이 더 심화하면서 한은의 고민은 한층 깊어졌다. 한은은 국내 물가 불확실성이 큰 만큼 현재의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 물가 상승률이 2.3%까지 수렴한다고 확신한다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여지를 뒀다.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 결정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였다. 이날 금통위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긴축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며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어려움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로 높아지고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를 기록하는 등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국제유가가) 90달러, 100달러로 올라가서 거기에서 굉장히 오랜 기간 머물러 있으면 당연히 한은도 물가 전망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이란과 이스라엘 문제도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볼 때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지금 상황에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총재는 최근의 과일가격 상승에 대해서도 통화정책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산물 가격과 사과 가격이 높은데 기후변화에 많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통화와 재정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심할 때는 생산자를 보호할 것인가, 수입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국민의 합의점을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긴축 기간 ‘충분히 장기간’→‘충분히’ 톤 조절
이 총재는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긴 했지만 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경우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금리 정책과 다르게 갈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에 2.3%까지 갈 경우 금통위원 6명은 ‘한은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건 아니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3개월 후 현재의 3.5%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공급 요인의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한은은 이번 금통위를 통해 긴축 기간을 ‘충분히 장기간’이라는 표현에서 ‘장기간’을 뺐다. 이 총재는 “‘충분히 장기간’이라고 써놓으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할 수 없다라는 메시지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또 그것(충반히 장기간)을 다 없애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한다는 메시지가 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의 차별화된 금리 정책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미국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기조에서는 한은에 제약이 있었다”며 “지금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언제 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영향이 예전과는 다르고 전 세계적으로 (연준에) 탈동조화가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국을 반드시 따라 한다, 안 한다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내 물가 변화, 환율 영향 등 국내 요인을 갖고 통화정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국내 부채 문제에 대해 1분기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 미만으로 내려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료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부채와 관련해선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부채가 굉장히 늘었다”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감으로써 기업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은 면이 있고,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기 위해 부채는 좋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의 자본도 늘어난 면이 있기 때문에 부채 비율로 봐서는 그 증가 속도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만큼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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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 결정
1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금통위원 6명 만장일치였다. 이날 금통위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긴축 기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통화정책방향’ 보고서에서 “물가 상승률이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주요국 통화정책과 환율 변동성,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크다”며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했다.
특히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의 통화정책에도 어려움이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로 높아지고 원달러 환율이 1370원대를 기록하는 등 수입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국제유가가) 90달러, 100달러로 올라가서 거기에서 굉장히 오랜 기간 머물러 있으면 당연히 한은도 물가 전망을 바꿔야 할 것”이라며 “이란과 이스라엘 문제도 있어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볼 때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전원이 지금 상황에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 총재는 최근의 과일가격 상승에 대해서도 통화정책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농산물 가격과 사과 가격이 높은데 기후변화에 많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통화와 재정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기후변화가 심할 때는 생산자를 보호할 것인가, 수입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인가 국민의 합의점을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설명했다.
긴축 기간 ‘충분히 장기간’→‘충분히’ 톤 조절
이 총재는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긴 했지만 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경우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미국의 금리 정책과 다르게 갈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반기에 2.3%까지 갈 경우 금통위원 6명은 ‘한은이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건 아니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3개월 후 현재의 3.5%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 놔야 한다는 견해를 내놨다. 공급 요인의 불확실성과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또 한은은 이번 금통위를 통해 긴축 기간을 ‘충분히 장기간’이라는 표현에서 ‘장기간’을 뺐다. 이 총재는 “‘충분히 장기간’이라고 써놓으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할 수 없다라는 메시지가 많이 나올 것”이라며 “또 그것(충반히 장기간)을 다 없애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한다는 메시지가 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과의 차별화된 금리 정책이 가능하냐는 질문에 “미국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는 기조에서는 한은에 제약이 있었다”며 “지금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언제 할 것이냐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통화정책 영향이 예전과는 다르고 전 세계적으로 (연준에) 탈동조화가 됐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미국을 반드시 따라 한다, 안 한다 이런 문제가 아니다”라며 “국내 물가 변화, 환율 영향 등 국내 요인을 갖고 통화정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마지막으로 국내 부채 문제에 대해 1분기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100% 미만으로 내려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자료가 아직 나오지 않아서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부채와 관련해선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부채가 굉장히 늘었다”며 “부동산 가격이 올라감으로써 기업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좋지 않은 면이 있고,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기 위해 부채는 좋은 측면이 있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의 자본도 늘어난 면이 있기 때문에 부채 비율로 봐서는 그 증가 속도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만큼 위험하다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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