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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전자·20만닉스 간다더니 ‘뚝’…“반도체 비중 줄여야할까?” [이코노 株인공]

美금리인하 지연-중동 리스크 영향
엔비디아 시총 하루새 296조원 증발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사진 연합뉴스]

매주 수요일 아침, 빠르게 변하는 주식 시장에서 주목할 종목을 짚어 드립니다. 한 주 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주식을 ‘이코노 주(株)인공’으로 선정합니다. 주가가 급등락했던 원인과 배경, 앞으로의 전망까지 집중 해부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나란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엔비디아가 10% 하락하는 등 반도체주 주가가 동반 급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여전히 회복세를 보인다면서 조정을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10만전자(삼성전자 주가 10만원대)’를 기대하던 삼성전자도 ‘7만전자’로 떨어졌고, SK하이닉스는 ‘20만닉스(SK하이닉스 주가 20만원대)’를 향해 내달리다 ‘17만닉스’로 추락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2% 급락한 4306.87포인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10% 하락하며 76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하루 새 2000억 달러 넘게 증발하며 1조9050억 달러(2626조9950억원)까지 줄었다. 미국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했다. 물가 상승 압력에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중동 리스크까지 발생하며 투자 심리에 찬물을 끼얹은 영향이다. 

제 2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AMD도 5.44% 급락한 146.6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외에 미국 최대 D램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4.61%, 대만의 TSMC가 3.46% 하락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장기간 급등세를 보인 기술주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중동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주식시장의 악재이며, 고금리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기술주에 부담 요인이다. 여기에 대만 TSMC가 올해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10%로 낮춘 점도 불안 심리를 키웠다. 성장 둔화에 무게를 둔 셈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엔비디아 주가에 후행해 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달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15.6% 하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각각 5.8%, 5.3% 떨어졌다. '10만전자'와 '20만닉스'에 대한 기대감도 미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추가 조정 가능성이 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는 고성장하는 엔비디아에 HBM 공급을 담당하는 부분이 적지 않았다"며 "엔비디아 하락은 한국 반도체주의 약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주가 하락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주요 기술주들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 크다.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화면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무엇보다 반도체 주가 하락은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며 주요 기술주들이 타격을 입은 영향이 크다. 최근 월가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금리를 한 차례만 내리는 데 그치거나, 아예 내리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올 초부터 본격적인 상승세를 탄 AI 및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동발 리스크가 커지면 국제 유가와 물가가 상승하고, 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된다”며 “결국 PC나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 수요 회복이 더뎌지는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긍정적인 증권가 전망도 적지 않다. 반도체 가격 반등으로 수익성과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6조 6000억원으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1조 원 이상 웃돌았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1조4750억원이다. 1분기 매출액 역시135.43% 증가해 11조9787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반도체 수급 개선 효과가 본격화하며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 폭은 전 분기 대비 높은 수준일 것”이라며 “디램(D램)과 낸드 가격 상승 폭도 각각 16%, 25%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 낸드 모두 예상보다 견조한 업황으로 인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도 상향 조정이 가능하다"며 "HBM 또는 차세대 메모리, 비메모리 부문에서의 경쟁력이 확인되면 PBR 밴드 상단에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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