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2030 소비자 잡아라”…홈쇼핑, 젊어지는 이유는

패션·뷰티 카테고리 단독 브랜드 론칭 이어져
중·장년층→2030세대로 타깃 변화
“차별화된 단독 브랜드로 경쟁력 강화”

롯데홈쇼핑은 미국 아마존 선크림 1위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를 업계 최초로 선보이며 2030 고객 확보에 나선다. [사진 롯데홈쇼핑]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홈쇼핑업계가 젊어지고 있다. 중·장년층이 주요 타깃층인 홈쇼핑이 MZ세대에게 인기 있는 뷰티 브랜드를 단독 론칭하며 2030세대 소비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차별화된 자체브랜드(PB)를 잇달아 선보이며 고객 유입 효과를 높이고 있다. 송출수수료 증가와 TV 시청 감소, 소비심리 둔화 등으로 매년 홈쇼핑업계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반등을 위한 돌파구로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롯데홈쇼핑이 홈쇼핑 업계 최초로 론칭한 ‘조선미녀’는 지난 12일 데뷔 방송에서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며 판매를 마감했다. 방송 25분 만에 4000세트가 완판됐다. 평일 오전 8시에 선보인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속도다. 

롯데홈쇼핑이 조선미녀를 단록 론칭한 데에는 뷰티 주문 건수 증가에 있다. 올해 1분기 뷰티 주문 건수가 전년 동기대비 20% 이상, 2030 주문 건수가 30% 이상 증가함에 따라 신규 뷰티 브랜드 발굴을 통해 2030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성공을 기반으로 군내에서의 인지도와 매출 상승을 모색 중인 조선미녀와 전략적으로 협업하게 됐다”고 밝혔다.
GS샵이 마녀공장과 협업해 단독으로 선보인 ‘갈락토미 멜라코어 에센스’ 론칭 방송. [사진 GS샵]

GS샵도 올해 출시한 단독 상품들이 동시간대 평균 매출 대비 160~300% 수준의 실적을 거두는 성과를 냈다. 지난달 16일과 24일 ‘마녀공장’ 제품을 단독 론칭하며 신제품인 ‘갈락토미 멜라코어 에센스’를 판매했다. 

해당 방송은 젊은 층의 구매를 끌어냈다. 4060세대가 주요 고객층인 TV홈쇼핑에서 3050세대 주문 비중이 90%를 차지하며 평균 구매 고객 연령이 10살가량 어려진 것이다. GS샵 측은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마녀공장 브랜드 효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GS샵이 내놓은 단독 패션 브랜드 ‘코어 어센틱’은 첫 방송에서만 약 3만 건의 주문량을 기록했다. 이어 2차 방송에서는 30분간 1만5000건, 3차 방송에서는 70분간 2만1000건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평균 매출 대비로는 각각 300%, 200%, 170%에 해당할 정도로 높은 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CJ온스타일 또한 지난달 VT코스메틱의 ‘VT 리들샷’ 신제품을 단독 론칭해 선보였다. 지난 7일 방송에서만 5억4000만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며 완판됐다. 해당 방송을 통해 ‘뷰티 큰손’ 20대를 비롯해 3040세대의 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젊은 고객 유입을 확인했다.

CJ온스타일은 일찌감치 단독 브랜드 확보에 힘써왔다. 직접 제품 기획에서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PB 브랜드와 라이선스·유통 독점권을 통해 차별화를 이룬다는 목표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말 ‘브랜드웍스코리아’란 자회사를 설립, 향후 브랜드 발굴·육성 등을 모색해 브랜드 사업 전문 자회사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컴포트 슈즈 브랜드 ‘락포트’, 미국 클래식 패션 브랜드 ‘브룩스 브라더스’, 세라믹 브랜드 ‘오덴세’의 국내 판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CJ온스타일은 앞으로도 라이선스 브랜드 독자 사업화를 계속 확대하고 패션 PB를 지속해서 육성해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홈쇼핑사들이 이처럼 단독 상품 출시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젊은 고객층 유입을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TV홈쇼핑 채널뿐만 아니라 젊은 층이 대부분 이용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 방문자를 늘리기 위해 이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와 상품을 단독으로 선보여 고객층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홈쇼핑 타깃층인 4060세대가 과거와 달리 모바일 환경에 익숙하고, 나이보다 젊은 감각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도 젊은 브랜드 도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홈쇼핑사들은 모바일 앱과 유튜브 등으로 판매 채널도 확대하고 있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과거 홈쇼핑채널에서 파는 상품이 거의 동일해 각 채널마다의 차별성이 없어 고객들은 가격이 저렴한 채널에서 구입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이제는 어디에서나 파는 제품으로 차별화를 내세울 수 없기 때문에 각 사마다 상품 큐레이팅 역량을 강화해 기존 홈쇼핑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젊은 브랜드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현대자동차그룹, 미 IIHS 충돌 평가서 ‘안전한 차’ 18개 차종 선정

2임현택 의협회장 “의대 정원 발표, 사법부 존중 않는 비민주적 행태”…정부와 ‘강 대 강’ 대치 이어가

3“물러서지 않는다”는 틱톡 vs “중국 공산당이 통제권을 가진 앱”이라는 미 하원

4정부 조사 끝나지 않았는데…홍채 이용 서비스 재개한 월드코인

5미국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한국도 적극적인 참여?

6구글 검색 반독점 소송 변론 마무리…선고 올해 안에 나올 듯

7 공수처, ‘채상병 사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소환

8LG·두산 간병돌봄 가족에 대한 사회적 관심 높이는 데 앞장선다

9운전자 안도의 한숨…6주간 상승했던 주유소 기름값 둔화

실시간 뉴스

1현대자동차그룹, 미 IIHS 충돌 평가서 ‘안전한 차’ 18개 차종 선정

2임현택 의협회장 “의대 정원 발표, 사법부 존중 않는 비민주적 행태”…정부와 ‘강 대 강’ 대치 이어가

3“물러서지 않는다”는 틱톡 vs “중국 공산당이 통제권을 가진 앱”이라는 미 하원

4정부 조사 끝나지 않았는데…홍채 이용 서비스 재개한 월드코인

5미국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한국도 적극적인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