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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FGF 2024]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주주환원 제고·지배구조 개선 동참해야”

“한국 기업 거버넌스 취약…긴 흐름에서 변화 모색해야”
"이사회 구성 등 기업 체질 변화가 밸류업 성패 좌우할 것"

이코노미스트 주최로 '2024 이코노미스트 금융성장포럼'이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이 '외국투자자들이 바라보는 한국 증권시장'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만 갈라파고스처럼 혼자 남아있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주주환원 제고와 거버넌스(지배구조) 개선 등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규제, 대기업의 주주희생을 강요하는 의사 결정 등이 복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을 돌릴 방안이 제기됐다.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2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2024 이코노미스트 금융성장포럼’에서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본 한국 증권시장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발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남우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에 대해 크게 ▲취약한 거버넌스 ▲자본집약적 비즈니스 모델 ▲정부의 과도한 간섭 ▲인구 감소 등을 꼽았다. 

이 회장은 구체적으로 “한국 기업 거버넌스는 취약하다. 아시아 순위 12개국 중 8위다”며 “기업 이익이 경기에 매우 민감하고, 미래 예측 어려운 산업 구조적 특징이 문제”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의 과도한 간섭으로 한국 4대 금융지주사 PBR(주가순자산비율)이 과거 공산당이 소유한 중국 4대 은행 PBR보다 낮았다”라며 “그 다음에 인구감소로 내수 장기 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밸류업 프로그램 10년 이상 준비
이 회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 중 특히 “거버넌스가 가장 큰 문제”라며 “일본도 10년 전 지금의 한국과 같았지만, 지금은 많이 변해서 미국식의 자본주의가 작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웃나라인 일본이 이렇게 변하는데 한국이 어떻게 안변할 수가 있냐”며 “긴 흐름에서 그렇게 보는 거다”라고 내다봤다. 

이 회장은 일본의 밸류업 성공 사례를 소개하며 “야마지 히로미 일본거래소그룹(JPX) 최고경영자(CEO)가 드라이브를 아주 잘해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제 10년 이상 준비를 해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의 밸류업을 위한 야마지 CEO의 핵심 메시지도 언급했다. 그는 “첫 번째로 기업들이 주주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눠야 한다”며 “경영진은 손익계산서 상의 매출, 이익, 시장점유율에 집착하지 말고 재무상태표를 파헤쳐, 투자자가 관심 있는 자본비용과 주가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독립된 이사회가 PBR이 낮은 이유를 분석해 구체적인 개선책과 진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발표해야한다”며 “단기적인 미봉책보다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포커스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 기업과 해외 기업의 비교 사례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원인도 분석했다. 

이 회장은 “한국의 이사회는 학자나 권력기관 출신이 많지만 일본은 업계 전문가가 많고 없으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데려온다”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 역시 이사회 구성원이 글로벌 전문가인 반면 삼성전자는 100% 한국인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그룹에 대해서는 “자산 효율성 개선 여지가 매우 크다”면서도 삼성동 부지에 건립하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에 대해선 TSR(총주주수익률)과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사례로 평가했다. 이 회장은 “현대차 일반주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자동차회사에 투자했지 한국 상업용 부동산이나 건설회사에 투자하지 않았다”며 “지금이라도 프로젝트를 접고 원금을 회수 하든지 아니면 조인트로 개발을 하든지 해서 미래 고객에 투자하는 게 현대차 주주를 더 위하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가의 밸류에이션을 올리는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향후 밸류업의 성패 여부는 기업의 체질 변화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회장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안타까워 한다”며 “무조건 배당하고, 무조건 자사주를 매입해 통 소각하라고 권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의 기회가 많이 있다면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을 해야 하는데, 이를 못하면 차라리 주주에게 줘야한다”며 “TSR을 높이는 방법에는 배당제고나 자사주 매입 등이 있지만 거버넌스가 개선되면 주식 밸류에이션 레벨이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1차 세미나 발표에 대한 아쉬움과 기대감도 언급했다. 그는 “1차 세미나 후 국내에선 정부의 강제성이 빠지고 확정안이 발표되지 않아 실망감이 컸다”며 “글로벌 헤드나 아시아 대표 등 1분기 기록적인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기업 방문 등에서 보듯이 외국인의 한국 밸류업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거버넌스는 주주권리가 제대로 행사되고 일반주주와 외국주주 포함 모든 주주가 공평하게 대우 받는 것”이라며 “한국의 밸류업 변화에 동참해 내년 3월 주총에 함께 참석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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