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준공을 앞둔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비상계단의 층간 높이를 규격에 맞추기 위해 시공이 끝난 계단을 하나하나 깎아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인 A씨는 "공사 업체가 야밤에 계단을 깎아냈다"며 "부실을 감추려고 입주 예정자들 몰래 공사를 했다"고 말했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유효 높이는 2.1ｍ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1.94ｍ다. 공사업체가 2.1ｍ 기준에 맞추려고 계단을 하나하나 16cm씩 깎아냈다는 게 입주 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건축법을 위반해 준공을 받지 못할 것 같으니까, 계단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한 공사를 한 것 같다"며 "깎아낸 계단에 사람이 몰리면 붕괴 사고가 나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벽체 휨과 주차장 균열, 누수 등 하자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하자와 관련한 민원도 1500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예정자들은 현재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한편, 현재 관할 구청에는 이 주상복합아파트의 준공 승인 요청이 접수돼 있다. 준공이 승인되면, 입주 예정자들은 이달 30일부터 입주할 수 있다. 구청 관계자는 "담당자가 현장을 찾아 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안전에 문제가 있어 거주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준공 승인을 보류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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