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불닭 시리즈로 코리안 푸드(K-푸드) 열풍을 불러온 삼양식품이 최근 정인모 SBXG(옛 샌드박스게이밍) 전 대표를 영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서비스 기획 및 브랜드 마케팅 등에 강점이 있는 인물이다. 삼양식품은 적극적인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미국 등 해외 시장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박차를 가하려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정 전 대표를 프로덕트 오너(PO)로 영입했다. 그는 지난 1일부터 삼양식품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PO’는 기획·분석·디자인·개발·테스트·출시·운영 등 상품 또는 서비스 관련 모든 과정을 주도하는 기획자를 말한다.

1991년생인 정 전 대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경영과학을 전공했다. 특히 그는 카이스트 재학 시절 아이엠컴퍼니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해 무료 알림장 애플리케이션(앱) 아이엠스쿨을 개발해 주목받았다. 해당 앱은 5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할 정도로 흥행에 성공했다.

정 전 대표는 아이엠스쿨 개발 이후 각종 상을 수상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표적인 수상 이력은 카이스트 창업 대상·청년기업인상·미래창조과학부장관 표창·대한민국 인재상 교육부장관상 등이다.

이후 정 전 대표는 다양한 기업을 거치며 경력을 쌓았다. 그는 아이엠컴퍼니 매각 후 NHN에듀에서 신규 서비스 개발을 담당했다. 인공지능(AI) 교육기술 기업 뤼이드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사업 총괄을 맡기도 했다. 삼양식품으로 오기 직전에는 SBXG에서 최고전략책임자(CSO), 대표이사(CEO) 등을 역임했다. 정 전 대표는 SBXG 재직 기간 e-스포츠 게임단 운영과 브랜드 마케팅 등의 업무에 집중했다.

삼양식품은 정 전 대표와 함께 미국 내 불닭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 브랜드의 미국 시장 관련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현재 전 세계 100여 개의 국가에 불닭볶음면 등 자사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체 매출(지난해 기준)의 약 68%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올해 1분기에는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75%까지 치솟았다.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에게 미국은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아시아(35.5%), 한국(30.6%) 다음으로 많은 15.7%의 매출 비중을 차지했다.

삼양식품은 수년 전부터 미국 시장 안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2021년 미국 현지 법인인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이듬해(2022년)에는 현지 시장 전용 상품인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도 출시했다.

올해는 미국의 대표 대형마트인 월마트 입점률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월마트 입점률은 지난 5월 기준 90%다. 증권가에서는 연말까지 현지 월마트 전체 매장에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문화에서 시작된 K-열풍이 한식으로까지 번지면서 미국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미국 시장에 공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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