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티몬·위메프의 환불 지연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티몬 측이 사실상 추가 환불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표이사는 연락이 두절됐고, 회사에 돈도 없다는 것이 이유다.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에서 환불을 요구하는 피해자들에게 “대표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면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권 본부장에 따르면 티몬은 사내 유보금 중 30억원을 환불에 쓰려고 했다. 하지만 대표 등이 기타 자금을 동결시켜 추가 환불이 어렵게 됐다. 티몬 경영진이 자금을 동결한 이유는 직원 급여 지급 등을 위함인 것으로 전해졌다.

티몬은 지금까지 260여 명의 피해자에게 약 9억원을 환불해줬다. 당초 계획한 30억원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더 큰 문제는 티몬이 향후 피해자들에게 환불 조치를 이행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권 본부장은 “큐텐 재무에서 환불액 추가 집행이 불가하다고 통지했다”고 설명했다.

큐텐그룹은 티몬·위메프 인수 후 기업별 재무팀을 따로 두지 않았다. 대신 기술 자회사 큐텐테크놀로지를 통해 재무 관리를 해왔다.

권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 이후 티몬 본사에 있던 피해자들과 직원들 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환불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피해자들이 현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티몬과 함께 환불 지연 사태의 중심에 선 위메프도 상황이 비슷하다. 위메프 고객들은 지난 24일 밤부터 서울 삼성동 본사를 찾아와 환불을 요구했다. 위메프에 따르면 현재까지 현장 환불 조치를 받은 피해자의 수는 2000여명이다. 이후 회사가 현장 환불을 중단함에 따라 본사에 대기 중이던 피해자들이 대거 이탈했다. 위메프는 지난 26일 새벽부터 현장 환불을 중단하고,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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