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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숙인 임종룡 회장 “350억원 부정대출,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에 부정대출
임종룡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조병규 행장 “무관용 원칙으로 정도경영”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지난 8일 여의도 우리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대상 간담회에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우리금융]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우리금융그룹은 12일 임종룡 회장 주재로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해 지주사 및 우리은행 전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최근 불거진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적정 대출에 대해 “우리금융에 변함없는 신뢰를 가지고 계신 고객님께 절박한 심정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재임기 동안 손 전 회장의 친인척에게 350억원대 부적정 대출을 해 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어 “부당한 지시, 잘못된 업무처리 관행, 기회주의적인 일부 직원들의 처신, 여전히 허점이 있는 내부통제시스템 등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라며 “이는 전적으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여기 경영진의 피할 수 없는 책임”이라고 했다.

이어 임 회장은 “우리 모두가 철저히 반성하고 절박한 심정으로 지금의 상황을 하나하나 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 왔던 기업문화, 업무처리 관행, 상·하간의 관계, 내부통제 체계 등을 하나부터 열까지 되짚어보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철저하게 바꾸어나가는 ‘환골탈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회장은 “이번 사건과 연계된 수사 과정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며 “시장의 의구심이 있다면 사실에 입각해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임 회장은 “올바른 기업문화의 조성이 시스템 보완 및 제도개선보다 더욱 중요하다”며 특히 “상사의 부당한 지시는 단호히 거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직원을 조직이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껍질을 깨는 아픔’의 교훈을 언급했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진정한 위기에서 선도금융 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관행과 행태를 깨고 나오는 아픔을 함께 견뎌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 아픔을 함께 견디어 나가자”고 호소했다.

아울러 임 회장은 “경영진이 잊지 않는 한, 직원들과 함께 노력하는 한, 어떠한 일이 있어도 우리금융은 앞으로 또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이 자리에서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조 행장은 “규정과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임직원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기반한 ‘원 스트라이크 아웃(One Strike Out)’ 제도를 통해 정도경영을 확고하게 다져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 행장은 이날 오전 은행 전 임직원에게 메일을 보내 “이 사건의 관련인 대한 면직 등 인사조치는 마쳤고 관련 여신에 대한 회수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조 행장은 “원칙에 입각한 업무 수행을 통해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조직의 결속을 단단하게 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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