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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응급실 붕괴' 우려 커진다..."알아서 조심해야"

응급실 전문의 92% "응급실 상황 위기"
정부 수가 보상 강화했지만...효용 의문

9월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의대) 입학 정원 확대를 추진한 이후 의정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추석연휴 기간 의료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의료진이 의료현장을 떠난 만큼 추석연휴 기간 국민 모두 건강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15일 보건의료업계 등에 따르면 추석연휴 기간 발생할 의료대란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은 국민 모두 응급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당장 처치를 받지 못할 수 있으니, 사건·사고의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순천향대 천안병원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에서 10여 년을 일한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9일 JTBC '오대영 라이브'에서 '추석에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추석연휴 기간) 교통사고가 나지 않도록 멀리 가지 말고, 벌초를 자제하고, 생선전을 먹지 말라고 지인과 이야기할 만큼 (응급실 붕괴 수준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추석연휴가 지나면 응급실에 더 많은 환자가 몰릴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시기가 대체로 가을"이라며 "가을이 되면 소아와 성인을 가리지 않고 호흡기 질환이 창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약자는 별것 아닌 호흡기 질환도 중증으로 이행하는 사례가 많아 대단히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의정갈등이 지속되며 응급실에서 일하는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추석연휴가 겹치며 의료대란이 발생할 것을 예상해서다.

실제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문의 회원 503명을 대상으로 3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2%는 현재 응급실 상황을 '위기' 또는 '심각한 위기'라고 답했다.

응급실 상황을 위기라고 인식하는 의료진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았다. 이 설문조사에서 수도권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응답자의 97%, 비수도권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응답자의 94%가 추석연휴 기간 응급실 상황이 '위기' 또는 '심각한 위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다수의 응급실 의료진이 이번 추석연휴 기간 응급실이 큰 위기를 맞을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관계자는 "지금도 (응급실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데) 차질이 있는데, 하루 평균 환자 1만명 정도는 응급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이 겪는 현재의 문제는 응급실에서 환자를 수용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추석연휴 기간 의료자원의 한계는 더욱 심해지고, 갈 곳 없는 환자들은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추석연휴 기간 응급실 전문의의 진찰료를 150% 가산하고, 여기에 100%를 더해 기존의 3.5배 수준의 진찰료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현장에서는 이런 대책이 '무용지물'이라고 말한다.

남은 의료진마저 업무 과중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가운데, 단순히 수가 보상을 강화하는 것이 의료진을 다시 의료현장으로 부를 동력이 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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