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잘 나가는 ‘배틀그라운드’…그 비결은?
[크래프톤 명과암]①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한 크래프톤…2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
[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숏폼’ 플랫폼의 빠른 확산 등으로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불황을 타지 않는 곳도 있다. 그 중 하나가 ‘배틀그라운드’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크래프톤이다. 비결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크래프톤의 대표 게임 ‘배틀그라운드’가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배틀그라운드 열풍 일으킨 크래프톤
지난 2017년 크래프톤의 펍지스튜디오가 선보인 대표작 배틀그라운드는 오픈월드 배틀로얄이라는 새로운 게임 장르다. 출시 직후 전세계에서 ‘배틀그라운드 열풍’을 일으키며 글로벌 메가 IP로 자리잡았다. 배틀그라운드 성공 이후 크래프톤은 급성장했다. 2016년 연결기준 매출 372억원, 영업손실 73억원이었던 실적은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된 2017년 매출 3104억원, 영업이익 266억원으로 개선됐다.
2018년에는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출시되며 다시 한번 매출이 크게 늘었다. 2018년부터 크래프톤의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2020년에는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을 달성했다. 2021년에는 매출 1조8863억원 영업이익 6396억원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에도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크래프톤의 2023년 매출은 1조9106억원, 영업이익은 7680억원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게임 중 하나다. 미국 및 중국 시장에서 동시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된 PC 게임으로 7500만 장(PC, 콘솔 포함) 이상 판매량을 올렸다.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2021년 3월 기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10억 건을 기록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인도 및 중동 지역에서도 ‘국민게임’으로 빠르게 성장하며 입지를 굳혔다. 인도 시장에서 2020년 게임앱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는 16개국 중 15개 국가에서 매출 순위 1위였다. 특히 크래프톤이 인도에서 직접 서비스 중인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는 2021년 7월 초 출시 일주일 만에 누적 이용자 수 3400만명, 일일 이용자 수 1600만명, 최대 동시 접속자 수 240만명을 돌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메가 IP로 자리매김한 데는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통한 신규 맵과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재미를 이어가는 데 있다고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다양한 게임 모드를 추가하고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점도 즉각적인 매출 상승으로 연결됐다는 해석이다. 그래프톤은 e스포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국제 대회를 개최하는 등 게임의 라이프 사이클을 확장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7070억원, 영업이익 3321억원, 당기순이익 34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2.7%, 전분기 대비 6.2%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2.6%, 전분기 대비 7%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 1조3729억원, 영업이익 6426억원을 달성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3%, 55.0%가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IP를 활용한 다양한 라이브 서비스를 통해 매출과 트래픽 등 모든 부문에서 견고한 성장세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배틀그라운드는 맵 업데이트와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전세계 이용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트래픽과 매출 효율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좋아졌다.
PC·콘솔 부문은 에란겔 클래식 맵 서비스와 뉴진스 컬래버레이션을 중심으로 트래픽 상승세가 이어졌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늘었다. 유료 결제 이용자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모바일 부문에서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BGMI가 현지화 콘텐츠를 통해 꾸준히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유료화 모델의 고도화로 가시적인 성장도 이어가고 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중동 인기 배우와의 협업 및 성장형 의상 스킨이 트래픽과 매출에 큰 기여를 했고 BGMI는 UC 보너스 챌린지와 현지 인기 크리켓팀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신규 이용자를 확보하는 중이다.
미래 먹거리 인도 시장 발빠르게 진출
최근에는 BGMI가 인도 시장에서 일매출 63만달러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BGMI는 인도 출시 3주년을 맞아 진행한 ‘기념일 상자’ ‘7월 UC UP’ 등 2개의 이벤트를 통해 이같은 성과를 거뒀다. 이벤트 시작 전과 비교하면 2.5배 증가한 수치로 2023년 5월 서비스 재개 후 가장 높은 증가폭이다.
BGMI는 2021년 7월 인도 시장에 첫 출시 이후 많은 인기를 누렸다. 외교적인 문제로 2022년 7월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10개월 뒤인 2023년 5월 시장에 복귀하고 서비스을 재개 이후에도 약 6000만건의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누적 매출(약 2억달러)의 60%에 달하는 매출을 재출시 이후 달성했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의 발빠른 인도시장 진출이 지금의 호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입을 모은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인도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17년 1~9월 기준 3%에 불과했던 모바일게임 매출에서의 슈팅 장르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기준 51.6%로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IP는 PC와 모바일 양쪽 플랫폼 모두에서 여전히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며 “꾸준한 업데이트와 합리적인 비즈니스모델(BM) 설계 등을 통해 매출과 인기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특히 인도 시장을 발빠르게 진출했던 것이 ‘신의 한수’로 꼽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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