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사태 뒤 정상 개장 韓 증시...증권가 “단기 변동성 확대 불가피”
4일 코스피 1.97% 하락한 2450.76에 개장
증권가 "급락해도 기업 펀더멘털 요인 아냐"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정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 수급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금융투자업계는 비상계엄 선포·해제 사태로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9.34포인트(1.97%) 내린 2450.76에 출발했다. 코스닥 지수도 1.91% 하락으로 개장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 후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가 불가피해 단기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며 “하지만 비상계엄이 선포 직후 해제됐고, 이 과정에서 환율, 야간 선물 시장 등 낙폭이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융시장 충격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국내 증시와 환율 시장이 극심한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만큼 점차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 높다”고 말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오늘 채권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수급이 결국 주식시장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관련 수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증시는 계엄령 발표와 해제 등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라면서도 “한국 CDS 프리미엄이 안정을 보였고, 원화와 해외 ADR 등이 변동성 확대 후 일부 안정을 보였다는 점은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나정환 NH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다만 이슈가 빠르게 해소됐다는 점에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 이슈가 한국 주식 시장의 펀더 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가가 장초반 급락할 경우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 참여자들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주식·환율 등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주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해있는 상태”라며 “한국 고유의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이므로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감내해야 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한 연구원은 “계엄 사태가 종료됐지만 뉴욕 증시에 상장돼 한국 시장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코리아 ETF'(EWY), 원·달러 환율 등 금융시장의 가격 레벨이 전일 장 마감 당시 때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점 자체가 신경 쓰인다”며 “비슷한 맥락에서 외국인들의 공격적 순매수세가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후퇴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4시 27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생중계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키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오후 10시23분께 긴급 대국민담화를 열어 야권의 지속되는 정부 각료 탄핵과 단독 입법, 내년도 예산안 단독 감액을 이유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26 사건 이후 45년 만의 일로, 1987년 민주화 이후로는 초유의 사태다. 이후 국회는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상정, 4일 오전 1시2분 재석 190인 중 찬성 190인으로 통과시켰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MSCI 한국 증시 ETF는 1.59% 하락했다. 코스피 야간선물은 1.80% 내렸했으며, 전일 서울 환시에서 1402.90원을 기록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계엄령 발표에 1425.00원으로 마감했다. 한국 원화는 약세폭을 키우다 안정을 보였지만, 달러 대비 1% 넘게 약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 금리는 한국 계엄령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지며 하락하기도 했지만, 미국 고용지표 개선에 힘입어 상승 전환했다. 장 후반 한국 계엄령 해제 발표 소식에 안전자산 선호심리 약화하며 재차 상승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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