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고민 롯데바이오로직스…'제임스 박' 신임 대표 과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12월 둘째주 출근 예정
롯데그룹, 신임 대표 통해 CDMO 사업 안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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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지난 3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신임 대표로 제임스 박 전 지씨셀 대표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서 맡을 역할은 ‘수주 확대’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신임 대표는)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의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사업 역량을 키울 인사”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박 내정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글로벌영업센터장을 지낸 바이오의약품 CDMO 전문가다. 해당 센터를 이끈 7년 동안 7조원가량의 수주 계약도 따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몸담기 전에는 다국적 제약사인 미국 머크(MSD)와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를 거쳤다. 이곳에서 비임상부터 상업화까지 다양한 단계의 의약품 100여 건의 실사에 참여해 사업개발(BD) 경험을 쌓았다.
박 내정자, 수주 성과낼까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설립된 롯데그룹의 바이오·헬스사업 계열사다.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 진출한 ‘후발주자’이기도 하다. 다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는 해당 기업이 다른 기업의 약물을 적절하고 안전하게 생산한 경험이 있는지 중요하게 보는데 이를 제조 실적, 이른바 ‘트랙 레코드’라고 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트랙 레코드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 공장에서 생산해 온 물량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미국 현지 생산공장이기 때문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출범 초기 롯데그룹의 투자를 등에 업고 BMS로부터 이 생산공장을 1억6000만달러(약 2080억원)에 인수했다. 기업 출범 이후 바로 매출을 내겠다는 판단에서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국내 건설 중인 생산공장도 2027년에야 상업 생산이 가능하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4조6000억원을 들여 20만2285.2㎡(약 6만1191평)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이곳에 들어서는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은 3개로, 생산역량은 각 생산공장당 12만ℓ다. 이 중 내년 말 첫 생산공장을 완공할 계획인데, 상업 생산은 지금부터 3년 뒤인 2027년이 목표다.
박 신임 대표 내정자가 롯데바이오로직스에 수주 성과를 안길지는 미지수다. 국내 기업 중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에서 주요 기업으로 성장한 곳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곳 정도로 평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출범 초기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후발주자로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출범 이후 2년 만에 수주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하지만 그동안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경쟁은 치열해졌다.
당장 롯데그룹이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출범 초기 내걸었던 “2030년 세계 10위권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도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론자 ▲우시 바이오로직스 ▲캐털란트 ▲베링거 인겔하임 ▲삼성바이오로직스 ▲AGC바이오로직스 ▲후지필름 다이오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와 경쟁해야 한다. 이들 기업은 2023년 매출 기준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의 75%를 차지한다.
기업 규모를 국내로 좁혀도 ▲셀트리온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바이넥스 등 CDMO 사업을 추진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들 기업은 시장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핵심 역량을 갖춰 빠르게 수주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이지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CDMO 기업의 핵심 역량은 생산능력과 다국적 제약사와의 트랙 레코드”라며 “트랙 레코드는 후발주자가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장벽”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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