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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사 CEO들에 드리워진 먹구름...연임 여부 불투명

[‘생사기로’ 증권사 CEO들] ②
부동산PF 직격탄·적자…‘변화와 쇄신’ 무게
CEO 교체로 경영 효율화·실적 개선 꾀할 듯

(왼쪽부터) 교보증권 이석기 대표, 한화투자증권 한두희 대표, LS증권 김원규 대표. [사진 각 사]
(왼쪽부터) 전우종·정준호 SK증권 각자대표, 황준호 사장 다올투자증권 대표.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중소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연임 여부는 대체적으로 불투명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로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처하며 실적마저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연말과 내년 초 이뤄질 인사에서 ‘안정’보다는 각 사 별로 온도 차가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업권 전반에 ‘변화와 쇄신’ 분위기가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주요 중소형 증권사들 중 SK증권·다올투자증권·교보증권·유진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IBK투자증권·LS증권 등 7곳의 CEO 임기 만료가 예정돼 있다. 대형사들과 비교하면 격차는 있지만 이들 중에서도 실적 선방에 성공한 회사들도 있어 천편일률적인 기준이 적용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올해 3분기까지 적자를 내고 있는 다올투자증권과 SK증권은 연임 여부가 불분명해진 상황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94억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SK증권의 영업손실도 764억원에 달한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 연합뉴스]

부동산 PF로 대부분 실적 부진…교체에 무게
 

전우종·정준호 각자대표 체제인 SK증권은 정 대표가 올해 초 선임됐고, 경영총괄을 맡은 전 대표는 2022년 12월 선임돼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다. SK증권은 기존 25개 지점을 20개로 통폐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SK증권이 올해 실적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면 두 대표의 리스크 관리능력 역시 도마 위에 올라, 연임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적 부진에 황준호 다올투자증권 대표의 거취 여부도 불투명하다. 다만 올해 3월 취임했고, 지난해 취임해 실적 이외 큰 결격 사유가 없다면 재신임받을 가능성이 크다. 황 대표는 취임 이후 부동산 PF 관련 적극적인 충당금 적립을 통해 재무적 리스크를 대응하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 S&T(세일즈앤트레이딩)부문 조직을 신설해 수익다각화에 나 나서는 동시에, 리테일영업 조직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분기 흑자를 시현하며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석기 교보증권 대표는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유임이 점쳐지고 있다. 교보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1556억원으로 집계, 전년 대비 145% 급증했다. 같은 기간 누적 당기순이익은 1330억원으로 전년보다 122% 늘었다. 부동산 PF 관련 손익이 실적에 영향을 줬다. 지난해 선제적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쌓아 올해에는 상대적으로 충당금 비용을 줄인 점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내년 3월까지 임기인 김원규 LS증권 대표의 연임 여부는 물음표다. 그는 지난 2019년 LS증권의 전신인 이베스트증권에 홍원식 전 대표를 대신해 사장으로 취임한 뒤, 2022년 재신임에 성공해 지휘봉을 잡고 있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 일각에서는 안정을 추구하는 LS그룹의 인사 기조를 감안하면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LS그룹이 전통적으로 C레벨 인사에서 파격적인 교체를 통한 쇄신보다는 ‘안정 속 변화’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LS그룹은 지난해 말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대부분 유임했다. LS그룹은 당시 인사와 관련해 신상필벌 원칙을 적용했다고 밝혔으나, 오너 3세인 구동휘 전 LS MnM 부사장을 운영책임자(COO)로 선임하는 등 몇몇 임원들을 승진시킨 것 이외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초 취임한 한두희 대표도 한차례 더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한 대표 취임 후 한화투자증권은 당해 순이익 92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국민연금 하반기 1등급 거래 증권사에 오르면서 중소기업특화금융투자회사에 선정돼 추후 IB부문에서 호재가 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외에도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각자대표이사는 유진그룹 오너 2세 경영인으로 15년 이상 대표 자리를 지켰고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지만 연임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된다.

이미 일부 중소형사는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한 상태다. 지난달 상상인증권은 주원 사장을, 토스증권은 김규빈 제품총괄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중소형사들의 경우 부동산 PF 이슈로 인해 대형사에 비해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CEO 교체카드로 경영 효율화를 꾀하지 않고서는 내년 이후 업황이 회복되더라도 실적 개선을 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대형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대교체 등 변화의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며 “올해 실적 성과를 내세우기는 어려운 실정이어서 대표들의 거취가 더욱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기업금융(IB) 등 사업부문별 실적이 상호 보완적 구조로 잘 갖춰진 대형사들과 달리 중소형사는 그렇지 못해 몇 년전부터 실적 쏠림과 양극화 현상이 심화돼 왔다”며 “중소형사는 경영 효율화를 꾀하지 않으면 생존이 위협받을 정도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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