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뺏어간 '조선의 뿌리' 환수, '이 회사' 활약이 결정적?
국가유산청·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
日경매 직전 환수한 편액 실물 공개
"훼손 없이 온전...역사·예술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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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지난해 2월 일본에서 환수한 편액은 1년간 보존처리와 과학·학술 조사를 통해 고종 때 재건된 경복궁 선원전에 걸렸던 편액으로 추정된다"며 "역사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가 뛰어나다. 3·1절을 앞두고 공개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선 왕실의 뿌리와 전통의 계승을 상징하는 경복궁 선원전의 위엄과 역사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말했다.
조선 고종의 경복궁 재건 시기에 제작된 이 편액은 별다른 훼손 없이 상태가 온전하다. 가로 3.12m, 세로 1.4m 크기로 현존 현판 가운데 가장 큰 편에 속한다. 현판에는 검은색 바탕에 황금색 한자로 '선원전'이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테두리에는 길상(吉祥)을 의미하는 부채, 보자기 등 칠보 문양 등이 정교하게 조합돼 제작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선원전은 역대 조선 왕들 어진(御眞·임금의 초상화)을 봉안하고 의례를 지낸 진전(眞殿)이다. 당시 통치 체제의 핵심 가치인 충과 효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글자를 풀면 '아름다운 옥(璿)'의 '뿌리(源)'로 왕실을 옥에 비유해 '구슬의 근원' 또는 '구슬 같은 뿌리'라는 의미다. 선원전 편액은 왕실 관련 유물을 소관하는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돼 체계적으로 관리될 방침이다.
해당 문화유산의 입수 과정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이 2023년 말 일본의 한 경매에 '19세기 경복궁 선원전의 편액'이란 유물이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거래 중단을 요청했다. 게임사인 라이엇게임즈와 함께 소장자 측에 이 편액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협상을 벌였다. 협상 끝에 국내로 들여오는 데 성공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2012년부터 국가유산청과 '한국 문화유산 보호 및 지원'을 위한 후원약정을 맺고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라이엇 게임즈는 국외 문화재 환수를 골자로 국가유산청에 약 93억원을 지원했다. 조혁진 라이엇 게임즈 대표는 "게임도 문화 일부다. 현대문화를 만드는 기업으로써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는 게 라이엇 게임즈에도 매우 뜻깊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라이엇 게임즈는 ▲석가삼존도(2014년)를 시작으로 ▲문조비 신정왕후 왕세자빈 책봉 죽책(2018년) ▲척암선생문집책판(2019년) ▲백자이동궁명사각호(2019년) ▲중화궁인(2019년) ▲보록(2022년)등 국외소재문화유산 환수를 지원했다.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이번 환수는 라이엇 게임즈 지속적인 후원이 가장 큰 바탕이 됐다. 다시 한번 라이엇 게임즈에 감사 인사 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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