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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행복한 노후를 꿈꾼다면 3가지를 줄여라

[Retirement] 행복한 노후를 꿈꾼다면 3가지를 줄여라

회사원 박모씨는 2년 후에 정년이다. 하지만 노후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무엇보다 2006년에 투자 목적으로 구입한 아파트가 발목을 잡았다. 현재 시세가 매입가를 밑돌고 있는 데다 구입 당시 빚까지 얻은 탓에 이자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녀 결혼 등 돈 들어갈 일도 아직 많이 남아 있어 고민이 더 깊다. 손해를 보더라도 아파트를 팔아서 부채를 줄여야 할지 망설이고 있다.

박씨처럼 적지 않은 사람이 별다른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으로 가지고 있다. 게다가 담보대출 등으로 이자 부담까지 안고 있는 이른바 ‘하우스 푸어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빈곤하게 사는 사람)’ 상태에 있는 사람도 많다. 은퇴를 앞두고 이에 대한 정리가 시급하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부동산과 부채, 생활비 등 3가지 다운사이징(downsizing)을 들 수 있다.

첫째, 부동산 다운사이징이 필요하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가계금융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가계자산 중 부동산 비중이 73.6%로 금융자산(23.2%)에 비해 3배 넘게 높다. 미국의 부동산 비중은 32.9%, 일본은 39.5%로 우리보다 훨씬 낮다. 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크다. 60세 이상의 경우 무려 83%나 된다. 이중 거주 목적 이외에 투자 목적 부동산이 절반 가까운 38.5%에 이른다. 자산의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것이다.



한국인 부동산 자산 비중 선진국 2배부동산 자산은 과거와 달리 고령화와 인구 감소의 영향 등으로 가격 하락 위험이 커졌다. 더구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후생활을 위한 자산으로 적합하지 않다. 물론 상가나 오피스텔과 같은 임대용 부동산은 일정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투자가 성공적일 경우의 얘기다. 입지와 상권, 경기 동향, 공급과 수요 등 투자의 변수가 아주 많으며 만일 임차인을 구하지 못할 땐 수입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

이런 투자위험에 비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국토해양부 자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상가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연 6.78% 수준이다. 이마저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커서 2%대에도 못 미치는 곳도 있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일본은 상업용지 가격(6대 도시 기준, 일본부동산연구소)이 1991년 최고치에서 2010년 말까지 무려 85.56%나 폭락했다. 구매력이 줄어드는 고령화 사회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 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둘째, 가계 부채의 다운사이징이 필요하다. 최근 우리나라 가계빚이 900조원(한국은행)에 육박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부채의 증가세 또한 매우 가파르다. 2007년 3분기 600조원을 기록한 가계부채가 2009년 2분기 700조원을 넘어 2011년 1분기에 800조원을 돌파했다. ‘2011 가계금융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체 가구당 평균 부채액이 5205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40~60대는 부채가 평균치를 훌쩍 뛰어넘어 2배 가까이 이를 정도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40대는 평균 8666만원, 50대 9682만원, 60세 이상 9083만원이나 된다. 이같이 나이가 많아질수록 부채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40~50대의 담보 대출용도는 거주주택 마련, 창업자금 마련,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60세 이상은 창업자금 마련이 절반 가까운 46.8%로 월등이 높고 다음으로 거주주택 이외 부동산 마련(21.5%), 거주주택 마련(16.4%) 등의 순이었다. 결국 은퇴 이후에 많은 사람이 부동산을 담보로 자금을 마련해 창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와 경제성장률 둔화 등으로 자영업의 성공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자칫 노후 빈곤에 처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지난해 국세청이 발표한 자영업 실태 자료에 따르면 창업한 후 3년 이내에 폐업하는 사례가 창업 자영업자 중 61.1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6명은 3년 이내에 사업을 접는다는 것이다. 그나마 있던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무모하게 창업을 했다가 그마저 날린다면 결국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무모하게 창업에 나서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굳이 창업을 하고자 한다면 최소한의 노후 생활비 등을 확보한 상태에서 과도한 부채를 피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리고 어떠한 경우라도 노후 생활비와 사업자금은 명확하게 구분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에는 정기적인 소득이 끊길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노후 부채는 위험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 따라서 부채를 늘리기보다는 하루 빨리 줄여야 한다.



안 쓰기보다 잘써야 마지막 다운사이징은 생활비 관련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은 은퇴 이후에 자연스럽게 생활비를 줄이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이 55~69세인 중·고령자의 은퇴와 소비지출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가구주의 은퇴로 소비지출이 14.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감소율은 교육비(65.9%)가 가장 크고 주류·담배 구입(36.2%), 기타 상품·서비스 구입(41.3%), 교통비(35%), 의류·신발 구입(31.9%), 통신비(30.5%), 외식비(26.2%) 등에서 큰 폭으로 줄었다.

이런 우리와 달리 미국 등 선진국 은퇴자들은 충분한 은퇴 준비로 오히려 은퇴 이후에 생활비가 늘어난다. 그동안 미뤘던 여행이나 각종 취미활동 등을 활발하게 벌이기 때문이다. 지나친 생활비 다운사이징은 자칫 은퇴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무조건 안 쓰고 안 먹는 게 능사는 아니다. 안 쓰기보다는 재무설계를 거쳐 자신의 노후 소득과 자산에 맞는 소비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 준비된 평생소득과 평생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재산 등을 따져보고 의료비와 간병비 등을 고려해 소비 여력을 계산해 보는 식으로 면밀하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소비 욕구를 무조건 억제하기 보다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적절한 소비활동으로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게 현명한 삶의 태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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