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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Tech - 무늬만 착한 사회책임투자펀드

Money Tech - 무늬만 착한 사회책임투자펀드

수익률에 집착해 대형주 편입 비율 높여…일반 주식형 펀드와 다르지 않아



사회책임투자펀드(SRI)는 11년 전 주주 권익 실현과 친환경, 사회공헌 등의 가치를 내세우며 출발했다. 투자자의 인식 변화와 간접투자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펀드의 덩치는 꾸준히 커졌다. 문제는 사회책임투자펀드가 일반 주식형 펀드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수익률에 매달리다 보니 애초 취지인 ‘착한 투자’ 측면에서는 실패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사회책임투자펀드는 운용 방식에서 대형주 중심의 일반 주식형 펀드와 닮은꼴이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운용펀드와 모펀드를 제외한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60개 사회책임투자펀드의 주요 편입종목은 대부분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 상위주였다. 이에 따라 도덕적이고 환경친화적인 ‘착한기업’에 투자한다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회책임투자펀드에서 편입비중이 큰 10개 종목 중에서 평균 5∼6개가 시가총액 30위에 속하는 대형주였다. 이들 대형주가 사회책임투자펀드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평균 35.2%에 이르렀다.

종목별로는 전체 사회책임투자펀드 중 91.7%(55개)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를 편입했다. 보유비중도 평균 14.9%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현대차를 편입한 사회책임투자펀드가 53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아차(40개), LG화학(40개), 현대모비스(27개), NHN(24개), 한국타이어(17개), SK이노베이션(17개), SK하이닉스(16개), 현대중공업(13개) 등의 순이었다. 이 중 시가총액 10위권대에 들지 못한 기업은 47위인 한국타이어뿐이다.

국내 SRI 공모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설정액 기준으로 75%에 이르는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도 사회책임투자펀드 운용자산의 65% 가량을 중대형 가치주나 성장주로 구성했다. 사실상 일반 주식형 펀드처럼 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수익률 흐름도 주식형 펀드와 비슷하다.

사회적 책임과는 거리가 먼 종목을 펀드에 넣는 사례도 있다. 일부 사회책임투자펀드는 GKL과 파라다이스 같은 ‘카지노주’의 보유 비중이 크기도 했다. 오염물질 방출이나 담배 제조, 도박, 주류업체 등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한다는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사들이 수익률을 지나치게 의식한 게 이런 현상이 나타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수익률 극대화”라며 “사회책임투자를 너무 강조하면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업지배구조(ESG) 평가 우수기업이나 한국거래소의 SRI지수 편입종목 등이 대형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도 문제다. 특히 SRI 지수 구성종목 중 1∼5위는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시가총액 1∼5위 종목이 차지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펀드를 가장 쉽게 구성하는 방법은 SRI지수 종목을 편입하는 것인데, SRI지수 종목이 대부분 코스피 200이나 우량기업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대로 된 사회책임투자펀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식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사회책임투자펀드의 설정액은 2005년 말 274억원에서 해마다 늘어 2011년 말 1조9770억원을 기록했다. 11월 27일 기준으로는 1조9067억원으로 올해 들어 703억원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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