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Business -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체크카드+신용카드)로 판 흔든다

Business - 하이브리드 체크카드(체크카드+신용카드)로 판 흔든다

우리·NH농협·KDB산업은행 카드 부문 분사 예정 … 전업계 카드사와 경쟁 불붙어



우리카드가 우리은행에서 독립한다. 2003년 우리은행에 합병된 후 10년 만이다. 금융위원회는 1월 16일 우리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분할과 우리카드의 신용카드업 예비인가를 허가했다. 금융위원회의 본인가 절차를 거쳐 이르면 3월 초 ‘우리카드’란 이름의 카드사로 출범한다. 은행에서 분리된 우리카드는 우리금융 계열사로 독립되며, 지분은 100% 우리금융이 보유한다.

2002년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2009년 하나카드(현 하나SK카드), 2011년 KB국민카드, 올해 우리카드까지 4대 은행의 카드 부문이 모두 분리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현재 국내 전업(專業)·은행계 카드사 10곳 중 우리카드의 시장점유율(신용카드+체크카드+현금서비스 이용 실적 포함)은 7%다. 순위는 7위다.



후발 은행계 카드사 상위권 도약 일전 별러우리카드의 분사를 계기로 아직 독립하지 않은 은행계 카드사의 분사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NH농협은행과 KDB산업은행도 카드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 NH농협은행 카드기획부 김지혜 차장은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카드 분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아직은 카드시장 상황이 어려운 만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그룹에서는 외환카드와 하나SK카드의 합병설도 나온다. 현재 이들 은행계 카드사의 순위는 하위권이다. 그러나 독립하거나 덩치를 키우면서 시장점유율 높이려는 준비가 한창이다. 한국기업평가 윤민수 연구원은 “그동안 카드시장은 대형 카드사가 1등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는데 앞으로는 후발 주자들이 상위권으로 오르기 위한 경쟁으로 카드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년 9월 말 현재 10개 카드사의 이용 실적은 415조1000억원이다. 이용 실적 기준으로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0.7%로 업계 1위다. 우리카드(7.2%)·하나SK카드(5%)·외환카드(2.9%)·씨티카드(2%) 등의 점유율을 합쳐도 신한카드에 못 미친다. 일찌감치 카드시장에 진출한 전업계 카드사의 가맹점과 서비스를 따라 잡는데 한계가 있다.

후발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체크카드 실적만 보면 시장점유율은 KB국민카드(22%)가 1위, NH농협(19.9%)·신한(16.3%)·우리카드(11.8%) 순으로 은행계 카드사들이 더 높다. 특히 체크카드는 은행 계좌와 연결되기 때문에 은행계 카드사에 유리하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도 결제할 수 있어 발급이 늘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체크카드 발급 장수는 지난해 9월 말 현재 9825만장으로 1년 전에 비해 11.2% 증가했다. 정부는 소득공제율을 신용카드는 20%에서 15%로 줄이고 체크카드는 25%에서 30%로 늘렸다.

우리카드는 분사 후 우리은행 고객을 기반으로 체크카드 사업 확장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체크카드에 신용카드 기능을 더한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삼을 계획이다. 체크카드지만 예금 잔액이 부족하면 소액 한도 내에서 신용결제가 가능하다. 우리금융 법인화 추진단 김정태 과장은 “우리카드는 은행계좌를 갖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3년 내에 체크카드 비중을 30%로 늘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NH농협카드도 올 상반기 안에 하이브리드 체크카드를 내놓기 위해 전산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KBD산업은행도 체크카드 상품을 준비 중이다. 산업은행은 그동안 롯데카드·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체크카드를 발급했다. 산업은행 임경택 소매금융그룹 대표 부행장은 “지난해 개인고객 수가 15만명이 늘면서 현재 30만명이 넘는 만큼 독자적인 카드가 필요하다”며 “현재 카드 출시를 위한 전산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SK카드는 지난해 11월 체크카드로 30만원까지 신용결제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서비스를 내놨다. 현재까지 4만명의 고객이 신청했다.

이렇게 은행계 카드사들은 체크카드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고객이 신용카드 할부·카드론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10~20%대의 이자 수수료를 벌 수 있다. 이에 비해 체크카드는 한도 내에서 일시불로 구매하기 때문에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 받는 게 전부다.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도 1.8%에서 1.5%로 낮아졌다. 익명을 요구한 카드사 한 관계자는 “체크카드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신용카드 이용금액(335조2000억원)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돈을 벌려면 결국 이자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신용카드 시장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카드 업계 과열 마케팅 재연 우려궁극적으론 신용 대출과 카드 상품 판매를 놓고 기존 카드사와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앞서 국민카드와 하나SK카드가 분사한 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쟁이 치열했다. 두 카드사는 카드 모집인을 앞세워 대규모 고객을 끌어들였다. 시장이 과열되자 금융당국은 불법 카드 모집인을 적발해 신고하면 포상금을 주는 ‘카파라치’ 제도를 도입했다.

하나SK카드 관계자는 “카드시장은 포화상태라 경쟁사 고객을 끌어오는 방법 뿐”이라며 “앞으로 전업 카드사가 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김정태 과장은 “금융당국에 체크카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뜻을 전달한 만큼 카드시장에 과다 경쟁을 부추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체크카드로도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카드사들의 과열 마케팅을 감시하기위해 카드사의 전체 수익 대비 마케팅 지출비용을 경영실태 평가 항목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경영실태 평가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경영실태를 분석해 건전성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다. 총 5등급으로 분류해 4~5 등급의 낮은 등급이 나오면 당국이 경영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지난해 카드 업계는 판촉 마케팅 비용으로 5조 1000억원을 썼다. 이 중 24%는 대형 가맹점과 제휴해 무이자 할부서비스를 지원했다.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 김현정 선임조사역은 “각 사별로 각기 다른 마케팅 비용 기준을 통일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vs 하이브 '노예 계약' 공방...진실은 어디로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

6목동14단지, 60층 초고층으로...5007가구 공급

7시프트업, ‘니케’ 역주행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8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 6월 26일 출시 확정

9‘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실시간 뉴스

1한국축구 40년만에 올림픽 좌절…홍준표, 한국축협회에 또 ‘쓴 소리’

2민희진 vs 하이브 '노예 계약' 공방...진실은 어디로

3‘빅5’ 병원 ‘주 1회 셧다운’ 예고…정부 “조속히 환자 곁으로”

4尹대통령-이재명 29일 첫 회담…“국정 현안 푸는 계기되길”

5이부진 표 K-미소…인천공항 온 외국 관광객에게 ‘활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