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SUSTAINABILITY - 보수파가 자전거 공유를 좋아해야 하는 이유

SUSTAINABILITY - 보수파가 자전거 공유를 좋아해야 하는 이유

우익은 뉴욕이 최근 시작한 ‘시티바이크’를 비난하지만 그 시스템은 보수주의 기본원칙인 민영화와 자립을 상징한다



뉴욕시의 자전거 유료공유 시스템 ‘시티바이크(Citibike)’가 5월 27일부터 운영되기 시작했다. 언론에는 체험자들의 시티바이크 찬양론이 많이 등장했다. 나도 사무실, 기업체 이사회, 방송국에 갈 때 그 자전거를 이용해봤다. 교통비가 절감되고 편리하다.

시티바이크 체험에 나선 기자(왼쪽), 뉴욕의 자전거 공유 시스템은 출발이 좋다.
근년 들어 뉴욕에 등장한 교통 인프라치고 규모도 크고 아주 새롭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 앉아 일하는 수많은 화이트칼라 근로자들에게 출퇴근을 하면서 운동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시티바이크가 물론 완벽하진 않지만 상당히 효과적으로 운영된다. 6월 7일까지 3만4305명이 연간 회원권을 구입했고, 사용자들은 12만8417건을 이용했으며, 사고도 거의 없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선가 우익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전거 공유와 바퀴 두 개짜리 교통수단 자체를 싫어하는 듯하다. 특히 루퍼트 머독 언론제국이 시티바이크 혐오증의 온상이 됐다. 그중 하나인 뉴욕포스트는 이 시스템의 모든 사소한 결함을 걸고 넘어졌다. 머독이 소유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보수주의 논설위원 도로시 라비노위츠는 과장된 자전거 공유 반대 동영상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시켰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빈곤에 우려를 표명하기는 아주 드문 일이지만 그 신문의 6월 8일자에는 시티바이크를 저소득층 거주지에선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하는 기사가 실렸다. 우익 온라인 잡지 ‘프런트 페이지’의 대니얼 그린필드 기자는 시티바이크 시스템의 개념이 전체주의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보수주의자들이 자전거와 자전거 공유 시스템을 혐오하는 이유에 관한 글도 많이 쏟아졌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은 특권층이 다른 누군가가 운전하는 차를 타는 습관이 몸에 뱄기 때문에 도로변 주차 공간 일부가 자전거 보관소로 바뀐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잡지 뉴욕의 댄 애미라 기자는 우익들은 건강에 이롭거나, 약간 프랑스적이거나, 공유 개념이 포함된다거나,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나, 환경보호주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냉소적으로 표현했다. 시티바이크는 보수주의자들이 갖는 모든 두려움의 총체라는 이야기다.

거기다 나도 몇 가지 이유를 덧붙이고 싶다. 바퀴 두 개짜리 교통수단을 가장 잘 연상시키는 정치인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다. 부시는 자신의 목장에서 산악 자전거를 즐겨 탄다. 우익은 8년 동안 그의 모든 행동을 찬양했지만 지금은 그가 대통령으로서 범한 여러 가지 실책으로 인해 매우 당혹스러워 한다.

부시의 유산은 공화당에 너무도 많은 해를 끼쳤다. 그래서 유익한 개인 교통수단과 운동인 자전거 타기가 (부시가 좋아한다는 이유로) 그들에게는 금기가 돼 버렸지 않았을까 싶다. 지난 금융위기 때 부시 대통령 아래서 구제금융을 설계한 헨리 폴슨 전 재무장관도 자전거 출퇴근으로 유명했다(지금 구제금융은 지탄의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자전거는 젊은이와 이민자 둘 다를 연상시킨다는 점도 있다. 나이 든 백인 공화당원들은 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또 자전거는 주로 가난한 사람들이 선호하는 교통수단이다. 현대 공화당원들이 잘 살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타려면 신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게으름뱅이나 배가 많이 나온 사람들은 자전거를 싫어한다. 골프장에서 카트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운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전거 타기는 아예 불가능하다. 극우 방송인 러시 림보, 헤일리 바버 전 미시시피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색스비 챔블리스 상원의원(조지아주),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가? 물론 우익 인사 전부가 자전거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젊은 정치인 에릭 캔터 미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자전거를 아주 좋아한다.

하지만 보수주의자들은 자전거나 자전거 공유 시스템, 특히 뉴욕의 시티바이크를 혐오해선 안 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핵심 정부기능을 민영화하고, 공공자원에 크게 기대지 않고 국민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끝없이 주장한다. 하지만 뉴욕의 자전거 공유 시스템은 거의 전적으로 민간 자본으로 만들어졌다. ‘시티바이크’라고 불리는 이유도 거대 금융사 시티은행이 주요 후원자이기 때문이다.

둘째, 자전거는 기업가 정신을 분발시킨다. 자전거는 자동차를 가질 돈이나 나이가 부족한 사람에게 신속히 기동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한다. 나는 1970년대 말 랜싱 스테이트 저널 신문 배달부로 일했다. 그때 자전거를 타면서 설비 투자와 생산성의 상관관계에 관한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 새 자전거를 구입하자 더 짧은 시간에 내가 할당 받은 노선을 완주할 수 있었다. 그 다음 역시 내가 구입한 잔디 깎는 기계를 끌고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도 그 자전가가 매우 유용했다.

셋째, 자전거 타기는 현대 보수주의의 두 가지 기본원칙인 ‘자립’과 ‘기동성’을 상징한다. 전적으로 인간의 힘과 노력에 의존하는 교통수단은 걷기를 제외하면 자전거밖에 없다. 자전거는 남자든 여자든 자신의 힘으로 타야 한다. 투입하는 노동력만큼 뽑아낼 수 있다(물론 마찰 저항으로 약간의 에너지는 소모된다). 자전거를 타면서 다른 누군가의 노동에 몸을 맡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시프트업, ‘니케’ 역주행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2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 6월 26일 출시 확정

3‘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4신한금융 1분기 순익 1조3215억원, 전년 동기 比 4.8%↓

5LG유플러스,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버디3’ 공식 출시

6하나금융 1분기 순익 1조340억원…1년 전보다 6.2% 감소

7농협금융 1분기 순익 6512억, 전년 동기 比 31.2%↓

8우리금융 1분기 순익 8245억원, ELS 배상에 전년比 9.8%↓

9“미국투자이민 공공 프로젝트 최고 안전”∙∙∙로드아일랜주 축구장 개발사 존슨 대표 인터뷰

실시간 뉴스

1시프트업, ‘니케’ 역주행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 출시

2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모험의 탑’, 6월 26일 출시 확정

3‘보안칩 팹리스’ ICTK, 코스닥 상장 도전…“전 세계 통신기기 안전 이끌 것”

4신한금융 1분기 순익 1조3215억원, 전년 동기 比 4.8%↓

5LG유플러스, 실속형 스마트폰 ‘갤럭시 버디3’ 공식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