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인 패션 하우스, 160년 역사에서 가장 큰 영감을 준 여성 6명 기리는 전시회 열어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는 뮤즈(muse)는 이제 브랜드 자체만큼이나 중요한 존재가 됐다. 루이뷔통이 1854년 창사 이래 가장 영향력이 컸던 뮤즈 6명을 ‘타임리스 뮤즈(Timeless Muses) 전’으로 기린다. 이 전시회에는 루이뷔통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여성들을 조명한다. 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 영향력 있는 건축가이자 디자이너 샬롯 페리앙, 프랑스 소설가 프랑수아즈 사강, 배우 카트린 드뇌브, 모델 케이트 모스, 영화 감독 소피아 코폴라가 그들이다.

전시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 여섯 명은 “남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봤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대담하고 자유로웠다.” 그리고 그들은 “한계를 뛰어넘는 사고와 행동으로 여성성을 새롭게 정의했으며 여러 면으로 루이뷔통에 영감을 줬다.” 이들 중 일부는 루이뷔통과 오랫동안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고 소피아 코폴라 등 몇 명은 실제 제품에 영감을 줬다.

도쿄 스테이션 호텔에서 9월 23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회는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나이트 클럽”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관람객들은 이 여섯 명의 여성이 전설적인 패션 하우스 루이뷔통에 불러일으켰던 영감과 감성을 실감할 수 있다.

“새 시대를 이끈 여인”외제니 황후나폴레옹 3세의 부인 외제니 황후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사치스러운 생활방식을 동경했다. 그래서 그런 방식으로 “매혹적이고 화려한 궁전”을 꾸몄다. 뛰어난 미모와 우아한 스타일로 유명했던 외제니는 루이뷔통 트렁크를 애용했다. 여행을 할 때면 루이뷔통 트렁크에 “고운 드레스와 화장품”을 챙겨넣고 길을 떠났다. 외제니 황후는 루이뷔통을 프랑스 국내뿐 아니라 외국에까지 알린 첫 번째 홍보사절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녀의 비전과 영향력은 현대적 여성성과 호화로움의 바탕이 됐다.”

“한 세대의 눈” 소피아 코폴라영화에서 성공하는 것은 코폴라 가문의 내력인 듯하다. 하지만 소피아는 영화계에서 자신만의 업적을 이뤘다. ‘처녀 자살 소동’과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마리 앙투아네트’ 등의 영화로 “절제된 호화로움과 젊음의 활력”이 절묘하게 혼합된 독특한 미학을 수립했다. 소피아 코폴라는 2008년 루이뷔통 코어 밸류 캠페인의 모델로 선정됐고 2009년엔 그녀의 이름을 딴 루이뷔통 백까지 나왔다. 이로써 그녀는 루이뷔통의 가장 영향력 있는 뮤즈 중 한 명이 됐다.

“아방가르드 아이디얼리스트” 샬롯 페리앙샬롯 페리앙은 1927년 파리 박람회에서 젊은 디자이너 겸 건축가로 주목 받았다. 그녀가 르 코르뷔지에의 의뢰를 받아 디자인한 가구들은 20세기의 상징적인 디자인으로 꼽힌다. 디자인과 사진, 일본 전통에 열정을 품었던 페리앙은 “완전한 자유로움과 창조성을 세상에 보여줬다.” 루이뷔통은 페리앙을 기리기 위해 2014년 “그녀의 독특한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은 화려하고 믹스 앤 매치가 가능한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자유로운 아름다움” 케이트 모스14세에 모델로 발탁된 케이트 모스는 전설적인 슈퍼모델이 됐다. 루이뷔통은 모스를 “순수하고 여성적이며 어린아이 같고 독특한” 뮤즈라고 묘사했다. 루이뷔통 패션쇼 무대에 단골로 서는 모스는 친구인 마크 제이콥스가 루이뷔통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뒤로 이 브랜드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루이뷔통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케이트는 루이뷔통 패션쇼 무대와 브랜드의 분위기에 그녀 특유의 존재감을 불어넣는다. 그녀가 입는 것은 뭐든 곧 여성들이 갖고 싶어하는 품목이 된다. 그 자체로 하나의 스타일이 된다.”

“문학계의 ‘앙팡 테리블” 프랑수아즈 사강

사강은 열아홉 살에 첫 번째 소설 ‘슬픔이여 안녕’을 출간하면서 길고 성공적인 소설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녀의 “독설과 재기 넘치는 성격”은 낭만적인 주제를 단순한 논조로 풀어내는 독특한 문체를 탄생시켰다. 돈을 물 쓰듯 했던 사강은 재규어와 마세라티, 애스턴 마틴 등 고급 승용차를 번갈아 타며 속력을 즐겼다. 루이뷔통도 물론 좋아했다. 사강은 루이뷔통의 킵올(Keepall) 백을 아주 좋아해 여러 개 사들인 다음 생각지도 않고 있던 친구들에게 선물해 깜짝 놀라게 했다. 그 선물은 그들에게 독특한 스타일을 지녔던 사강을 기억하게 하는 기념품이 됐다.



“영화계의 자유로운 영혼” 카트린 드뇌브프랑스 여배우 카트린 드뇌브는 ‘세브린느’(1967), ‘인도차이나(1992)’ 등의 영화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그녀는 빼어난 미모와 독특한 개성으로 프랑스 영화의 상징이자 “침착함과 세련됨의 대명사”가 됐다. 1960~70년대 전성기 시절 드뇌브는 루이뷔통 스피디(Speedy) 백을 들고 여행을 다녔다. 그녀는 2008년 64세의 나이로 루이뷔통 코어 밸류 캠페인의 모델이 됐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