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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S graffiti artist - 거리 미술의 메카 뉴욕에 침입하다

FEATURES graffiti artist - 거리 미술의 메카 뉴욕에 침입하다

영국 출신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가 떠나면서 파리 출신의 인베이더가 접수
인베이더는 세계 곳곳의 길거리에 수천 점의 수제 모자이크 작품을 남겼다.



영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Banksy)는 뉴욕 곳곳에 제작한 거리 벽화로 유명해졌다. 최근 뱅크시가 뉴욕 활동을 중단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거리 미술의 거장 인베이더(Invader)의 작품이 맨해튼 로워 이스트 사이드의 건물 외벽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파리에 기반을 둔 거리 미술가 인베이더는 1969년생이라는 사실 외에 별로 알려진게 없지만 케냐 몸바사부터 호주 퍼스까지 세계 곳곳의 길거리에 수천 점의 수제 모자이크 작품을 남겼다. 그가 최근 뉴욕으로 갔다. 인베이더는 자신의 뉴욕행을 ‘인베이전(invasion, 침입)’이라고 부른다.

인베이더의 작품은 금세 알아볼 수 있다. 밝은 색상의 도자기 타일로 해상도가 낮은 초기 비디오 게임의 캐릭터들과 백설공주부터 핑크 팬더까지 다른 대중문화 아이콘들의 이미지를 제작한다. 하지만 그가 주로 만드는 작품은 스페이스 인베이더들이다. 1978년 나온 아케이드 게임의 고전 ‘스페이스 인베이더’에 등장하는 침입자들의 모습을 충실하게 재현한다.

인베이더는 1998년 파리에서 처음 이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리고 세계 각지의 수십 개 도시로 영역을 넓혀나갔다. 그는 한 도시에 ‘침입’할 때마다 자신의 작품이 어느 곳에 남겨져 있는지 상세한 지도를 제작한다. 그리고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그 지도를 판매한다.

뱅크시가 뉴욕 맨해튼 길거리에 제작한 벽화 ‘게토 4 라이프’
인베이더는 몇 년 전 생애 가장 과감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자신이 제작한 스페이스 인베이더 중 한 점을 우주로 보내는 일이었다. 현재 그가 세계 순회 홍보 중인 단편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에 섬세하게 제작된 기상관측기구를 이용해 그 꿈을 실현했다. 기구 안에 설치된 비디오 카메라가 비행 과정을 기록했다. 뉴스위크가 인베이더를 인터뷰했다.

거리 미술 작품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수많은 사람이 무료로 내 작품을 보면서 작품과 교감할 수 있다. 소수의 사람이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가서 돈을 내고 보는 전시회와는 다르다. 때로는 사진 촬영도 허용되지 않는 그런 곳에서는 사람들이 더 수동적이된다.

갤러리 전시회가 거리 미술가로 활동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고 믿나?

인터베이더가 뉴욕 거리 곳곳에 제작한 모자이크 벽화.
갤러리 전시회와 거리 미술 제작은 서로 다른 두 개의 프로젝트다. 갤러리나 미술관에서도 거리에서만큼 좋은 효과를 얻기는 어렵다. 나로서는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여는 일이 훨씬 더 어렵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진 않지만 거리에서 활동하는 것만큼 자연스럽지 않다. 난 평생을 이 ‘스페이스 인베이전’ 프로젝트에 바쳤다. 이 프로젝트는 공공장소에서 이뤄져야 한다. 거리를 배제하고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비디오 게임이 당신의 인생과 작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나?

뉴욕 맨해튼 어퍼 웨스트 사이드 길거리 벽에 그려진 뱅크시의 ‘해머 보이’.
난 초창기 비디오 게임과 함께 성장했다. 그러나 내가 자라면서 보고 경험한 다른 많은것들을 모두 예술로 승화시키진 않았다. 그러니까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 내가 비디오 게임을 소재로 택한 이유는 그것이 우리 역사의 한 전환점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와 관련 테크놀로지에 대한 접근이 대중화된 시점이다. 그것이 긍정적인 의미인지 아닌지는 아직 말할 수 없지만 ‘비포’와 ‘애프터’가 확연히 갈리는 시점이다. 그 때를 기점으로 큰 변화가 시작됐다.

뉴욕은 거리 미술가로서 끌릴 만한 특별한 요소를 지니고 있나?

뉴욕은 예술, 특히 거리 미술의 메카다. 내가 뉴욕에 ‘침입’한 건 이번이 다섯 번째다. 뉴욕 ‘침입’은 ‘세계 침입’ 프로젝트 초창기인 1999년 시작됐다. 하지만 이 도시는 엄청나게 크고 복잡해서 백 번쯤은 ‘침입’해야 직성이 풀릴 듯하다. 뉴욕에는 파리만큼 많은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필요하다(그가 파리 거리 곳곳에 제작한 스페이스 인베이더는 1000점이 넘는다).

언제 뉴욕을 떠날 생각인가?

언제 어디에 갈지 말하지 않듯이 언제 떠날지도 말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당신의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무엇을 얻기를 바라나?

다른 영화를 볼 때처럼 좋은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 놀라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흥미도 느끼면서 말이다. 그리고 그 내용을 믿었으면 좋겠다. 이 작품은 허구가 아니라 다큐멘터리다. 꿈의 실현에 관한 이야기다. 기본적인 테크놀로지와 몇 가지 요령, 넘치는 에너지와 인내심이 있으면 말도 안 된다고 생각되는 일을 벌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뱅크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그는 자신이 훌륭한 예술가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거리 미술에 많은 공헌을 했다. 무엇보다 거리 미술을 대중에 널리 알렸다.

유럽 등 세계 다른 지역의 거리 미술을 뉴욕이나 미국과 비교한다면?

세계화에 따른 이점이 있다. 요즘은 거리 미술가들이 어디든 간다. 문화의 차이나 국경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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