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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mber crunching - 빅데이터가 대입을 결정한다

number crunching - 빅데이터가 대입을 결정한다

학생의 학업능력과 목표를 파악하고 대학교의 성과를 평가해 좋은 궁합을 찾아줘



앞으로 몇 년 사이 고등학생들의 대학 선택 방식에 데이터가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듯하다. 오늘날의 과정이 마치 신입생에게 모자의 착용을 강요하던 시절만큼 구시대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대학선택 과정은 데이터 공백 속에서 이뤄진다. 캠퍼스가 어떤 모습인지, 친척이 그곳에 다녔는지, 일부 리스트에서 그 학교가 몇 위인지 같은 무형의 변수들에 좌우된다.

규모와 막막함 측면에서 이와 견줄 만한 중대한 인생 결정은 누구와 결혼하느냐는 문제뿐이다. 그리고 그 중 절반의 경우 얼마나 기대와 다른 결과를 얻는지 지켜보는 일이다.

데이터란 온라인에서 직접 수집 가능한 자료를 말하는 게 아니다. 학생-교사 비율 또는 여러 구내식당에서 내놓는 초밥의 상대적 신선도 따위의 정보가 아니다.

그보다는 대규모의 스마트한 데이터를 말한다. 학생 개개인의 능력과 목표를 이해하고 반면에 대학교의 성과를 파악하게 해주는 자료다. 그 학교 출신자들의 궁극적인 경력과 실적들이다.

그 다음 데이터가 학생과 대학의 짝짓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통용되는 기준에 근거한 어떤 짝짓기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갖게 된다. 실제로 이들 데이터 시스템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대학지원 과정 자체가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대학들은 학생이 지원하기도 전에 누구를 받아들일지 이미 알게 된다.

미래 소설을 쓴다고? 정신 나간 소리라고?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최소한 두 군데에서 새싹이 움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링크드인(비즈니스 전문 소셜네트워킹 사이트), 그리고 IBM과 조지아주 귀넷 카운티 스쿨들 간의 시범 제휴 프로젝트다.

링크드인의 제품 감독 책임자 디프 니샤는 사이트를 데이터 기반 대학 상담업체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 “딸이 최근 대학 지원절차를 밟았는데 엄청 힘들었다”고 니샤가 말했다.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너무나도 잘 아는 경험을 언급했다. “우연의 요소에 대경실색했다.” 그래서 이제 거기에 변화를 일으키려 한다.

링크드인이 수집하는 어마어마한 데이터 범위를 생각해보라. 전 세계에 2억7700만 명의 회원이 있다. 대다수가 직장 경력과 학력 배경을 공개했다. 링크드인은 또한 이용자들에게 다소 성가신 ‘추천’을 하도록 한다. 따라서 시스템은 회원 각자의 능력치를 알게 된다. 아울러 2만3000개의 고등교육 기관이 사이트에 세부정보를 추가했다.

링크드인은 수집하는 정보를 토대로 대학을 성과에 따라, 또는 성과를 대학에 따라 도표화할 수 있다. 고등학생 자녀가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IDEO의 산업 디자이너가 되어, 유리 공예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링크드인은 비슷한 위치에 있는 많은 사람이 어떤 특정 대학을 나왔는지 확인해 학교를 추천할 수 있게 된다. 그 데이터가 학생에게 어떤 대학을 고려하도록 권고할 경우 링크드인이 그 학교 출신 전문직 종사자와의 만남을 중재할 수 있다. 정량적 데이터에 인간의 정성적 통찰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이는 링크드인의 경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페이스북·구글과 기타 소셜 사이트가 수집한 사람 및 그들의 진로에 관한 자료를 생각해 보라. Ratemyprofessors.com같은 사이트들이 쏟아내는 대학의 색다른 측면에 관한 데이터도 있다. 칼리지 프라울러(College Prowler)는 여학생들이 가장 끝내주는 캠퍼스 랭킹을 소개한다(오하이오주의 마이애미대학이 1위라고? 정말로?).

성능 좋은 컴퓨터들은 이들 다양한 데이터 집합을 흡수해 패턴을 찾아낼 수 있다. 아무리 예민한 헬리콥터 부모(헬리콥터처럼 자녀의 머리 위를 맴돌며 과보호하는 부모)도 발견하지 못하는 패턴과 궁합을 찾아낸다.

귀넷 카운티의 프로젝트를 들여다 보면 데이터를 이용한 대학 선택 아이디어가 한층 더 흥미로워진다. 학업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동함에 따라 귀넷의 시스템은 유치원 과정부터 각 학생의 학업성과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 IBM에서 그 프로젝트를 이끄는 과학자 찰라파티 네티의 설명이다. 시스템이 데이터를 분석해 점차 학생의 학업능력을 알게 된다. 학생의 강점·약점·재능 그리고 학생이 좋아하는 과목과 과제를 파악하게 된다(부모의 사전 동의를 받기 때문에 언제든 중단시킬 수 있다).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무렵엔 시스템이 학생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 “학생의 컨설턴트가 될 수 있을 정도”라고 네티가 말했다. “최소한 학업능력에 어울릴 만한 대학을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링크드인의 데이터에 연결된 귀넷 유형의 시스템을 상상해 보라. 그뿐 아니라 대학과 동문의 진로에 관한 항간의 다른 모든 데이터도 포함해서 말이다. 그러면 귀넷은 고교 재학생에게 확률 높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학생이 원하는 진로로 어느 대학이 이끌어줄지 알려준다.

귀넷 같은 시스템과 대학 시스템 간에 일정 수준 이상의 투명성이 존재한다면 귀넷 시스템은 대학을 추천하기도 전에 학생의 합격 여부도 알게 된다. 지원과정은 클릭 한번으로 끝나게 된다. 귀넷 데이터가 선택한 대학으로 전송된다. 대학에 필요한 자료는 그걸로 충분하다.

물론 그런 시스템을 개발하고 완성하는 데는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많은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대학 교육에는 많은 사람에게 주거비보다 더 많은 돈이 든다. 고졸자가 그렇게 큰 돈을 들여가며 대학 캠퍼스를 경험할 필요가 있을까? 정보기술은 그 모델 자체에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한다. 오늘날의 유치원생이 대학진학 연령에 이를 때까지 대학이 여전히 존재할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도 자신의 앞날에서 요행수와 발견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기 바라는지 자문해야 한다. 인생의 진로 결정은 말할 필요도 없이 앞으로 한 시간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고등학생이 많다. 그들 다수에게는 목표가 뚜렷한 대학 선택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링크드인과 귀넷은 데이터에 입각한 대학선택에 관한 담론의 물꼬를 튼다. 현재의 방식에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 데이터가 그 차원을 끌어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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