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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 생존 전략은 - CEO 직속 고객관리팀 속속 만들어

대형 증권사 생존 전략은 - CEO 직속 고객관리팀 속속 만들어

고객관리 강화하고 해외 영업망 확대 … 주식 거래시간 연장 방침에 기대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CEO 직속으로 ‘고객지원실’을 새로 만들었다. ‘고객자산운용담당’도 CEO 직속으로 이관해 고객자산 수익률을 좀 더 엄격하게 관리하기로 했다. 고객 중심 영업을 실천할 수 있도록 리테일본부는 기존의 4개 지역사업부를 총 12개 권역으로 재편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고객 가치 제고와 투자자 보호가 중요한 만큼 CEO가 직접 고객을 챙기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증권도 CEO 직속으로 ‘자산배분센터’를 신설했다. 본부별로 있던 상품기획과 랩(wrap)운용·신탁운용·자산배분 역할을 하는 팀을 센터로 한 데 모은 것이다. 김범석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지금처럼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는 고령화 시대에 자산관리는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조직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 증권사들은 부쩍 ‘고객’을 강조한다. 이른바 고객 최우선 경영 전략이다. 최덕형 삼성증권 상무는 “거래금액은 줄어들고 보유자산도 줄어들면서 증권사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며 “위기 상황일수록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을 잘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 자산관리와 운용을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고 덧붙였다.



거래량 줄어 자산관리 중요성 커져주식 거래량이 줄면서 위탁매매 수수료로 먹고 살던 증권사는 위기에 빠졌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많은 대형증권사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찾은 해법이 바로 고객이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산관리(WM)사업부에 힘을 싣고 있다.

신동철 IPS본부장은 “브로커리지 영업이 당장은 쉽지 않은 만큼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관리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신한은행과 업무교류를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투자자보호센터를 ‘금융소비자 보호센터’로 확대 개편했다. 또 법인금융상품영업 1·2·3부를 총괄하는 법인금융상품영업본부를 신설했다. 법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력 강화는 물론 대상 고객의 범위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에서다.

고객관리나 영업을 위한 조직 단위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조직을 확대해 고객에게 더욱 밀착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고객 중심 추천상품제’를 내놨다. 추천한 상품에 대해 정기 애프터서비스(AS) 보고서, 상품 이슈 발생 때 대응전략을 담은 수시 AS보고서 등을 제공한다. 안종업 삼성증권 상품마케팅실장은 “고객들이 추천상품에 안심하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라며 “추천상품들은 유형별로 정해진 벤치마크 지수를 기준으로 제대로 수익을 거뒀는지 검증 받고 결과는 해당 조직의 평가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조만간 NH농협금융지주에 인수될 우리금융그룹은 리테일과 함께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투자은행(IB)사업부와 트레이딩사업부, 법인영업사업부에는 인력을 늘려 역량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IB부문은 커버리지본부의 부서를 2개에서 4개로 늘리고 상품판매본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생산판매본부 산하에 투자금융부와 신디케이션부를 두기로 했다. 트레이딩사업부는 주식사업부와 외환·채권·원자재를 담당하는 FICC사업부로 분리했다.



온라인·모바일 영업도 강화고객을 대면할 수 있는 지점이 줄어든 대신 온라인·모바일 영업을 강화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부터 투자정보 서비스인 ‘이프렌드 네비(eFriend Navi)’ 서비스를 통해 매일 투자 유망종목을 제공한다. 장중 상담이 어려운 투자자를 위해 주중 야간 전화상담을 진행한다. 이희주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증권업이 불황이어도 대형 증권사들은 중소형사들보다 자본력이나 해외 시장 진출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며 “결국 얼마나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돈을 투자하느냐가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주식거래시스템을 선보였다. 현재 미래에셋증권 모바일 주식시장 시장점유율은 20%에 달한다. 미래에셋은 모바일 고객들이 늘면서 5월 스마트 자산관리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금융투자는 3월 3일 온라인펀드몰인 ‘S캐치 펀드’ 서비스를 내놨다. 개인의 투자 성향에 맞게 상품을 제안하거나, 성향에 맞는 펀드를 추천해주는 펀드 자산관리 서비스다. 대형 증권사들은 해외 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지난해 10월 리서치본부 내 글로벌투자전략팀을 새로 만들고 지역별 투자전략 수립, 개별상품과 관련시장 리서치 업무를 담당한다. 대우증권 리서치센터도 해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 경영목표를 해외 시장 진출과 글로벌 경쟁력으로 잡고 지난해 3월 리서치센터 내에 크로스에셋(Cross-Asset)팀을 신설했다. 크로스에셋팀은 유망한 해외 국가와 유망 투자 분야 정보를 제공한다. 2010년 베트남에 현지법인을 세운 한국투자증권은 영업망을 확대해 2016년까지 베트남 5대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해외 시장 리서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주식을 연동한 상품 출시에도 적극적이다.

동양증권은 미국의 경기회복에 따라 미국 부동산 상장지수펀드(ETF·주가지수에 연동되어 수익률을 내는 펀드)와 미국채 인버스ETF(주가지수가 떨어지면 수익이 나고 거꾸로 오르면 손실이 나는 펀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 국공채 등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 상품을 출시해 운용 중이다. 이희주 상무는 “국내 저금리와 저성장 등이 지속되면서 점점 회복이 되는 선진국 중심으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증권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이슈도 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월 ‘거래소 선진화 전략’을 발표하며 “시장 유동성 확대와 거래시간 차이에 따른 해외 투자자 불편해소를 위해 현행 6시간인 정규시장 거래시간의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후 3시인 폐장을 한 시간 연장하면 홍콩과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중심지와 시간을 맞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무래도 거래시간이 연장되면 거래대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증권사 수익성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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