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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전략 - 신흥국 채권에 눈 돌릴 만

채권 투자전략 - 신흥국 채권에 눈 돌릴 만

신흥국 경제 체질 개선 조짐 … 미 국채 금리 점진적 인상 가능성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장에서 갑작스럽게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언급했다. 투자 측면에서 보면 금리 인상기에는 주식이 채권보다 유리한 선택이다. 그렇다고 자산 배분 차원에서 전부 주식에만 투자할 수는 없다.

채권에도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과거 경험에 비추어 보면 금리 인상기에도 하이일드 채권의 성과는 양호했다. 하지만 2년 이상 지속된 하이일드 채권 선호로 추가 수익을 내기가 어렵게 됐다. 이제 대안으로 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의 가능성도 볼 때다.

첫째, 글로벌 자금 유출이 진정될 가능성이다. 글로벌 펀드 유출입액 기준으로 지난 2~3년 간 자금 흐름을 보면 지난해 5월 버냉키의 양적완화 축소 발언 이후부터 신흥국 주식·채권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유출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약 1년 가까이 자금이 유출되면서 제3차 양적완화 시행 이후 신흥국으로 유입된 자금 대부분이 이미 빠져나갔다.

실제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의장이 2012년 8월 말 잭슨홀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언급한 후 지난해 5월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기 전까지 신흥국 채권형 펀드로 약 404억 달러가 유입됐다. 그 이후부터 유출된 금액은 3월 말 기준 484억 달러로 유출 금액이 더 많다. 신흥국의 펀더멘털이 개선된다면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도 자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다.

둘째, 신흥국 지수의 추세적 요인이다. 2003년 이후 신흥국 국채지수의 추세선과 지지선을 보면 충분히 조정을 받은 영향으로 현재 추세선 아래에 신흥국 채권지수가 위치해 있다. 과거 지수의 흐름을 보면 지지선을 하향 돌파해서 아래로 내려간 경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밖에 없었다. 글로벌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채권지수는 추세선을 두고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점이 향후 채권지수의 하방경직성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인 가격 하락의 여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셋째, 일부 신흥국의 펀더멘털 개선 시그널이 보인다. 최근 환율과 국채금리를 보면 인도·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아시아 신흥국 중심으로 통화가치 상승과 국채수익률 하락이 관찰된다. 가장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난 인도는 제조업 지표가 반등해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에너지 설비, 건설 관련 기업의 주가도 장기 부진에서 벗어나 빠르게 상승했다.

인도는 IT중심의 국가라는 점이 강점이면서 취약점인데, 최근 인프라 투자 등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구조 개혁을 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4분기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2012년 2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발표됐다. 이들 국가의 증시도 큰 폭 상승했다. 중요한 점은 변화가 외국인 수급이나 밸류에이션 매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펀더멘털 개선이라는 점이다.

올해 글로벌 경기회복이나 위험선호 현상은 하반기로 갈수록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를 앞두고 유동성보다는 펀더멘털 장세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투자도 경기회복을 확인하면서 점차적으로 선진국 주식→신흥국 달러 표시 채권→신흥국 로컬채권과 주식의 순서로 옮겨가는 것이 적합하다고 본다.

아시아신흥국 중심으로 펀더멘털 개선 시그널이 나옴에도 아직은 채권 중심으로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중국의 경제지표 둔화로 신흥국 증시는 다소 변동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의 제조업 지수와 신흥국 주가 지수 흐름은 유사한 궤적을 그려왔다. 신흥국 통화 역시 최근 우크라이나 리스크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거나 펀더멘털 회복이 아직 부족한 국가 중심으로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 당장은 신흥국 채권, 그중에서도 달러 표시 채권에 눈을 돌리는 게 편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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