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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박사의 힐링 상담 - 남성 우울증 극복 | 단백질 섭취 늘리고 대화 많이 나눠라

후박사의 힐링 상담 - 남성 우울증 극복 | 단백질 섭취 늘리고 대화 많이 나눠라



#1. 50대 중반의 현직 차관이 자신의 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그가 신발을 벗고 13층과 14층 사이 계단 창문을 통해 투신했다고 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자살 사유는 우울증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두 달 간 병가를 내고 출근을 하지 않았고,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다. 평소 조용하고 신중한 성격의 ‘선비 스타일’이었다는 것이 주변사람들의 설명이다.

#2. 20대 후반의 현직 사무관이 대전의 한 원룸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놀라게 했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공무원으로 근무해왔던 그도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었다. 주변 상황과 주거지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가 그의 자살 원인인 것으로 거론되고 있다.

봄은 화려한 계절이다. 만물이 살아나고, 겨우내 움츠렸던 몸이 기지개를 켜는 계절이다. 하지만 봄은 잔인한 계절이기도 하다. 만물이 질투하고, 겨우내 우울증으로 고통을 받던 이들이 죽음을 선택하는 계절이다. 봄철에는 변화가 많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활짝피고, 얼었던 시냇물이 흐르고, 나무에서 새순이 돋아난다. 새 학기가 출발하고, 승진과 이직이 많고, 수면과 일주기의 변동이 심하다.

변화는 항상 몸과 마음에 스트레스를 동반한다.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우울은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우울감이 지속되고 의욕상실,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비관적 생각, 자살충동이 나타난다면 조심해야 한다.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우울증은 학업· 직장·가정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



남성의 자살률 여성의 두 배 수준누가 봐도 성공한 사람인데, 그가 죽음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현대인은 행복을 추구한다. 누가봐도 행복한 사람인데, 그가 죽음을 선택했다면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 국은 연예인이 자살하는 나라이다. 한국은 대통령도 자살하는 나라이다. 그들은 도대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과연 죽음이 최선의 선택이었을까?

우울증은 시대 구분 없이 나타난다. 성공과 실패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가난과 부도 차이가 없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우울증은 이제 소수의 질병이 아니다. 한국에서 우울증 치료를 받은 공식 환자가 60만명에 달한다. 국민 100명당 1명꼴이다. 자살한 현직 차관과 사무관도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성인의 절반가량이 우울증을 경험했고, 3대 원인으로 ①경제적인 어려움 ②이별과 실연 ③공허감과 소외감 등이 꼽혔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9년째 자살률 1위다. 또한 설문조사는 성인의 절반 이상이 한 번 이상의 자살충동을 경험했고, 3대 이유로 ①업무 스트레스 ②경제적 어려움 ③관계 단절을 보고했다.

남성 우울증은 훨씬 심각하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도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이상 높다. 한국은 아직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때문에 쉽게 정신과의사를 찾지 못한다. 남자가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을 수치로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마땅히 소통할 만한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다. 감정표현도 미숙하다. 초기 우울증상을 술과 담배로 해결하려 한다. 일시적 효험은 있지만 스트레스는 더 커지고 쌓인 정서는 폭발직전에 이른다. 이것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 가는 ‘기전(mechanism)’이다.

인간 뇌의 변연계는 ‘정서와 관계’를 조절하는 센터다. 대뇌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는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대인관계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변연계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부정적인 정서로 고통을 받게 된다. 동기 부여가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현대인의 스트레스 주 원인을 부정적인 정서라고 했다. 알려진 부정적 정서만 50개가 넘는다.

3대 부정적 정서는 ①거절에 대한 두려움②실패에 대한 두려움③분노 등이다. 변연계는 크게 시상하부, 해마, 편도체로 나눈다. 시상하부는 욕구를 관장하고, 해마는 단기기억, 편도체는 정서에 관여한다. 변연계는 식욕·수면·성충동부터 정서, 정서적 기억, 대인관계를 조절한다. 특히 시상하부는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중요한 센터다. 성호르몬을 포함한 각종 호르몬과 에너지 신진대사에 관여한다.

예를 들어, 여성호르몬의 감소는 변연계를 활성화하여 월경전증후군, 산후우울증, 폐경기우울증을 유발시킨다. 변연계의 활성화는 주로 세로토닌이 관여한다. 적절히 활성화되면 긍정적 정서와 자신감을 가진다. 변연계의 주된 문제는 과활성화다. 이 때 세로토닌의 감소와 더불어 부정적 정서와 우울을 보인다.



우울증 최고의 처방 세라토닌을 올려라어떻게 하면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너무나도 많은 처방이 머릿속을 맴돈다. 운동·대화·심리치료·상담·코칭·명상…. 필자는 남성 고객들에게 이렇게 권한다. “세로토닌이 고갈된 것 같다. 우선 세로토닌을 올려보자! 세로토닌이 올라가려면 잘 먹어야 한다. 세로토닌은 단백질이다.”

그리고 가까운 친구나 가족이 있는지 같이 찾아본다. 숨겨둔 애인이라도 상관없다. 한 명만 있으면 된다. 무조건 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일주일에 한 번은 만나야 한다. 두 번 만나면 더 좋다. 만나서 잘 먹는 것이다. 돈을 써야 한다. 아무 얘기나 한다. 그냥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원인이나 이유 따위를 찾을 필요는 없다.

한 사람도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상담센터를 찾아 예약하는 것이다. 비슷한 나이의 여성 상담자가 좋다. 무조건 찾아가 신분은 밝히지 않고 우울한 감정을 그냥 얘기하는 것이다. 그녀의 조언이 꼭 중요하진 않다. 인간은 커뮤니케이션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관계의 문제는 관계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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