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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with Bike | 자유로 평화누리자전거길(下) - 개성까지 맘껏 달릴 ‘자유’는…

Travel with Bike | 자유로 평화누리자전거길(下) - 개성까지 맘껏 달릴 ‘자유’는…

파주 출판도시에서 통일전망대까지는 내내 자유로와 함께 가고, 자전거 공간이 확보돼 있어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아직도 완전한 전원풍경은 아니다. 서울과 파주에서 동떨어져 있는 파주 출판도시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축미가 이국적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도시의 끝자락, 서울의 먼발치일 뿐이다. ‘출판’이 상징하는 책의 고상한 이미지에 걸맞은 우아한 건물 뒤편에는 인쇄공장이 요란스럽게 돌아간다. 책도 결국은 기계로 찍어내는 ‘공업의 산물’임을 새삼 실감한다. 파주 출판도시를 벗어나야 진짜 시골 풍경이 시작된다. 그리고 북녘의 땅도 아스라이 보이면서 변경의 비장미가 대기를 긴장시킨다.

지난 호에 이어 행주산성에서 자유로를 따라 임진각까지 가는 길을 계속 소개한다. 지난 편에서는 행주산성에서 출발해 파주 출판도시까지 20㎞를 갔고, 이번에는 파주 출판도시에서 임진각까지다. 거리는 35㎞ 정도. 행주산성~파주 출판도시(자유로 휴게소) 구간이 비교적 잘 정비된 코스라면, 이번 구간은 시멘트로 거칠게 포장된 농로와 일반도로가 많고 길 찾기도 어려운 난코스다. 자신이 없다면 오두산 통일전망대나 바로 옆의 헤이리 예술촌까지만 다녀와도 좋다.

1. 통일전망대 직전의 송촌교. 수중으로 침투하는 공작원을 막기 위해 다리 전체가 하나의 철책선을 이룬다. 2. 오두산 통일전망대 입구. 전망대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3. 자유로 서쪽에도 꽤 땅이 넓은 곳이 많아 자유로 자체가 민간인 통제선이 된다. 가끔 나오는 굴다리는 군인과 민통선 내 경작 농부의 출입구다. 4. 통일전망대 일대를 벗어나면 시멘트로 거칠게 포장된 농로가 이어진다. 5. 임진각 자유의 다리가 사실상 코스의 종점이다.


베테랑 아니라면 통일전망대까지만길은 여전히 자유로 바로 아래에 바짝 붙어서 간다. 가끔 자전거 전용도로가 나오지만 대부분 자동차와 함께 달리는 겸용 도로다. 다만 자전거 통행 라인을 잘 구획해 놓았고 자동차 통행이 드물어 부담 없이 달릴 수 있다. 북한 공작원의 침투를 막기 위해 다리 아래까지 촘촘히 철책으로 막은 송촌교를 지나면 오두산 꼭대기에 자리한 통일전망대가 성큼 다가선다.

곧이어 축구 국가대표팀 파주 트레이닝센터를 지난다. 국가대표팀이 소집되어 비밀리에 훈련을 하는 합숙장소로, 월드컵이나 큰 경기를 앞두고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보안이 철통 같아 외부에서는 경기장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운동 종목 하나를 두고 참 유난스럽다는 느낌이다. 트레이닝센터를 지나면 바로 통일전망대 입구다. 전망대는 자전거로는 올라갈 수 없고, 맞은편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헤이리 예술마을과 경기 영어마을 등이 엇갈리는 성동사거리를 지난 직후 왼쪽 맛고을 방면으로 좌회전한다. 작은 고개를 넘으면 이름처럼 온갖 식당들이 즐비하다. 삼거리에서 600m 가면 길은 왼쪽으로 꺾어 진다. 일단은 평화누리길 리본이나 ‘평화누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다시 길은 자유로와 붙어서 한동안 이어진다.

낚시꾼들이 진을 치고 있는 오금 양·배수장까지는 자유로 옆을 따라가지만 이제부터가 문제다. 여기서 문산읍내까지는 자유로 옆길이 없어 도로로 우회해야 하기 때문이다. 걷기 코스인 평화누리길은 부분적으로 산길로 접어들기도 해서 자전거는 도로를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오금 양·배수장에서 문산읍을 거쳐 당동IC까지 약 10㎞가 문제의 구간이다. 길을 잘 알고 도로 라이딩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 아니라면 통일전망대까지만 권하고 싶다.

자유로에서 문산읍내로 빠지는 당동IC에서 임진각까지는 다시 자유로를 따라가는 빤한 길이다. 도중에 황희 정승이 은거했던 반구정을 지나 임진강역 바로 옆으로 나오게 된다. 임진각 자유의 다리에서 자유로와 ‘자유’도 끝난다. 여기서 개성까지는 겨우 15㎞. 자전거로도 1시간이면 넉넉할 텐데 자유로와 ‘자유’는 언제나 그곳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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