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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주가 열전 | 빙그레 vs 롯데푸드 - 실적·주가 3분기부터 회복될 듯

라이벌 주가 열전 | 빙그레 vs 롯데푸드 - 실적·주가 3분기부터 회복될 듯



찜통 더위가 찾아오는 여름이다. 몸뿐 아니라 마음도 벌써부터 짜증에 휩싸인다. 산이나 바다를 찾아 더위를 식히는 것도 좋지만 선풍기 앞에서 맛있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도 괜찮은 피서 방법이지 싶다.

무더울수록 신바람이 나는 곳이 있다. 빙과류 업체들이다. 매출의 70% 정도는 여름에 발생한다고 하니 더위는 반가운 손님일 수밖에 없다. 빙과류가 불티나게 팔려 특수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마철이 길어지거나 하면 울상이다. 여름장사를 망치게 해서다. 지난해 여름이 그랬다. 마른 장마가 계속 된데다 테이크아웃 음료 등 대체 소비 증가로 죽을 쑤었다. 업체마다 영업이익이 30%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최악의 여름이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다.



지난해 여름 빙하기, 올해는 해빙기올해는 지난해의 빙하기가 풀릴까. 지금까지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면 섣불리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빙그레 주가는 7월 9일 8만2700원으로 마감, 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평소 계절적 특수가 시작되던 7월 들어서도 줄곧 내림세다. 롯데푸드(옛 롯데삼강) 역시 지난 5월 88만5000원의 정점에서 74만3000원까지 하락했다.

제품 가격 인상, 성수기 진입 등 호재에도 실적 부진이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빙그레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줄었다. 롯데푸드의 영업이익은 129억원에서 145억원으로 12% 늘어났지만 주가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졌음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입질은 신통치 않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여름 한철 동안 아이스크림 판매 증가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아이스크림은 한때 빙과 업체의 영업을 책임지는 효자상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손해 안보고 팔면 다행일 정도로 불효자로 전락했다. 그러다 보니 빙과업체 종업원들 사이에서 빙과사업부는 기피부서의 하나가 되고 있다고 한다.

빙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는 2011년 1조460억원, 2012년 1조380억원, 2013년 1조360억원으로 감소했다. 당장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하락세가 상승세로 반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 큰 문제는 이익이다. 출혈경쟁에 휘말리면서 수익성이 급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후반에는 아이스크림의 영업이익이 12~13%까지 나올 만큼 수익성이 좋았다”며 “최근에는 회사 전체 이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스크림 시장의 부진은 신제품 기근 현상으로도 설명된다. 신제품을 내놔 봤자 소비자 반응이 시큰둥하자 기존의 장수제품에만 매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시장의 활력이 떨어지는 건 필연이다. 이에 반해 배스킨라빈스와 나뚜루팝, 하겐다즈 등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업체는 고급스런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국내 빙과 업체들도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지만 제조기술의 한계로 높은 벽만 실감한 채 뒤돌아서야 했다. 결국은 도로 왕년의 히트상품이다.

빙과 업체의 매출 현황을 분석해 보면, 판매 상위 5개 품목이 전체 매출의 50~60%를 차지한다. 이들은 대부분 1970~1990년 사이에 선보인 제품들로 많게는 40년, 짧게는 2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올해 롯데제과·빙그레·롯데푸드·해태제과 등 빙과 4사의 신제품 출시 계획은 1~2종뿐이다.

소비층이 줄어든 것도 한 몫 한다. 아이스크림의 주 소비층은 어린이, 청소년층인데 저출산으로 수요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또 성인 고객은 커피전문점으로 다수 이동해 아이스크림을 잘 먹지 않는다. 과거 여름철이면 점심 후 편의점이나 수퍼 앞에서 디저트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직장인의 모습은 이젠 보기 어렵다.

최근 불거진 아이스크림 ‘반값 논란’은 소비자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이스크림 제품 40개를 대상으로 가격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의 65%인 26개 제품이 권장소비자가를 표시하지 않았다는 소비자문제연구소 발표가 이 논란에 불을 당겼다. 특히 롯데푸드의 경우 조사대상 10개 제품 모두 가격표시가 없었고, 빙그레는 10개중 2개, 해태제과는 10개 중 3개만 가격 표시를 했다는 것이다.

가격을 표시하지 않은 아이스크림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유통업체의 상술에 종종 이용된다. 실제로 가격 표시가 없는 600원짜리 제품이 ‘50% 할인’꼬리표를 달고도 원래 가격인 600원에 판매되거나, 원래 가격이 1200원짜리 제품 1500원에서 300원을 할인해 주는 것처럼 판매되기도 한다. 그러나 제품 가격 표시가 없기 때문에 유통업자가 ‘장난’을 치는지 소비자는 알기 어렵다.

아이스크림 제조사들은 왜곡된 가격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3년 전부터 정가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회사의 비협조로 아직 정착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유통업자들도 미끼상품으로 활용되는 아이스크림에 가격 표시가 이루어지면 마케팅이 차질을 빚는다며 정가제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어쨌든 반값 아이스크림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돼 제대로 된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제품 경쟁력도 생기고 소비자가 만족하는 제품을 만들수 있다고 제조사들은 주장한다.

일단 증권사 사이에선 올 여름부터 기업 실적이나 주가가 나아지리란 전망이 많다. 작년에 워낙 부진해 기저효과가 생기는데다 올 여름은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예고돼 있어서다. 장마철인데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지고 열대야도 일찍 시작돼 푹푹 찌는 여름날씨가 예상되고 있다.

빙그레의 경우 지난 1분기엔 수출 감소세와 원가 부담으로 실적이 전반적으로 나빠졌지만 2분기부터 실적 개선 조짐을 보이다 3분기부터는 본격 회복세를 탈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얼마 전 내놓은 빙그레 기업보고서에서 ‘3분기는 빙과 내수부문이 한 자릿수 후반의 성장세가 예상되며, 무더위 정도에 따른 최성수기 빙과 판매량 회복 정도가 실적 개선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들어 원유 가격이 동결됐고 지난해 11월 제품가가 인상됐음을 감안할 때 3분기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대신증권은 내다봤다. 여기다 경쟁 심화에 따른 판촉비 부담도 하반기로 가면서 둔화되는 가운데 3분기엔 냉장·냉동 부분의 수출 감소세가 마무리된다는 것이다. 올해 연간 매출은 지난해 대비 5.4% 성장하고 영업이익도 1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스크림 ‘반값 논란’은 악재롯데푸드도 올 하반기엔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하나대투증권은 ‘롯데푸드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128억원과 2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0%, 8.2%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빙과 부문이 평년보다 높은 기온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플러스 매출 성장을 하고 육가공 부문이 호조를 보이는 데 따른 분석이다. 하나대투증권은 하반기에는 햄 가격 인상 효과와 빙과 출하량 회복속도가 빨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판매가격 인상 가능성도 있고, 급식과 식자재 유통사업확대, 네슬레와의 합작사업 시너지 효과 등 호재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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