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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INNOVATION - 박테리아들을 잠재운다

PERISCOPE INNOVATION - 박테리아들을 잠재운다

세균들 간의 통신을 차단해 무력화시키는 중합체 스프레이 개발돼
미국 가정에서 구입한 식품 중 14~25% 가량이 버려진다. 대부분 상했다고 잘못 판단하기 때문이다. 미생물막 형성을 막는 스프레이로 음식 폐기물 양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인간이 박테리아를 상대로 벌이는 전쟁은 끝이 없다. 약물 내성 변종이 갈수록 늘어난다. 이는 언젠가 우리가 곧 그 싸움에서 완전히 패할지 모른다는 우려를 부채질했다. 하지만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연구팀 덕분에 인간이 다시 한번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될지도 모른다. (전쟁터 비유를 계속하자면) 박테리아 간의 통신선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테리아를 무력화할 수 있게 됐다. 마이클 브랜드웨인과 그의 멘토 도론 스타인버그의 공로다.

본래 대다수 박테리아는 생물막(biofilms) 안에서 집단을 형성한다. 이 독특한 서식 환경이 미생물들을 품고 성장을 촉진한다. 그리고 다른 생물들을 공격한다. 생물막은 생물과 무생물 표면에 모두 달라붙는다. 신선 과일과 하수 파이프에서 종종 발견되는 점액질 형태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져 있다.

브랜드웨인은 생물막의 형성을 막기 위해 스프레이식 중합체를 개발했다. 이 중합체는 TZD라는 작지만 강력한 분자를 함유한다. 이것을 식품 포장재에 뿌리면 박테리아가 서로 소통하지 못하도록 막는다. “생물막을 형성하지 못하게 된다. 박테리아를 죽이는 대신 정적인 상태로 만든다”고 브랜드웨인이 말했다. “박테리아는 혼자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공격을 하기 위해 서로를 필요로 한다.” 생물막이 없으면 식품의 유통기한이 더 길어지고 소비자들에게 질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식품 포장재 외에도 생물막 억제 중합체의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개발자들은 예상한다. “생물막은 기본적으로 곳곳에 존재하며 대부분 문제를 일으킨다”고 스타인버그가 설명했다. 그의 팀은 도뇨관(urinary catheters) 코팅과 구강 충치 및 플라그 방지 제품을 개발 중이다. 또한 선박의 밑바닥에서 생물막의 성장을 막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이 경우엔 “건강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라고 그가 말했다. 생물막이 배의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최대의 장점은 이 방법으로 항생제 남용 추세를 저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약품의 경우와 달리 이 스프레이의 효능은 진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박테리아가 실력을 발휘하고 질병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서로 소통해야 한다. 어떤 박테리아도 자신들의 소통을 막는 메커니즘이 개발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브랜드웨인이 말했다. 이 스프레이가 항생제의 대안이 될 가능성을 속단하기에는 아직 이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브랜드웨인에 따르면 “이 분야의 미래가 밝다는 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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