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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xology | 최세혁의 섹스테라피 - 섹스 감퇴시키는 비만

Sexology | 최세혁의 섹스테라피 - 섹스 감퇴시키는 비만



다양한 미각을 느끼고, 식욕을 채우면서 인간은 행복을 느낀다. 주말마다 ‘맛집’을 찾아 다니고 색다른 음식에 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욕과 성욕을 잃으면 모든 걸 잃은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식욕과 성욕은 인간이 가진 여러 욕구 중에도 가장 원초적 욕구이자,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생존본능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 둘을 다루는 인간의 태도는 같지 않다. 식욕을 충족시키는 행위는 자연스러운데 섹스(Libido)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충족은커녕 입에 오르내리기도 쉽지 않다. 별 이유 없이도 괜히 부끄럽다. 과연 성욕은 수치스러운 것일까?

인간의 본능적 욕망을 지배하는 시상 하부는 개체보존 차원의 식욕 본능과 종족 보존 차원의 성욕 본능 이 두 가지 모두를 관장한다. 어느 한 쪽이 자극 받으면 다른 중추에도 영향을 미치는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성적 욕구 불만이 쌓인 사람일수록 폭식을 하거나, 식탐을 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식탐의 원인은 대부분 스트레스에서 기인하는데 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되는 경우, 부신 피질(Adrenocortical)에서 스트레스 호르몬 ‘코르티솔(Cortisol)’이 과다하게 분비돼 중추신경계의 활동을 활발하게 만든다. 이로 인해 식욕이 증가하게 되면서 스스로 식욕 조절을 할 수 없는 단계까지 이르는 경우도 있다.



살찌면 섹스 꺼리는 악순환 반복미국 코넬 의대 아보다 K. 오피트 교수의 지적은 이렇다. “성적인 문제로 괴로워하는 여성은 성욕은 느끼지만 질을 채우기가 두려워서 즐거움을 얻기 위한 대체 방편으로 입 안을 채우려 할 수 있다. 먹는 행위는 침이 분비되는 과정, 맛보고 씹는 데서 오는 흥분, 그리고 오르가슴때와 비슷한 수축 작용이 일어나는 삼키는 행위로 구성된다. 그리고 이를 계속해서 되풀이한다. 육체적 행위 중에 이보다 섹스와 더 비슷한 것은 없다.” 섹스리스나 섹스트러블로 인한 식탐이 여성 비만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분석한 내용이다.

인체에서 오장육부와 연관돼 있는 신체의 열 개의 구멍(눈·코·귀·입·질·항문 등)은 모두 연결돼 있다. 이 구멍들의 입구 주변에는 대부분 성감세포가 밀집된 공통적인 특성이 있다. 이들 중에 유독 식욕과 성욕을 대표하는 구강과 질의 행위 메커니즘이 유사성을 갖고 있음은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즉 여성이 입으로 음식을 먹고, 빨고, 핥고, 씹거나 삼키는 행위가 질에서 이루어지는 섹스의 삽입 행위와 거의 유사하다는 의미다. 구강 내의 귀밑샘과 혀밑샘, 그리고 턱밑샘에서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분비되는 침의 생성 과정이나 사용 용도가 성기관 내 바르톨린샘(Bartholin’s glands)과 스킨샘(Skene’s glands)에서 분비되는 질액과 사정액 등의 분비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도 이를 입증하는 것이다.

대뇌 변연계 내에 성욕과 식욕을 관장하는 시삭전야와 섭식중추는 본질적으로 같은 욕망이자 같은 메커니즘이다. 신경생리학적으로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성욕과 식욕 중추 중 어느 한 쪽이 자극을 받으면 다른 중추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본인 스스로는 의도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그렇게 반응해 행동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대리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연유로 실연당한 여성이나 남편과 성적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주부들이 자신의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먹을 것에 탐닉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쉽게 채워지지 않는 성욕을 식욕으로 대체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물론 본인 스스로는 의도하지 않았어도 인간의 뇌가 본능적으로 그렇게 반응하기에 결과적으로 비만여성의 대열에 합류하게 되는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여하튼 몸이 비만 상태가 되면 늘어난 지방에 피를 순환시키기 위해 심장과 혈관에 혈압이 몰리고 그 결과 생식 억제 신경이 있는 전신의 교감 신경이 극도로 긴장하게 된다. 이로 인해 여성의 경우라면 성욕 저하나 불감증, 남성의 경우는 발기부전, 조루, 성욕감퇴 등의 성기능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섹스를 하는 경우에도 비만으로 인해 상대와의 깊은 포옹이나 삽입 등에 지속적으로 어려움을 느끼게 되어 결국 섹스에 흥미를 잃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도 떨어지게 돼 섹스를 더욱 멀리할 수밖에 없고, 식욕은 성욕이 저하되는 만큼 반비례하여 커지게 되므로 비만은 더욱 심각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정상적인 식사를 하는 여성들보다 무절제하게 폭식하는 여성들이 성생활에 더 많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양한 체위로 섹스 다이어트 가능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본능적으로 반복해오던 남성 위주의 단순한 섹스를 반드시 개선하고 이른바 ‘맛있는 섹스’를 즐겨야 한다. 매일 한 가지 음식만 반복해서 먹거나 편식을 하면 인체의 리듬이 깨지는 것처럼 섹스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섹스 패턴을 익히면서 잠자고 있는 자신의 성감을 깨우고 더 향상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남녀 불문의 조건이다. 그래야 뇌와 온몸의 장기들이 원하는 시간만큼 함께 오르가슴을 즐기는 올바른 섹스테라피가 생활 속의 한 부분이 되고, 행복한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복한 삶 속에 섹스테라피를 즐길 수 있게 되면 성적만족도는 자연히 상승되고 오르가슴 에너지를 주기적으로 충전 받아 생명에너지가 재생되고 강화된다. 신체 장부는 더욱 건강해지며, 성적 욕구 불만 때문에 나타났던 식탐 과다 현상 역시 자연스럽게 소멸하게 된다. 일부 성전문가들이 섹스 행위를 할 때 다양한 체위법을 통해 섹스 다이어트가 가능하다고 소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섹스는 자세보다 오르가슴 에너지를 활용해 섹스테라피를 생활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섹스 다이어트의 정확한 솔루션이라 할 수 있다.

먹는 것만으로 다이어트를 하려니 스트레스를 받는다. 빼고 싶은 만큼 체중이 줄지도 않고, 속도도 더디다. 식욕의 친구인 성욕이 가장 가까이 있는데 왜 활용하지 않는가? 섹스테라피를 습관으로 만들면 다이어트와 건강 둘 모두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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